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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1분기 영업이익 90% 급감…분식회계의 악몽?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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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6 11:00:40

    ©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0%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분식회계의 악몽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1%감소한 수치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 7232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항공화물 및 IT부문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영업이익의 감소폭이 커싸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 당기순손실 892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부문은 유럽노선과 중국노선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화물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기업 수출기업 물량 감소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부진이 단순히 실적 뿐만 아니라 최근 적발된 분식회계와 이어진 경영난 및 약 1조원에 달하는 부채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이다.

    ◇ 분식회계 의혹…순손실만 1050억원→1959억원, 부채만 1조5천억원 추정

    2019년 3월 22일, 회계법인 삼일의 외부감사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 분식회계가 의혹이 불거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처리가 부족하다면서 '한정'의견을 냈고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2일 간 거래 중지 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의견에 감사범위제한 한정,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 해당을 달아놓은 감사보고서를 내놓았다. 존속불확실성 사유는 상장폐지 사유이다.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거래 정지 후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 26일 재무제표를 전면 재작성해 '적정'의견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체 203개 항목 중에서 수치가 수정된 부분만 152개로 75%에 달했다.

    수정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1050억원에 불과했던 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늘었고, 자산총액도 3839억원 가량 줄면서 부채비율은 504.9%에서 625%로 확 올랐다. 반면 영업이익은 887억원에서 282억원으로 3분의 1로 떨어졌다.

    수정된 감사보고서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주식 상장폐지사유는 벗어났지만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는 등 회사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졌고, 결국 2019년 4월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대주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을 위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A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자체적으로 약 6000억원, 부채 1조 원가량으로 자회사들까지 합하면 1조 5000억원~2조원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아시아나항공 '효율강화 방침'…서비스 질 하락 우려도

    아시아나항공 측은 부진한 실적 타개를 위해 수익성 제고 및 효율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기종의 항공기 A350 및 A321 NEO를 통해 기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료 효율성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 희망퇴직 및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 ▲ 비수익 노선 운영 중단 ▲ 일등석 폐지 ▲ 몽골과 중국 신규 노선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부적절한 경영으로 직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의욕감소로 인한 서비스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사실상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자들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하면서 무리한 사업확장을 했고, 이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나빠진 것 아닌가"반문하며 "작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부족사태부터 경영난이 더 심화됐고 이미지도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6년 출범시킨 에어서울도 다른 저가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뒤쳐저 적자를 반복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18년 초 실적이 잠깐 늘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동남아와 일본 쪽 인기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아시아나 자체는 별 이득을 본게 없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도 비슷한 맥락의 의견을 낸 바 있다.

    B씨는 아울러 "결국 항공사의 가장 큰 양대 축은 안전성과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인건비 절감, 일등석 폐지, 희망퇴직 등을 기업의 계획으로 잡고 있으면 당연히 일하는 승무원들이나 직원들은 힘이 빠질 것이고 그만큼 서비스 질 하락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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