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02 10:57:40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수입 철강에 관세를 물리기로 한 가운데 직접 영향을 받는 수출국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제일주의)를 강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제조업체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미국 내 제조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 내 철강업체들은 경쟁력을 얻을 수 있지만 연관된 제조업체들은 제조원가 상승이라는 불편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미국 증시에서 US스틸, AK스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등 철강 주는 일제히 올라갔지만,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회사 주식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평론가인 크레이그 길롯은 1일(현지시간) `치프 이그제큐티브`에 "미국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조달과 공급 체인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고 불평도 한다"며 "철강업자들은 반색하겠지만, 금속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자들에게는 경고음이나 다름없다. 자동차, 항공, 조선, 가전 등 대형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이들 회사에 여러 형태의 부품을 대는 하청업체들도 영향을 받는다"고 기고문을 통해 강조했다.
미국 제주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기업연구소(AEI)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AEI 연구원인 마크 페리 미시간대학 플린트 캠퍼스 교수는 "관세 폭탄에 얻어맞는 것은 반드시 중국 철강업자들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 제조업체들도 있다"며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철강을 기피한다고 해서 철강 가격이 내려가는 게 아니다. 미국 철강업체들도 이런 틈을 타 철강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보호무역이 가져오는 폐해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이란 국가 간 수출입으로 거래되는 상품들에 대해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은 가격상승, 효율성 저하, 소비자 선택행위의 제약 등 여러 가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 대부분 견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완고해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 철강·알루미늄 산업이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국가들과 관련한 불공정 무역과 나쁜 정책으로 떼죽음을 당했다"며 "우리나라와 기업, 노동자들이 더는 이용당하게 둬선 안 된다.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똑똑한 무역을 원한다"며 정책을 관철할 것을 시사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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