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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식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에 용산 학부모들 “학습권 어쩌라고”분통


  • 박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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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9-02 22:21:18

    ▲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요소별 반영사례 © 교육부

    서울 용산구 내 용강중, 신용산초, 보광초 등 학교 9곳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이하 미래학교)’로 지정된 가운데 학부모들이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반발하며 사업 대상 지정학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래학교는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대표 과제로 지어진 지 40년 이상 지나 낙후한 학교 건물을 디지털 교육 기반을 갖춘 친환경 교육 공간으로 리모델링 또는 개축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607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부터 전국 484개 학교 702동 건물에 대해 설계·공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용산구 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 학부모들은 ▲학부모 등 학교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배제된 점 ▲사업 기간 동안 학생들의 학습권 및 안전권 보장 대책이 없는 점 등을 들며 사업 대상 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구성원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미래학교 대상학교로 선정됐더라도 학교 구성원들이 반대하면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신용산초는 학부모들의 반대로 사업 대상 철회 요구서가 교육청에 접수된 상태다.

    대상학교 지정 1년 동안 학부모 의견수렴 없는 '묻지마 사업'

    우선 학부모들은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 부재 등 사업 추진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시도교육청은 지난 해 9월 미래학교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했고 이어 학교들은 교육청에 사업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부터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시작됐고 교육청에서 사업 대상 학교로 지정된 학교에 통보가 내려온 것은 지난 6월이었다.

    그러나 미래학교 지정이 추진되는 1년 동안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 과정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학부모들은 사업 대상 학교 지정 사실을 사업에 대한 공식적인 안내문이 아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안내문에서 기타사항으로 발견했다.

    교육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추진계획’에는 “교육청 협의, 학생·교사·학부모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이 계획을)마련했다”고 했으며 지난 달에도 한 언론매체가 사업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자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신용산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물론 학교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대해 학부모의 의견을 묻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아이들의 학습권이 크게 침해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어떻게 교육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의견을 철저히 배제할 수 있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컨테이너서 공부하고 전학 가고... 학습권 침해 안중에도 없는 교육당국

    또 학부모들은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할 경우 리모델링 또는 개축하는 기간 동안 학생들이 모듈러교사(이동식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교실)에서 수업을 듣거나 인근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반발하고 있다.

    모듈러교사에서 수업받게 될 경우, 교사 내 스프링쿨러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사 차량들이 수없이 출입해 학습권이 침해되고 안전 보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인근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될 경우 통학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 용강중 학부모는 “용강중은 한 학년당 10개 학급 이상으로 학교 규모가 큰 편이어서 사업이 추진되면 이 아이들이 전부 모듈러교사에서 수업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해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보다 환경이 악화되는 데 대해선 이를 최소화하거나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모듈러교사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게 할 경우 수없이 출입하는 공사차량 등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학생들을 전학시킬 경우 학생들을 전학시킬 만한 학교가 있는지 있다면 통학문제는 어떻게 힐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나 구체적인 대책이 교육청이나 학교에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용산구 국회의원인 권영세 의원은  “학교가 노화돼 리모델링·개축을 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교육청과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해 추진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학교 구성원들이 찬성하는 곳들은 그곳대로 추진하되 반대하는 곳들은 왜 반대를 하는지, 그 이유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은 없는지를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권 의원은 “이번 사업의 진행에 있어 학교구성원들의 의사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베타뉴스 박영신 (blue1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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