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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다시?...화웨이 창업주 딸, 美 요구로 캐나다서 체포돼 中 강력 반발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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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2-06 17:26:14

    ▲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캐나다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했다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 임원 체포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회동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직후 돌출된 것이다.

    화웨이가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데다 체포된 인사가 화웨이를 세운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지니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갓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멍 CFO는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밴쿠버에서 체포됐으며 미국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언 매클라우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글로브 앤드 메일에 "멍완저우는 12월 1일 밴쿠버에서 체포됐다"며 "미국이 인도를 요구하는 인물이며 보석 심리일은 금요일(7일)로 잡혀있다"고 밝혔다.

    매클라우드 대변인은 "멍 CFO가 요청한 보도 금지가 발효된 만큼 추가적인 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 당국도 멍 CFO가 체포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5일 성명을 내고 "캐나다 경찰이 미국과 캐나다의 어떤 법률도 위반하지 않은 중국 국민을 미국 요청으로 체포했다"며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에 중국은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중국 측이 캐나다와 미국 측에 외교적으로 이미 항의했다면서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멍 여사에게 신체의 자유를 돌려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우리는 사태 발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일련의 행동으로 중국 국민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6일 오전 낸 성명에서 "회사 측은 멍 여사가 어떤 잘못된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회사 측은 (멍완저우의) 혐의와 관련해서 매우 적은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이어 자사가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멍 CFO가 체포된 정확한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이란 제재 위반 의혹에 연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수사당국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이란과 다른 국가들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4월 이런 사실이 보도되자 중국 정부는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앞서 미국은 다른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중싱<中興>통신)가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가했다가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받고 풀어준 적이 있다.'

    미국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46)는 화웨이의 곳간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동시에 최근 아버지인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의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미·중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멍완저우 CFO는 지난해 화웨이 이사회 부이사장직에 올랐다.

    아버지 런 회장의 바로 아래 직위로, 오랫동안 런 회장의 후계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것으로 관측된 '순환 회장' 3명과 비슷한 관계다.

    CFO로서 그는 18만명을 거느리고 올해 상반기에만 3천257억위안(약 52조9천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2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재정을 총관리한다.

    이 때문에 화웨이 내부에서는 멍 CFO가 언젠가는 최고경영자(CEO) 위치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널리 퍼졌다고 소식통들은 WSJ에 설명했다.

    다만 화웨이가 이제까지 명확하게 경영 승계 계획을 내놓은 적은 없다.

    아버지 런 회장은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런 소문을 부인하며 "어떻게 한 사람이 이를 결정할 수 있겠나? 화웨이는 창업 첫날부터 족벌주의가 아닌 가치에 따른 선임 원칙 위에 세워졌다"고 말했다.

    화중(華中)과기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멍완저우는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 회장이 1987년 설립한 화웨이에 1993년 입사했다. 말단의 접수 담당자로 시작해 CFO에 이르기까지 25년간 여러 사업 부문을 거치며 그의 직위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화웨이는 상장사는 아니지만, 멍완저우는 투자자들 앞에 직접 나서서 연간 실적을 발표하고 해외 금융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연례행사인 화웨이 정보통신기술(ICT) 파이낸스 포럼도 주최해 왔다. 이에 따라 그는 재무 부문에서는 화웨이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로 여겨졌다.

    WSJ에 따르면 멍완저우는 2007년에는 홍콩에 근거지를 둔 스카이콤 테크의 모기업에서 이사회 총무와 이사직을 맡았다가 2009년 사임했다. 이 기업이 이란과 사업을 했고 이 일에 대해 미국 수사당국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강하면서도 조용한 성격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시민권자인 멍완저우는 아버지 성인 '런' 대신에 어머니 성을 따르고 있으며 사브리나 또는 캐시라는 영문명을 쓴다. 남편과 사이에 두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의 요구에 따른 멍 CFO의 체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린 1일 이뤄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가 휴전 합의에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늦출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풀이되고 있다.

    멍 CFO가 받는 혐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이지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거대 통신장비업체들이 다른 국가들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는 상황에서 후계 물망에 오르는 핵심 임원을 체포했다는 점은 미국의 의도가 단순하지 않다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유라시아그룹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화웨이 고위 임원의 체포는 경기장에서 글러브까지 완전히 벗어 던지고 싸우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양국의 정치적 분위기가 더 온화했을 때라면 미국이 뒤쫓지 않았을 개별 인사들을 추적하도록 미국 수사 당국자들이 행정부 고위층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6일(현지시간) 오전 언론 보도를 통해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중국에서는 정보기술(IT) 업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ZTE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홍콩거래소에서 ZTE 주가가 장중 5%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이날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에서는 기술주 폭락 사태가 잇따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ZTE가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면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7월 제재가 풀렸지만 ZTE는 미국 정부에 총 14억달러(약 1조5천600억원)의 벌금과 보증금을 내야 했다.

    ZTE는 겨우 도산 위기는 모면했지만 큰 타격을 입어 회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ZTE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게다가 이번에는 미국 정부가 행정 제재에 그치지 않고 핵심 경영진 신병 확보 시도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화웨이 사태'의 파장은 'ZTE 사태'의 파장을 압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화웨이가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도 일단 강경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멍 부회장의 체포가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도 외교 채널을 통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하면서 멍 부회장 석방을 촉구했다.

    양국이 본격적인 후속 협상에 나서기도 전에 민감한 악재가 돌출하면서 안 그래로 난항이 예상되는 양국 간 협상 지형이 더욱 복잡해졌다.

    가뜩이나 대중 무역협상의 미국 측 대표가 기존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서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교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90일의 '휴전' 기간 미중 양국 간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다"라고 강조하면서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중국에 '관세 폭탄'을 다시 투척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체포는 무역전쟁 해소 단계를 밟아 나가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며칠 뒤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양국 간 틈을 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의 거센 반발을 뻔히 예상하고도 멍 부회장의 강제 신병 확보에 나서는 초강수를 둔 배경도 주목된다.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시한부 협상을 벌이는 것과는 별개로 고강도 대중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의 진정한 목적이 자국의 기술 패권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미국이 무역전쟁의 향배와 관계없이 제재 위반,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 도둑질 등 갖가지 명분을 앞세워 중국 기술기업들을 압박하는 '기술 전쟁'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

    데이비드 츠바이그 홍콩과기대 사회과학 주임교수는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더 큰 기술 전쟁 속의 단지 소규모 전투에 불과하다"면서 "기술 전쟁은 기술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글로벌 패권국인 미국과 떠오르는 도전자인 중국 간의 기나긴 투쟁"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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