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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이재용·이부진 4월에 무슨일?...개인사 넘어 한국경제 운명 가를 사안들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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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19 06:22:4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우) © 삼성그룹 제공

    1분기 어닝쇼크로 삼성전자 위기설이 고조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르면 담주 25일경 선고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될 경우 삼성그룹의 경영승계가 불가능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최근 성형외과 프로포폴 상습 투약 폭로에 휩싸인 가운데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의 이혼소송 2심을 굳이 비공개로, 45분만에 끝내 비밀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있다.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을 심리 중인 대법원은 지난 2월 해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현재 핵심 쟁점을 두고 막바지 법리 검토에 분주하다. 이르면  오는 25일경 최종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최대 쟁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묵시적 청탁’을 했는지 여부다. 2심에서 이 부회장은 무죄를, 박 전 대통령은 유죄를 받았다. 상고심에서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 수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본인 입장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무죄를 받는 게 최선이고 설사 유죄를 받더라도 회사가 국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 그 영향력을 좌우할 이 부회장의 존재감 등이 감형 형태로라도 이어진다면 최악의 결과는 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 삼성전자라는 회사를 사업적 잣대' 혹은 '시장의 판단'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회사의 위기와 경쟁력 강화 여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까지도 전부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과 이어져있다. 행여 그가 무죄를 받더라도 삼성전자 사내이사 재선임(올 10월26일 임기 만료) 여부는 국민연금과 함께 또 한번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관련돼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을 정치적 잣대로 들여다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삼성전자는 대규모 M&A를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 '삼성그룹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말은 옛말로 평가받고 있고,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사실상 아노미 상태에 빠진 그룹의 모습이 이를 증명했다. 역대급 M&A 성사에 대한 '공로'와,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과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문경영인에게 돌리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 중국의 굴기, 삼성전자의 한국 경제 비중 등을 언급하며 삼성전자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의 위기라는 공식을 만드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을 것 같은 상반기와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때가 묘하게 맞아떨어진 시점”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부재가 당장 삼성전자의 사업적, 재무적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냉정한 의견도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디어라운드테이블에서 기자의 질문에 과거 하만 인수를 사례로 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이슈가 (삼성전자의)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가 재판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오후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 두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두 사람 대신 소송대리인들만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앞서 2월 열린 첫 변론에서는 변론 절차를 공개했지만, 이날은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간의 심리 내용과 쌍방이 제출한 서면 내용 등을 종합하면, 변론을 공개할 경우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변론 절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논의한 내용 가운데 이 사장이나 임 전 고문의 사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재판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재판부는 첫 변론에서도 이 사장 측이 비공개 재판을 요구하자 공개 재판 원칙을 천명하되 "사안별로 공개 여부를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 결정에 따라 방청객들이 모두 퇴장한 채 오후 4시 3분께부터 진행됐고, 약 45분 만에 변론이 종료됐다. 양측 대리인들은 민감한 내용이라 당사자들이 조심스러워한다는 이유로 변론 내용에는 입을 다물었다.

    앞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번 사건의 제보자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지난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제보자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서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며 "병원 직원들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복원해 내용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이 병원에서 일한 제보자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 병원 직원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장부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행여 이부진 사장도 이 사건으로 인해 구속이라도 되면, 호텔신라 경영은 물론 삼성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힐 전망이다.

    결국, 이재용·이부진을 둘러싼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개인사를 넘어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야할 정도로 한국사회의 재벌관을 바꿔 놓을만한 중대한 사안이라는 반증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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