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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찾아 이륙하는 아시아나, 유력 SK·한화에 롯데·호텔신라도 ‘군침’


  • 전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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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16 16:35:22

    ▲ 31년만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서 인수·합병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 자체가 드문 업종인 데다 계열사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패키지'로 묶여 매각될 예정이라 인수를 위한 조용한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15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를 함께 매각하기로 했다. 금호산업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발전과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와 우선협상대상자 등을 선정하고 매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는 SK와 한화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뿐 아니라 유통과 물류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롯데·호텔신라 등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차례 염문설을 뿌렸던 SK그룹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SK 거론… 한화와 롯데·호텔신라도 '눈치'

    아시아나항공의 SK그룹 인수설은 지난해 7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했으며, 공식적으로 논의됐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당시 SK그룹은 인수설을 부정하며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지만, 관련 업계는 "시기가 미뤄졌을 뿐 SK그룹이 인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수 후보 두 번째로 거론되는 한화그룹은 계열사 중 항공엔진 제조사가 있는 데다 LCC를 비롯한 항공 관련 업종 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여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주항공을 소유하고 있는 애경그룹도 후보에 들었다. 다만 애경그룹은 자금력 부족으로 인해 단독 인수전 참가보다는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밖에도 유통과 물류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롯데와 신세계 등의 참여도 예상되고 있으며, 호텔신라도 현재 운영하는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 한화 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롯데, 신세계, 호텔신라 등 다양한 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아시아나 매각 결정, 아주 긍정적”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과 관련해 “금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이 금호의 결정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며, “큰 회사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여러달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조건으로 산업은행에 요청한 5천억원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지원책을 논의할 것”이라며, “정확한 금액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새 주인이 되기 위해 감당해야 할 부채 '7조원'… 올해 상환해야 할 금융부채만 1조 이상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가장 큰 걸림돌은 부채다. 이달 초 공시된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 부채는 7조979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649%에 달한다. 인수에 거론되는 그룹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유도 부채 규모에 따른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1조에서 최대 1조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아시아나 항공 지분 인수가는 6천억원 수준"이라며,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계열사의 면허권까지 인수액 규모는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인수 후 해결할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4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안으로 갚아야 할 금융부채만 1조1904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7조 부채'는 부풀려진 수치라고 선을 그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3조7천억원 수준이며, 이마저도 인수자가 모두 갚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 회장은 "전체 부채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증자가 필요할 것이고, 그 부분이 인수자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25일 전 채권단의 자금지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시장에 신뢰를 더 주기 위해 시간을 늦출 필요가 없다. 속도를 내겠다"며, "4월 25일 전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전준영 (june0601@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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