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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정현 교수 “웹보드게임 정상화, 자율규제와 희생이 조건”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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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3-31 16:37:00

    “웹보드게임에 얽힌 규제는 과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도한 규제를 바로잡는 것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걷어내고, 자율규제를 정착시키는 업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게임산업 전문가로 이름 높은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는 현재 웹보드게임 시장의 문제와 나아갈 방향을 위와 같이 설명했다. 비정상의 정상화. 잘못된 행보를 수정해야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웹보드게임은 사행성이란 누명에 시달린다. 고스톱과 포커, 흔히 ‘고포류’라 부르는 카드게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바다이야기’ 사태로 게임과 사행성의 연결고리가 부각됐고, ‘고포류’란 이유만으로 ‘웹보드게임=사행성게임’이란 오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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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웹보드게임 소비에 대한 보호 어디까지? - 게임산업법규제와 자율규제의 소비자법적 합의’ 토론회도 웹보드게임과 사행성의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발제로 시작됐다.

    위 교수는 발제 내용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행성의 그늘을 벗어나야 정상적인 서비스 환경이 마련된다는 공감 때문이다. 토론에서도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마치고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에게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했다. 꾸준히 한국 게임산업의 문제점과 나아갈 바를 제안해 온 경영학자로서 웹보드게임의 문제와 나아갈 방향을 묻기 위해서다.

    “정부는 웹보드게임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과잉규제로 큰 시장을 잃었고, 오해까지 받고 있습니다. 억울한 입장이지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다이야기’ 때문에 (웹보드)게임의 어두운 측면이 부각돼 (서비스를 이용하기)불편할 겁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해결책이 나온다. 이를 묻자 위 교수는 게임산업의 세 주체의 입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나누어 설명했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10여 년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업계의 대응도 문제로 꼬집었다.

    그는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따른다. 업계가 고통을 감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계가 스스로 진정성을 보이면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비정상적인 환경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이야기’의 망령을 걷어낸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규제가 없어져도 ‘웹보드게임=사행성게임’이란 공식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받은 피해와 오명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업체가 고통을 감내하는 희생이 필수요소라는게 위 교수는 설명이다.

    고통의 예도 들었다. 엄격한 자율규제안과 업체의 규제준수 의지 등이다. 단, 자율규제안에 업계의 희생이 반영돼야 하며, 지나칠 정도의 준수 의지를 보여줄 것과 적극적인 대응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는 위 교수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규제에 대한 공격적 방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는 법리적 시점에서 웹보드게임 시장의 문제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여론이 법리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임의 과도한 규제는 사회분위기가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가 하나의 예라 할 수 있어요. 이런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서는 게임업체의 자율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방법이 최선이며, 업계의 희생이 포함된 자율규제안을 내놓고 스스로 준수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이어 “일본의 경우 협회에 소속된 업체가 자율규제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합니다. 마치 길드(Guild, 직업조합)처럼 목표를 위해 단결해요. 한국 업계도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단결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첨언했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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