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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출전 앞둔 ‘스타’ 레전드들, 선수도 중계진도 ‘반갑다’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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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7-30 17:19:44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30일 부산 광안리 특설무대에 다시 오른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의 시연과 이벤트 매치를 위해서다.

    부산과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는 특별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지난 2004년 7월 부산 광안리에서 진행된 대회에 10만명이 넘는 관람객(경찰추산)이 몰리는 등 흥행성과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기록적인 동원력은 게이머들의 전유물이었던 e스포츠의 파괴력을 보여준 사례로서 아직도 지금도 회자되는 전설적인 기록이다.

    이날 행사는 리마스터 버전으로 다시 태어난 ‘스타’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이용자, 선망의 대상인 프로게이머들이 하나 되어 부활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경기에 앞서 다시 무대의 주인공이 된 선수들과 해설자들은 입을 모아 ‘리마스터’의 탄생을 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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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임요환, 박정석, 이윤열

     

    Q : (선수들에게)‘리마스터’ 버전을 플레이해 본 느낌은.

    임요환 “아직 패키지를 받지 못했다. 홍보영상 찍을 때 잠깐 플레이한 게 전부다. ‘스타’가 1.16버전 이후로 관심을 못 받았다. ‘리마스터’ 버전은 블리자드가 시대의 맞는 옷을 입은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환영한다.”
    박정석 “시연을 한 판 했다. 김동수, 기욤 패트리 ‘프로토스’ 3명이 1대1대1을 했다. F5를 누르면 기존 그래픽을 쓸 수 있는데, 기존 게임에 익숙하다면 이 모드를 쓰면 거부감이 적을 것 같다. 인상 깊었던 점은 그래픽이 놀라웠다는 걸 꼽고 싶다. 그래픽이 너무 좋아서 내가 아는 ‘스타’ 같지 않더라.”
    이영호 “개인방송을 하다보면 옵저버 역할을 하게 된다. ‘리마스터’ 버전은 보는 재미가 커 좋다. 핵을 쏘는 연출이 너무 멋있게 잘 나와서 너무 좋다.”
    이제동 “플레이 해본 느낌은 1.16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그래픽이 너무 좋아서 색달랐다. 기존 ‘스타’를 플레이 했을 때 느낌을 건드리지 않고, 보는 사람과 e스포츠를 위한 환경이 보강됐다는 게 좋다.”
    김택용 “감도가 바뀌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부드럽게 잘되더라.”

    Q : 단축키 지정 논란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 하나.

    임요환 “‘스타2’ 단축키가 익숙해져 다시 원래 단축키를 손에 익히는데 고생했다.”
    박정석 “다른 선수에 비해 ‘스타2’를 적게 했다. 오히려 원작의 단축키가 익숙해서 단축키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거다.”
    이윤열 “‘스타2’도 단축키가 변경이 안 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리마스터 버전은 이용자가 ‘하스스톤’처럼 효율적인 컨트롤을 위한 빌드를 짤 거 같다. 하지만 우리 같은 ‘올드’한 유저에겐 귀찮을 것 같다(웃음).”
    이영호 “난 고집이 쎄다. 단축키를 바꾸지 않고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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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호(왼쪽)과 이제동


    Q : (선수들에게)‘스타’와 ‘리마스터’는 어떤 의미인가.

    김택용 “‘인생’이다. ‘스타’를 한지 12~13년 됐는데, 공부보다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가장 소중한 게임이다.”
    임요환 “10대에 시작해서 30대 초반까지 ‘스타’를 했다. 지금은 자식처럼 잘되기를 바라는 게임이다.”
    박정석 “게이머라면 비슷할 테지만, ‘희노애락’의 모든 것이 담긴 인생게임인 것 같다. 힘들때나 안 좋을 때 언제나 ‘스타’와 함께 했다.”
    이윤열 “‘스타2’ 출시 행사장에서 결혼까지 했다. 오랜 시간 플레이했기에 생활과 동급인 게임이다.”
    이제동 “올해 26살이 있다. 13년 정도 ‘스타’를 했으니 인생의 절반을 한 것 같다. 친구 같고 고마운 게임이다. ‘스타’가 없었으면 이날 이 자리에 앉지도 못 했을 거다. 목표가 있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 같다.”
    이제동 “어렸을 때부터 ‘스타리그’를 보며 꿈을 키웠다. ‘스타’를 하며 잃은 것도 있고, 얻은 것도 있다. 애증 관계라고 할까? 복잡한 감정이다.”
    김정민 “다른 선수들과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리마스터’ 버전을 최초로 경기를 중계하게 될 거다. 중요한 자리이니만큼 책임감도 느낀다. 1.19패치가 되면서 기존의 배틀넷 친구들과 연동이 돼, 앞으로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약속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전용준 “내 인생의 축복이다. 야구 중계 캐스터를 하고 싶었는데 1999년 이후 게임전문 캐스터로 목표를 바꿨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런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스타’가 없었다면, 내가 가진 캐스터로서의 능력을 몰랐을 것이다. 신의 축복 같다.”
    엄재경 “가출한 아들이 비단 옷을 입고 돌아온 것 같다. 집 나간 자식이 돌아왔는데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들떠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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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정민 해설, 전용준 캐스터, 엄재경 해설


    -(중계진에게)‘리마스터’가 오늘 시청자에게 제대로 선보이게 된다.
    김정민 “새롭게 ‘스타’를 접하는 이용자도 만족할만한 모습들을 조명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스타’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모든 사람들을 위한 중계를 할 거다.”
    전용준 “그 동안 몇 차례 중계 제의를 받았을 때 고사했다. ‘리마스터’는 새로운 도전이고 시작이니, 연락을 받고 이 자리까지 왔다. 또, 공부도 좀 했다. 선수들의 경기는 즐거움과 추억과 연결과 소통을 전달하는 역할이다.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고 싶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부담은 된다.”
    엄재경 “‘리마스터’ 출시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e스포츠 역사에 큰 점을 찍는 사건으로 본다. 10년 정도 전에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 ‘스타’가 바둑이나 장기의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스타’가 잠시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리마스터’를 통해서 충성도 높은 팬과 그들의 자식세대를 품게 될 것이라 본다. 오늘 중계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재미있게 하고 싶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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