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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 양극화, 비싸거나 혹은 싸거나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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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8-17 17:34:22

    할리우드에서는 중간 정도의 예산을 투자한 영화가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영화사가 바라는 것은 거대한 예산을 투자한 블록버스터 또는 저예산 코미디 영화뿐이라고 한다. 어중간한 비용을 투자해 특징 없는 작품을 제작하기보다는 더 큰 돈을 투자해 대박을 노리거나 비용을 낮춰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도 영화 시장과 다르지 않다. 아이폰 8과 갤럭시 노트 8의 가격은 1,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화웨이도 중가 시장에서 철수한 뒤 하이엔드 시장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무명 브랜드들은 고성능 단말기를 놀라울 만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10년 전 중국 무명 브랜드의 전자 제품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가 달라졌다. 품질 향상과 함께 제품 리뷰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신뢰도가 높아졌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이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HTC, 소니 등 업체들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소비자들은 어정쩡한 브랜드의 스마트폰에 600달러를 지불하기 보다는 삼성과 애플 단말기를 800달러에 구입하거나, 성능면에서 큰 차이 없는 300달러의 저가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제품 정보를 제공할 때 우리 제품이 가장 혁신적이라고 어필하기보다는 아이폰과 맞먹는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고 어필한다. 인기 단말기를 베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중국의 리구(Leagoo)와 엘레폰(Elephone)이 최근 출시한 갤럭시 S8 모방 제품도 S8이라는 명칭까지 그대로 사용했고, 두기(Doogee)는 샤오미의 Mi Mix의 모방품 Mix를 발매했다. 저가 태블릿 업체인 추위(Chuwi)의 광고 문구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와 거의 비슷한 성능”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도 타격을 입었다. 뛰어난 제품을 출시한 뒤 몇 달 뒷면 저렴한 가격의 중국 제품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중국 업체 간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져 모방 제품 가격은 250~300달러까지 낮아졌다.
     
    할리우드의 중간 규모 예산 영화가 사라진 것은 슬픈 일이지만, 스마트폰의 양극화는 소비자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 최신 기술에 돈을 아끼지 않는 얼리어답터는 아이폰과 갤럭시 S8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편, 통화에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180달러의 중국산 스마트폰도 충분할 것이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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