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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민감한 中, 피해는 고스란히 韓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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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17 11:41:57

    ▲ 미세먼지로 가득찬 올림픽 도로의 모습. © 곽정일 기자

    미세먼지에 대한 한중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피해는 고스란히 대한민국이 뒤집어 쓰는 모양새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다르면 여야 환노위 소속 의원 8명이 중국 생태환경부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방문하겠다고 지난 2일 제안했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 5일 국회로 공문을 보내 "한국 의회 방중단의 방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환노위원장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간사 등 여야 의원 8명은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고자 초당적 방중단 구성을 시도했으나 중국 측의 거부로 불발됐다.

    앞서 환노위 위원들 외에 국회 원내대표단에서 추진했던 방중단도 미세먼지 관련 일정을 잡으려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발 미세먼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촉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中 '전대가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환노위 관계자 "다소 무례하게 나온 것"

    환노위에 따르면 중국이 의원 방중단을 거부한 공식 이유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인대란 중국 최고권력기관으로 중국의 입법부, 행정부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을 방문하려고 했던 환노위 의원들은 전인대 환경 담당 상무위원, 생티환경부 부장(장관)을 면담하고 생태환경부의 미세먼지 관련 산하 기관, 한중 환경협력센터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부 관계자는 "대체로 중국이 한국 의원들의 중국방문을 거부한 사례가 드물다"며 "한국의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이 중국에게 있는데, 중국 자국민은 물론 공직자 내부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환노위 관계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중국 측의 거부에 대해 "중국 당국이 이낙연 국무총리도 얼마 전 중국을 방문했는데 국회의원까지 또 올 필요가 있냐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측이 다소 무례하게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반기문 '우리부터 노력해야' vs 60억들여도 中 바람오면 '도로 나쁨'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중국 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우리 먼저 저감 노력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세미나엥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무 성과도 없는 책임공방이 아니라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협력"이라며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우리나라가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양국이 경험을 공유해 가며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간제(李干杰) 중국 환경부 장관은 국제 협력에 공감을 표시했고 나도 중국과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블레임 게임’은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중국을 포함해) 주변 국가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선 우리도 최상의 해결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리가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때 주변국에도 내실 있는 협력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반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미세먼지 주 원인은 중국에서 오는 바람 때문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원인을 중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가장 대기가 나빴을 때 외국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오염 기여율이 76.3%로 2016년보다 20.5%포인트 증가했다.

    외부 유입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이다. 실제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날 오전 ‘보통’ 수준이었던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바람이 불어오자 반나절 만에 ‘나쁨’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나사 미 항공우주국과의 공동조사 결과 발표에서 "지난해 5∼6월 기준 국내 미세먼지는 최소 30%에서 최대 60%가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주원인은 중국 해안에 밀집되어 있는 수많은 공장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들이 지구 자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편서풍을 타고 1년 내내 우리나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따라 국내에서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시행한다 해도 중국에서 건너오는 고농도 미세먼지를 잡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2015년에만 420만명 조기사망…한국인 특히 취약

    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입자 자체가 작기 때문에 체내 배출이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졌다.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고혈압, 흡연, 당뇨, 비만 다음가는 사망위험요인으로, 2015년만 해도 약 420만 명이 PM2.5 크기의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인은 특히 미세먼지에 취약하며 한 해 2만 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할 것이라 추정했다.

    또한 최근에는 병의 증세 악화를 넘어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한미 공동 연구팀이 한국인 1000명의 거주지 미세먼지 농도와 유전자 변화를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은 39개의 유전자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이 호흡기, 심혈관 질환등과 연관된 질병 유전자였다.

    김선영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교수는 "대기오염이 영향을 미쳐 유전정보가 더 발현되거나 안 되거나 이 발현이 생물학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결과적으로는 질병이 되거나 사망이 되거나 하는 결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노위 측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중국 방문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태도와 중국 내 상황을 미루어볼 때 무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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