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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IPO 대박 요인, 수신 후 삭제되는 메시지 덕분?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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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3-22 12:01:06

    모바일 단말기에서 촬영된 사진과 동영성을 지인과 손쉽게 공유 가능한 스냅챗. 스냅쳇의 개발사인 스냅이 3월 초 IPO를 실시했다. 시가 총액은 첫날 종가 기준 약 280억 달러로 최근 몇 년간 IT 기업 IPO 중 최대 규모였다.


    스냅챗은 수신자가 열람하면 몇 초 후 메시지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SNS 업계 거인 페이스북의 경우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게시글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유저가 이탈했다. 스냅에게 다수의 신규 유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현 시점에서 스냅의 IPO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스냅은 모든 개인 정보를 대량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지속 가능한 미디어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했다. 스냅 IPO 신청 서류에 따르면 하루 액티브 유저는 약 1억 6,000만 명. 2016년 매출은 약 4억 달러(2015년 5,900만 달러의 6배 이상)에 달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스냅의 급성장 비결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다. 게시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곧 사라지는 서비스를 장점으로 제공하는 스냅챗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의 모든 행동을 데이터화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다.


    최근 스냅은 호기를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감시 국가에 대한 공포가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 많은 미국인들은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구글을 비롯 많은 IT 기업이 제공하는 매력적인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기꺼이 개인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이 유례없는 방법으로 사생활을 침해하기 시작하면서 우려를 자아낸다. 퓨 리서치 센터의 올해 1월 진행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약 반수가 5년 전보다 개인 정보의 안전성이 낮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부에게 개인 정보의 안전한 관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응답도 1/3에 가까웠다.


    NSA는 1월 퇴진을 앞둔 오바마 정권에서 감청한 메일과 통화 등의 내용을 다른 미 정보기관과 공유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사생활 옹호 단체는 트럼프 정부가 이를 남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나 투고 내용에 관련된 광고를 표시하는 타깃 광고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구글도 검색 워드나 G메일 내의 단어에서 유추한 관련 광고를 유저에게 전송하고 있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인간과 거의 동등한 언어 이해 능력을 갖췄다.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 등 음성 인식 단말기를 가정에 도입하는 것은 도감청 장비를 일부러 집에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기기는 표면적으로는 비서의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가까이서 우리의 말을 모두 분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칸소주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서 경찰은 용의자 자택에 있던 아마존 에코 속 저장된 기록의 제출을 아마존에 요청했다. 아마존은 특별히 의미있는 단어가 없다며 이 권유를 거부했지만 앞으로 이런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 스마트 TV 업체인 비지오는 최근 고객의 시청 습관을 몰래 추적한 혐의로 벌금을 냈다. 모바일 어플은 특히 유저 추적 능력이 뛰어나다. 카네기 멜론 대학은 한 연구에서 구루폰이나 웨더 채널 같은 모바일 어플은 3분 간격으로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모았다고 밝혔다.


    곧 여러 사람이 자신의 정보가 유출되고 있음을 깨닫고 개인 정보의 무료 제공을 멈추게 될 것이다. 인터넷 출현 이전 수 천 년 동안 대화는 끝난 순간 사라졌다. 자신이 걸었던 장소를 기록하는 장치도 없었다. 다 읽은 신문에서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 체크하는 기능도 없었다. 스냅의 성공은 과거로의 회귀가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증명하고 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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