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 "임신 중 비스페놀 A 노출, 자녀 혈압 높아"


  • 전소영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7-01-06 10:09:52

    비스페놀 A는 생활용품과 식품용기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에 포함된 화학물질이다. 인체 내에서 호르몬과 같은 작용을 해 정상적인 기능을 교란시키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알려진다.

    최근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스페놀 A에 노출된 임산부가 출산한 자녀는 이완기 혈압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비스페놀 A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높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보건센터 센터장 홍윤철 교수와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배상혁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보건센터 임연희 사무국장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산모가 비스페놀 A에 노출된 정도와 그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만 4세가 되었을 때 측정한 혈압과 관련성이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산모에게 흡수된 비스페놀 A가 혈류와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도 전달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산모의 비스페놀 A 노출 정도가 해당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어 왔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임신 중반(20주 내외)의 산모를 모집하여 소변의 비스페놀 A 농도를 측정하였고 태어난 아이들이 만 4세가 되었을 때 건강검진을 실시하여 혈압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산모의 비스페놀 A가 특정 농도(4.5 μg/g creatinine) 이상일 때 만 4세 어린이의 이완기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향은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남자아이들이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하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하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이 비스페놀 A에 다량 노출되는 경우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비스페놀 A 농도가 높은 비만 어린이가 동시에 측정된 혈압도 높았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보고된 바 있으나 임신중 비스페놀 A 노출이 태어난 자녀의 혈압을 높인다는 결과는 처음으로 보고되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Hypertension 2017년 1월호에 게재된다.

    홍윤철 교수는 “연구 결과는 비스페놀 A에 많이 노출될 경우 혈압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한편 태아 시절 노출이 장기적으로 아동기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아동기의 높은 혈압은 성인이 되어서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임산부는 자녀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 비스페놀 A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 식품 용기와 같은 플라스틱 용품, 통조림의 내부 코팅, 영수증 감열지 등에 사용되므로 이러한 제품의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식품용기에 열을 가하는 등의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는 2015년 5월부터 임산부 10만 명을 모집해 아이들을 20여년 간 추적 조사하는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코호트’ 사업을 수행중이며 환경호르몬의 위해성과 예방수칙을 알리는 ‘찾아가는 환경보건교실’도 실시하고 있다.

    ▲ ©


    베타뉴스 전소영 (pres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667091?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