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구글, 소프트뱅크에 로봇 사업 매각한 것은 필연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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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13 11:03:49

    소프트뱅크는 6월 9일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로봇 개발 부문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와 샤프트(SCHAFT)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개 타입 로봇 개발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나믹스. 한편 샤프트는 휴머노이드형 이족 보형 로봇을 개발하는 로봇 벤처 기업으로 2013년 구글이 인수했다.


    이 소식은 로봇공학 분야 관련자들을 놀라게 했다. 샤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다카하시 카토는 이번 소프트뱅크의 구글 로봇 부문 인수는 필연이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이하 B) : 구글이 이번 로봇 개발 사업을 매각한 배경은?


    카토 : 구글은 원래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샤프트를 포함, 8개의 로봇 관련 기업을 동시에 인수했다. 구글 로보틱스(Google Robotics)라는 로봇 공학 부문을 2013년 말 설립한 앤디 루빈(안드로이드의 개발자로 당시 구글의 부사장)이 2014년 10월 퇴사하면서 방향성을 급격히 잃었다.


    B : 구글 로보틱스 부문 수장의 사퇴는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카토 : 그렇다. 그 후 넘버 2였던 제임스 쿠프너(James Kuffner)가 수장이 되었지만, 그도 도요타의 로보틱스/AI 부문 자회사인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oyota Research Institute)의 CTO로 영입되어 구글을 떠났다.


    직립 보행하는 인간형 로봇이나 개 타입의 다각 로봇 등은 제어가 어렵고 사업화하려면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리더십의 부재는 사업을 전개하는데 치명적인 일이었다. 이후 구글의 시니어 매니지먼트는 로보틱스 부문 처치에 곤란을 겪게 되었고, 2016년 도요타 등에 매각을 제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B : 페퍼(Pepper)를 개발한 소프트뱅크의 인수 목적은?


    카토 : 소프트뱅크는 2012년 3월 인간형 로봇을 개발한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 SAS)의 주식 80%를 취득하면서 점차 지분을 95%까지 끌어올렸다.

    일본 시장에서 페퍼라는 인간형 로봇 플랫폼화 구상이 있었던 소프트뱅크는 장난감처럼 동작하는 소형 로봇이라면 알데바란이 개발한 몸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문제없이 동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 페퍼에는 다리가 없다. 바퀴로 움직인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CEO인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는 MIT의 다리 연구소(Leg Laboratory)를 이끈 사람으로 바로 다리 전문이다. 샤프트도 이족 보행, 즉 다리에 고집하던 회사였다. 소프트뱅크는 페퍼에게 다리를 선물할 계획인 것 같다.


    B : 소프트뱅크가 페퍼 이후로 개발하려는 로봇은? 


    카토 :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실리콘밸리의 로컬 네트워크에 깊이 파고들어 있는 몇 안 되는 일본인이다. 그에게 매각 이야기가 오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인수를 계기로 소프트뱅크가 향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로봇, 그 플랫폼으로서 페퍼의 개발을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어플리케이션에 관해서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일어날 로봇 혁명, 인공지능(AI) 혁명을 상정했을 때, 수 십년 간 기술을 갈고 닦아 인간 타입이나 개 타입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 있을 것이다. 로봇 기술과 그 주변 기술 모두를 생태계 속에 담고 싶다는 의도가 이번 인수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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