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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되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원리는 무엇일까?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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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01 11:31:30

     2017년 9월 12일 애플은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 8과 8+ 그리고 아이폰 X를 발표했다. 이 제품에는 스테레오 스피커, 증강현실(AR) 지원, 급속 충전 지원 등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 가운데 무선 충전도 포함되었다.


    삼성, LG, 구글 등의 제품에는 이미 무선 충전이 도입되어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간편하게 충전을 할 수 있다. 아이폰은 이전까지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8, 아이폰X부터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무선 충전에는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자기유도 방식, 자기공진 방식, 전자기파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에 쓰이고 있는 것은 자기유도 방식이다. 이 세 가지 방식이 어떻게 무선 충전을 하는지, 왜 스마트폰에 자기유도 방식이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자.



    자기유도 방식과 Qi, 파워매트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무선충전 방식이 자기유도 방식이다. 이 방식의 규격은 무선전력컨소시엄(WPC)의 Qi와 PMA의 파워매트가 있다. 두 규격의 기본 원리는 같지만, 주파수를 달리해 충전 효율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PMA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충전효율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PMA에는 AT&T, 브로드컴, 델, 삼성전자, 퀄컴, 미디어텍 등 다양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델타항공 기내 등에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스마트폰에서 채택한 것이 WPC 규격이다. 기(氣)를 중국어로 읽은 Qi(치)를 규격 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니, LG전자, HTC, 노키아, 에이수스, 블랙베리 등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WPC에 가입되어 있다. 최근 샤오미도 WPC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자기유도 방식의 원리

    자기유도 방식은 바로 전자기유도의 원리를 이용하여 전력을 공급한다. 학교 수업시간에 패러데이 전자기 유도 법칙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자기선속의 변화가 기전력을 발생시킨다는 이 법칙을 이용하여 무선 충전을 구현했다.


    충전패드와 스마트폰에는 모두 코일이 들어가 있다. 송신부인 충전패드에는 전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한 1차 코일이, 수신부인 스마트폰은 유도전류를 수신하기 위한 2차 코일이 내장되어 있다. 충전패드를 전원에 연결하면 코일에 전류가 흘려 자기장을 발생한다. 이 자기장이 스마트폰의 코일에 유도 전류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전자기 유도 현상에 의해 스마트폰의 코일에 발생한 전류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것이다.


    자기유도 방식은 현재 최대 4cm로 전송 거리가 짧다. 그리고 송신부와 수신부의 코일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충전이 잘되지 않는다. 그래서 단순히 선만 없을 뿐 충전 중에는 유선보다 더 불편하다. 하지만 자기유도 방식은 대전력 전송에 유리하고, 충전효율이 뛰어나며, 전자파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다. 코일의 공진 주파수와 전송 주파수가 달라 소형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대부분 스마트폰이 자기유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은 연구 개발 중인 자기공진 방식

    자기공진 방식은 공명현상을 이용한다. 공명현상은 특정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같은 진동수의 힘이 외부에서 가해질 때 진폭이 커지면서 에너지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소리굽쇠를 때리면 그 소리굽쇠의 진동 에너지가 주변으로 이동한다. 이때 같은 고유 진동수를 가지는 소리굽쇠가 함께 진동하는데 이 현상이 공명 현상이다.


    자기공진 방식은 1차 코일에 흐르는 전류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이 2차 코일을 통과해 유도 전류가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자기유도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1차 코일과 2차 코일의 공진주파수가 같아야 하며 두 코일 간의 공진모드 에너지 결합을 통해 1차 코일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2차 코일로 전달되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자기공진 방식의 규격을 주도하는 단체는 Alliance for Wireless Power(A4WP)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주도하여 만든 이 단체에는 LG전자, HTC, NEC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물론 도이치 텔레콤, 인텔, SK텔레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글로벌 이동통신사, 반도체 기업과 관련 단체들도 가입했다. 현재 AW4P는 자기유도 방식단체인 PMA와 통합하여 AirFuel Alliance를 만들었다.


    자기공진 방식은 자기유도 방식보다 충전거리가 길어 더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다. 충전매트와 몇 미터 정도 거리 내에서 전력 송신 가능하며, 다수의 기기를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거리에 따른 전력 손실이 크며, 충전 위치에 따라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코일 설계가 자기유도 방식보다 어렵고, 전자파가 많이 발생해 인체 유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단점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자기유도 방식보다 더 인기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많은 업체가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진 방식 단체에 모두 가입해 연구 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전자기파 방식

    전자기파 방식은 송신부에서 전자기파를 직접 발생시켜 수신부에서 이를 수신한 후 전력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일정 공간 안에만 있으면 충전이 되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다. 또한, 수십 km의 장거리 전송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전자기파 방식은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발생시켜 전송 도중 에너지 손실이 크다. 그리고 전자기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은 어떤 것일까? 국내 출시 모델 중에서는 2012년 5월 출시된 LG전자의 옵티머스 LTE2가 최초다. 무선 충전용 배터리 커버를 별도로 구매해 교체하면 무선 충전을 이용할 수 있었다.


    배터리 내장형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면서 무선 충전도 함께 내장되어 나왔다. 최신 휴대폰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8, S8+, 노트 8과 LG전자의 G6 플러스, V30,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 8, 8+, X가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소니나 노키아, 블랙베리 등이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이 스마트폰들이 모두 자기유도 방식이다. 그 대부분이 Qi방식이다. 그리고 갤럭시 S8처럼 두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



    무선 충전의 미래 - 스마트폰 충전하러 카페에 간다

    미국이나 영국의 스타벅스에는 자기유도식 충전기가 테이블에 설치된 곳이 있다. 파워매트 규격의 충전을 지원하지만, 최신 아이폰의 무선충전 지원에 맞춰 Qi 규격도 지원하도록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스마트폰을 올려만 놓아도 충전이 된다. 만약 자기공명이나 전자기파 방식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폰의 충전은 더 편해질 것이다. 충전패드에 맞춰 스마트폰을 올려놓지 않고, 그저 카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충전이 될 것이다.


    카페에 가는 이유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친구를 만나러, 책을 읽으러, 리포트를 작성하러 카페에 간다. 무선 충전이 발전하다 보면, 이제 모자란 배터리를 채우기 위해 스마트폰만 가지고 카페에 들리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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