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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절되지 않는 채용비리…농협·수협 등 지역조합서 무더기 적발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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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08 10:17:35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전국 농협과 수협 등 지역조합의 직원 채용과정에서 채용비리가 난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림청은 관계부처는 전국 609개의 지역조합을 대상으로 지난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의 채용실태를 조사해 비리혐의 23건, 중요절차 위반 156건, 단순 기준 위반 861건 등 모두 1,040건의 채용비리가 있었다고 7일 밝혔다.

    임원 친인척부터 지자체 직원 자녀까지…소문이 현실로

    그동안 농협·수협 등 지역조합의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특히 지방 지역 조합의 경우 유력 인사나 해당 지자체 공무원, 임직원 등의 연줄이 아니면 사실상 취직이 힘들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런데 이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A 농협의 경우 2016년 해당 지방자치단체 직원 자녀를 영업지원직으로 채용 후 지난해 7월 일반계약직으로 전환한 다음 올해 6월 공개경쟁 없이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B 축협은 지난해 5월 조합원의 친인척인 금융텔러를 재계약하면서 임원이 평정점수를 바꿀 것을 지시했다. 또한, 평정결과를 외부인에게 알려주면서 근무평정과 재계약 업무를 부적정하게 추진했다.

    이 외에도 부정 사례는 상당히 많다. 한 축협은 지난 2014년 영업지원직 2명을 채용하면서 자체 홈페이지에만 공고하고 접수일도 하루로 제한한 뒤 업무와 관련이 있는 해당 지자체 직원 자녀 2명을 채용했다. 이후 이들 2명은 2016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수협도 예외는 아니었다. C 수협은 2015년 채용에서 필기시험 우수자가 탈락하고 임원 및 대의원의 연고지 응시자가 다수 합격했다. 해당 수협의 경우 2017년 채용에서도 합격자의 다수가 임직원 등 관련자이거나 특정 지역 출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지적 사항으로 나왔음에도 자정노력 없었던 지역조합

    농협·수협에 대한 채용 비리 문제는 그간 여러차례 지적돼왔던 상황이다. 지난 2017년 황주홍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2016년 10월 24일부터 11월 25일까지 농협과 축협의 임원 자녀 채용비리 자체 감사 결과 46명 중 12명이 공고 미실시임에도 채용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황 의원은 농협에 대해 "채용 예정 인원 대비 2배 이상, 경쟁 미준수 등의 채용비리를 적발했지만, 최고 견책처분만 내리고 업무방해 등 직무범죄 고발은 물론 부정채용 된 인원에 대한 채용취소도 없었다"며 "인근 조합 간 임원 자녀에 대한 품앗이 채용이 횡행한다면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없다. 채용비리는 업무방해 등으로 형사 고발 하도록 하고 합격된 사람도 채용을 취소하도록 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11월 부산 북부경찰서는 지인의 자녀를 부산시수협 정규직 직원으로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돈을 챙긴 브로커 A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A 씨는 2014년 5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지인의 자녀 4명을 부산시 수협 정직원으로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소개비 명목으로 5,000만원 상당을 받고, 실제로는 부산시 수협 조합장 B 씨에게 청탁해 비정규직으로 취업시킨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청탁을 받은 B 씨는 채용 청탁은 인정했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비리 혐의 23건은 수사 의뢰하고, 중요절차 위반 156건은 관련자에 대한 징계·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단순 기준 위반 861건은 주의·경고 등 조처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역조합의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해 ▲채용방식 대폭 전환 ▲채용 단계별 종합 개선 대책 마련 ▲채용 전반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채용방식은 정규직의 경우 모두 중앙회 채용으로 전환하고, 지역조합 채용 시 자체규정 대신 중앙회 규정을 따르기로 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조합 채용비리 문제는 수차례 지적됐다. 그런데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농협은 투명하다고까지 주장해왔던 상황"이라며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이제야 추진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관련자에 대한 엄격한 징계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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