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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그래픽머드에서 MMORPG의 진화를 보여준 작품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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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5-29 17:28:32

    MMORPG는 이제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장르다. 특히 이 장르를 개척하는데 앞장선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MMORPG ‘리니지M’ 출시를 준비하면서 주목도는 고점을 찍었다. 본지는 ‘리니지M’ 출시에 앞서 ‘엔씨소프트와 MMORPG’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주요 IP의 사례를 통해 MMORPG 장르의 태동과 흐름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MMORPG는 MMO와 RPG의 합성어다. MMO는 Massively Multiplayer Online의 약자로, 많은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 한 자리에 모여 즐긴다는 뜻이다. 한국어로는 다중접속역할수행 게임으로 흔히 풀이한다.

    이 중 다중(Massively)에 해당하는 표현의 명확한 기준은 없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가상의 온라인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면 MMO로서의 기준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많은 이용자가 하나의 공간에서 전투하고, 사냥하고,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면 MMORPG라는 것.

    RPG는 역할(Role)수행 게임을 뜻한다. 이용자에게 목표가 주어지고, 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게임이 RPG적 특성을 가진다. 단, RPG 장르로 구분되는 작품은 △육성(성장) 요소 △탐험 △역할의 구분 △스토리 중심 전개 등의 특성을 가진다.

    ‘리니지’는 이런 특징에 정확히 부합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지난 199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MMORPG란 단어가 생소했다. 대신 그래픽머드(Graphic-Multi User Dungeon)라는 말이 흔히 쓰였다(당시 국내에선 Multi Player Online Game, 줄여서 MPOG란 단어도 쓰였다). 그래픽머드는 PC통신을 통해 서비스 되던 ‘머드’게임에 그래픽을 더했다는 뜻이다.

    머드와 MMORPG의 차이점은 ‘이미지를 통한 오브젝트 표현’과 ‘역할수행’의 여부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그래픽머드라는 용어가 탄생한 계기이며, 역할수행은 그래픽머드가 MMORPG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머드 장르에서 RPG에 중요한 역할부여와 수행이란 개념은 약했다. 하지만 개념이 정립되기 전 ‘클래스’ 시스템과 독자적인 육성 시스템, 역할 부여와 이용자간 소통이란 RPG의 특징은 ‘리니지’를 통해 구체화됐다. 그래픽머드와 MMORPG를 구분하는 작품으로 꼽는 이유다.

    머드는 텍스트와 문장, 기호를 통해 맵과 몬스터의 게임의 상황을 묘사했다. “소의 머리와 말의 몸통을 가진 괴물과 만났다. 싸울까?”라는 문장으로 몬스터와 만났음을 알렸고, 각종 기호로 간략화된 맵으로 이용자의 위치를 설명했다. 느린 통신속도와 패킷용량(통신망에서 데이터가 전달되는 단위)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문장을 해석해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 머드게임은 이용자의 상상력과 게임플레이 노하우가 뒷받침돼야 즐길 수 있었다.

    이와 달리 그래픽머드는 모든 상황을 이미지를 통해 보여줬으므로 알기 쉬웠다. 모든 상황이 그림과 그래픽 요소로 표현돼 많은 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드가 PC통신 마니아를 중심으로 한 마이너한 장르에서, 대중적인 장르가 된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캐릭터의 역할(Role) 구분 여부도 머드와 MMORPG의 중요한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머드는 문장과 단어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한계 때문에 캐릭터의 역할을 구분하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머드에서 캐릭터는 몬스터를 처치하는 플레이어의 아바타의 역할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할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느냐도 RPG와 다른 장르를 구분하는 요인이 된다. ‘리니지’는 서비스 초기부터 군주-요정-기사 세 캐릭터로 역할을 구분해 RPG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흔히 말하는 ‘클래스(Class)의 개념을 도입한 것.

    초창기 ‘리니지’의 역할구분은 지금보다 엄격했다. 기사 클래스는 근접공격에 특화됐고, 군주는 ‘혈맹’ 창설을 할 수 있는 고유 클래스였다. 요정은 마법과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클래스로 디자인됐다. 지금이야 마법사, 다크엘프, 용기사, 환술사, 전사의 등장으로 역할이 다소 모호해지기도 했지만, 군주만이 ‘혈맹’을 만들 수 있는 클래스라는 역할수행 구분은 지키고 있다.

    ‘말하는 섬에서 수많은 이용자가 자신이 선택한 클래스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특징은 MMORPG의 정의와 정확히 일치하며, ‘리니지’를 기준으로 그래픽머드가 MMORPG가 되는 기점이라 할 수 있는 이유다.

    *참고자료
    · 윤형섭 외 5인. 한국 게임의 역사. 2012/12/30. 북코리아.
    · 김기란, 최기호. 대중문화 사전, 3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대중문화 20년. 2009/08/31. 현실문화연구
    · 엔씨소프트. 리니지 파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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