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실생활에 성큼 다가온 AI, 일본 'AI 인공지능 EXPO' 가보니...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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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7-02 04:25:43

    최근 IT 업계뿐 아니라 자동차, 통신, 건설, 보안, 의료 등 산업 전반에서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인공지능(AI)일 것이다. TV나 인터넷에서는 AI가 실생활에 성큼 다가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연상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AI는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이를 구체화시킨 전시회가 옆나라 일본에서 열렸다. 바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제1회 'AI·인공지능 EXPO'다.

    이번 EXPO에서는 AI가 사무실 동료, 번역가, 말동무가 되고 때로는 요리 선생님, 와인을 골라주는 소믈리에로 변신하는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29일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 전시장 입구부터 긴 행렬이 늘어져 있었다. 일반참가자는 불가능하고 IT나 관련 산업 종사자만 입장이 가능한 전시회였지만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야말로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제 사무실, 호텔을 방문했을 때 사람보다 AI를 먼저 만나볼 일이 많아질 전망이다. 얼마 전 일본 규슈에 사람이 아닌 로봇이 데스크 업무를 보는 로봇 호텔이 생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 듯 이날 회장에도 로봇이 종업원이나 직원 역할을 담당하는 로봇이나 툴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장 먼저 만난 AI로봇 '키비로(kibiro)'는 두 가지 모델로 제작됐다. 일반인용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만들어졌다. 라인으로 채팅이 가능하다. 업무용은 인포메이션 역할을 한다. 각 스텝과 부서 등을 연결해준다. 

    또 다른 인포메이션 AI다. 화면을 터치하면 키즈나란 AI 캐릭터가 정보를 준다. 일본어뿐 아니라 한국어, 영어, 중국어가 가능한데 한국어로 말을 걸어보니 아직 몇가지 기본적인 질문 밖에는 가능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이름이 뭐예요?' 정도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시키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키즈나는 이미 상용화된 컨텐츠로 초기 비용 즉 어카운트 설정이나 클라우드 환경 구축, 질문이나 답변 시나리오 작성 등에 90만 엔이 필요하며 월정액은 38만 엔이다.

    그렇다면 슈퍼마켓에서 식품을 고를 땐 어떨까. 스마트폰 카메라로 물체를 인식해 카트에 어떤 상품이 담겼는지 알려주는 툴도 등장했다. AI는 가격뿐 아니라 요리 제안, 각종 정보 등을 전해준다. 계산대 없는 슈퍼 '아마존 고'처럼 계산대나 캐셔가 없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케했다.

    자동차는 AI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EXPO에서도 자동차 관련 컨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자동차 시물레이션을 구축해주는 AI다.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를 인식해 현재 중국에서 상용화된 솔루션이다. AI가 차량명이나 크기, 통행량을 모두 분석하고 보행자의 옷차림, 성별, 나이 등도 정확히 구분하고 있다.

    AI와 증강현실(VR)을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상품 소개나 적절한 추천 상품을 찾아주는 툴도 있었다. VR용 헤드셋을 쓰고 마이크를 장착하면 가상 공간에서 귀여운 캐릭터가 나타난다.

    이날 전시장에 마련된 툴은 자동차 추천 코스였는데 '활동적인 일을 좋아하는지'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지' 등의 필자의 성향과 관련된 질문을 한 뒤 그 대답으로 자동차를 추천해준다.

    특이한 건 비록 시뮬레이션이긴 하지만 자동차 내부공간과 앞좌석, 트렁크를 열었을 때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반응속도와 그래픽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이점들을 보완하면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관계자는 자동차뿐 아니라 주택, 관광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술친구 AI도 있다. 일본의 AI 에이전트 업체와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미국 칼스버그 를 일본에 수입하고 있다)가 공동으로 만든 실험작이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주변인들이 떠드는 소리를 모두 캐치해 적절하게 응대하며 말을 하는 AI 로봇이다.

    예를 들어 여성들이 대화를 하며 '남편' '들러리' '신혼여행' 등의 단어를 꺼내면 이에 걸맞는 결혼 관련 단어를 유추해 대화에 끼어들어 술자리에 있을 법한 농담을 건네거나 한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머리 위 뚫려 있는 구멍은 술잔을 넣기 위한 구멍이다.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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