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중국 당국, 기업의 해외 M&A에 제동...다롄완다 그룹 등 5개사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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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26 07:00:20

    중국 당국이 중국 기업에 의한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24일(이하 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부동산 대기업인 다롄완다(大連万達)그룹 등 적극적인 해외 M&A로 급성장한 기업에 대해 일제 조사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은행 측에 이들 그룹과 관련된 고위험 대출과 보유 채권의 점검하라고 요구했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은 다롄완다 그룹 외에 미국계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뉴욕' 등 호텔을 인수한 안방(安邦) 그룹, 리조트 운영 업체인 '클럽 메드'와 일본 홋카이도의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 투자한 푸싱(復星) 그룹, 도이체방크의 최대 주주인 하이난항공 그룹,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C 밀란 인수에 참여했던 저장(浙江)로소네리 그룹 절강 등 총 5개사다.

    외신들은 이 안에 공산당 간부와의 관계된 기업도 있다면서 "금융 안정을 뒤흔들 수도 있는 이들 기업의 고위험 대출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이들 기업들이 차입을 부풀려 대형 인수를 반복해왔다고 보고 있다. 또 중앙 정부 소관의 대형 국유 기업은 아니지만 당 간부나 그 친족과의 접점으로 신용도를 높여왔다고 추정하고 있다.

    단기에 고수익 자금을 모아 외국에 투자하는 방안은 해외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국내 대출이 부실해져 중국 경기에 단번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4월 "금융 안전은 국가의 안전"이라며 시장 불안을 조성하는 리스크를 없애겠다는 방침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당 간부와 관련된 기업도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 요인이 된다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의 규제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 기업의 주가와 채권은 모조리 하락했다. 22일 다롄완다 그룹의 채권 가격은 전일대비 최대 2 % 이상 하락했으며 주가는 선전 증시에서 9.9% 떨어졌다.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푸싱의 주식도 이날 8% 이상 하락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1건 당 500만 달러 이상의 M&A를 체결할 경우, 당국의 사전 심사를 받도록 규제를 엄격화했다. 이로 인해 급등했던 중국의 해외 투자는 올해들어 50% 이상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7년 1~5월까지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346억 달러(약 39조 3,921억 원)를 기록했다.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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