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로봇 청소기 룸바, 스마트홈 지도 그린다?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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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2-21 14:44:26

    ▲ 룸바 신형 청소로봇 i7 © 룸바 공식 몰

    “룸바, 부엌을 청소해!”라는 명령을 내리자, 로봇 청소기 룸바는 바로 부엌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아이로봇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콜린 앵글은 룸바 최신 모델 i7 시리즈의 발표회에서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로봇 청소기에게 단순히 음성으로 청소를 지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부엌이라는 지정된 장소를 룸바가 알아듣고 청소할 수 있다는 것은 룸바가 부엌의 위치와 모양, 넓이까지 모두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의 룸바에게 청소 시작과 끝을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결코 새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i7 시리즈의 새로움은 매핑의 수준을 점차 향상시키는 학습 기능을 갖춰 인테리어와 가구의 위치를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모델은 청소할 때마다 데이터가 지워져 매핑을 다시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효율성이 떨어졌었다. 신모델에서는 집의 지도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가구에 부딪치지 않고 청소가 가능한 것이다. 

    또한 i7의 상위모델인 i7+에는 룸바 본체가 흡입한 쓰레기를 청소가 끝날 때마다 충전 스테이션에 있는 용기에 담는 기능도 탑재했다. 청소할 때마다 본체의 먼지박스를 열어 내용물을 버리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청소 로봇이 집안의 구조를 학습해 효율적으로 이동하고, 게다가 청소가 끝나면 쓰레기를 알아서 버린다. 그것이 i7 시리즈의 세일즈 포인트다. 

    이러한 진화가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룸바는 이미 청소기라는 역할을 뛰어넘었을 수도 있다. 앵글 CEO는 “로봇 청소기의 개발을 시작했을 때부터 꿈꾸었던 로봇이 탄생했다. 로봇이 자신의 위치를 안다는 것은 매우 혁신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로봇이 똑똑해져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면 적절한 액션을 취할 수 없다.  

    이번 앵글의 발언은 집 자체가 로봇이 된다는 말과도 이어진다. 가전이나 조명기구 등 가정의 다양한 디바이스가 스마트화되어 가는 가운데, 각각이 연결되어 스마트홈이 형성된다. 이러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집합체인 스마트홈에서 눈의 역할을 하는 것이 룸바가 될 수 있다.

    2018년 10월 구글과 룸바는 제휴를 맺었다. 룸바가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을 통한 음성 조작에 대응하는 것 외에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응한 스마트 가전 등과 룸바가 수집한 집의 구조나 공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제휴의 골자다. 

    룸바가 제작한 집의 지도를 모든 스마트홈 관련 기기가 활용한다면 룸바는 스마트홈 허브가 될 수 있다. 즉 룸바가 집 전체의 눈이나 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 로봇 청소기 시장 점유율 70%인 아이로봇에게 결코 허황된 전망만은 아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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