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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중학교, 조선시대 왕세자 입학례 재현 ‘화제’


  • 박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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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09 13:23:20

    남평중학교와 다도분교장(교장 변정빈)은 지난 2월 8일 세책례와 진다례를 테마로 한 졸업식에 이어 3월 2일 조선시대 왕세자의 입학례를 계승한 「2018. 입학 청원과 승인식」을 가졌다.

    이날 실시한 전통 입학식은 20명의 재학생이 준비한 청사초롱 사이로 52명의 신입생들의 입장을 시작으로 남평중 밴드「포텐」과 다도분교장 밴드 「로드잼」의 축가로 흥을 돋은 후 세수(洗手) 의식, 청원서(請願書) 낭송, 입학 승인, 속수례(束修禮) 의식 및 진다례, 그리고 신입생과 재학생 상견례 등으로 입학례를 진행했다.

    ▲ 전남 남평중학교가 8일 열린 입학식을 조선시대 왕세자 입학례 재현행사로 치러 화제를 모았다©베타뉴스

    입학례의 핵심은 신입생이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고자 3번의 배움을 간청하고 학교장의 허락을 받는 청원과 입학 승인 과정으로 지석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및 지역민까지 숙연해지는 명장면이었다.

    최초의 입학례는 1403년 태종의 맏아들 양녕대군의 입학례가 기원이 되었으며 조선시대 왕위계승자인 왕세자가 성균관에서 충-효-예를 스승에게 행하고 학생의 신분으로써 스승에게 배움을 청하는 의식이다.

    학교장의 입학 승인 후에는 속수례가 이어졌다. 이는 그 옛날 입학을 허락받은 제자가 공자님에게 수업료로 비단 한필, 술 한병, 육포를 올렸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날 남평중학교 신입생들은 3년 동안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비단 한필 대신 사랑의 회초리와 술 한병 대신 학생들이 직접 우려낸 맑고 향기로운 차 한잔을 스승님께 올리는 진다의식을 행하였다.

    차를 받은 선생님께서는 신입생들에게 덕담을 나누고 바른 자세와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입학례 마지막 단계로 전체 학생이 스승님께 감사의 큰절을 올리는 대목에서는 아름다운 참교육이 예고되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입학 승인서를 받은 학생들은 앞으로 3년 동안 교과연계 차예절교육, 전국 차예절경연대회 참가, 스승의 날 진다례, 학생·학부모·교직원별로 문화와 소통의 Tea-Party, 졸업...세책례와 진다례 등 「법고창신! 찻상머리 인성교육」을 받으면서 나주의 자랑스런 청소년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남평중학교 변정빈 교장은 “이번 입학례는 가르침과 배움의 가치가 의무교육이라는 현실 속에서 희석되어버린 지금 옛 어른들의 지혜 속에서 잊혀져가는 스승과 제자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적어도 우리 학교 안에서만이라도 스승과 제자의 위상이 바로 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교직원 전체의 정성을 담아 마련한 자리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학부모, 지역민 등이 다 같이 자긍심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입학생 이은세(다도분교장) 학생은 “빛가람의 큰 학교를 포기하고 다도분교장을 선택했는데 이렇게 특별하게 환영해주시니까 제가 엄청 소중하게 느껴지고 여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학부모 정찬용님도 “세책례와 진다례가 중심이 된 특색 있는 졸업식에 이어 이번에는 입학식까지 전통을 계승한 입학례로 우리 아이들을 맞이해 준 교장선생님을 비롯 남평중 교직원들의 학생 사랑에 감동했다”라며 엄지척을 해 보였다.

    이번 입학례는 나주교육지원청(교육장 서춘기), 한국차문화협의 순천지회(김영애)가 후원하고 나주향교와 남평향교의 협찬을 받아 남평중학교 학생회와 다누리 동아리가 주관하였다.

    남평중학교(다도분교 포함)는 이와 같이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교육부 주관 제15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베타뉴스 박호재 (hjpar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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