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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 경쟁, 네이버와 카카오의 제품전략은?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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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04 00:35:18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 애플 등에서 제품을 내놓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SKT가 ‘누구’를 내놓았고 KT가 ‘기가지니’를 선 보인바 있다. 이렇듯 특히 같은 업계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이 맞서듯 출시하는 경우가 많아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양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마찬가지이다. 각각 자사 메신저의 대표 캐릭터인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를 앞세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고 있다. 포털과 메신저에서 상당한 경쟁관계에 있는 두 회사의 인공지능 제품 전략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네이버가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를 살펴보자. 이 제품은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제품이지만 외형적으로 라인프렌즈의 캐릭터를 형상화시켰다. 브라운 색상은 곰 형상을 해서 상당히 귀여운 모습으로 스피커라는 기능적 요소 외에도 실내 장식용 소품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다. 노란색의 샐리 역시 병아리 형상을 해서 인공지능 IT제품이라는 딱딱함을 해소하고 귀여운 팬시제품 정도의 분위기를 낸다.

    기능적인 면에서 AI 플랫폼 클로바는 음성으로 명령을 하고 그 결과를 역시 소리로 제공받는다. 주요 기능은 음악 재생, 네이버 정보 검색, 일정 브리핑, 교통 정보, 장소 추천, 영어 대화 등이다. 일정 관리 기능 배달 음식 주문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며 쇼핑, 예약, 내비게이션, 메시지 음성 제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는 스피커로서의 기능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 디스플레이 기능을 추가한 '페이스(FACE)' 등 다른 특성을 가진 스마트스피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카카오는 11월 7일에 ‘카카오미니’를 내놓을 예정이다. 언론 등에 공개된 사진에 의하면 카카오미니는 블랙 색상의 스피커 본체 위에 귀여운 카카오톡 피규어 캐릭터를 별도 첨부한 형태이다. 네이버의 프렌즈 스피커가 본체 자체를 캐릭터와 일체화 시킨데 비해 카카오미니는 동일한 본체 위에 작은 캐릭터 인형을 함께 파는 형태라는 차별성이 있다.

    카카오미니는 이용자의 질문을 기억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탑재했다. 소개된 바에 따르면 실제 대화를 주고받는 것처럼 앞에서 대화한 내용을 기억해서 질문을 생략해도 이어서 답변한다. 예를 들어 현재 날씨를 묻고 답변을 받은 직후 ‘내일은?’이라고 말하면 내일 날씨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런 점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내세우는 장점과도 닮았다.

    또한 자사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동되어 메시지를 음성으로 보낼 수 있다. 재생 중인 음악과 뉴스도 카톡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메시지 수신 현황도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나와의 채팅방을 활용해 메모를 보내고 일정을 등록할 수 있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I의 추천형 엔진과 멜론 음악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한 강력한 추천 기능을 내세운다. 멜론 이용자의 음악 이용 내역을 바탕으로 그 날의 날씨, 장소, 시간 같은 실시간 상황을 반영한다. 사용자가 ‘음악 틀어줘’, ‘비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들려줘’ 같이 명령하면 이용자별로 다른 음악을 추천해 준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T와 연동되어 택시 호출을 하고 길 안내, 음식 주문, 장보기 등 생활형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한 번역, 어학, 금융,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영역의 편의기능도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이 두 제품은 공통점으로 실내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웠다. 또한 생활 밀착형 기능인 날씨, 배달, 음악 재생 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특히 스피커라는 주요 기능을 가장 신경썼기에 스트리밍 음악 재생 서비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네이버는 10월 26일부터 프렌즈를 네이버 뮤직 1년 이용권(정가 9만원)과 함께 9만9천 원에 팔고 있다. 정가가 12만9천원이니 사실상 스피커를 9천원 남짓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파는 셈이다. 이런 가격 정책에 힘입어 네이버는 프렌즈가 발매 첫날 1만대가 넘게 팔렸고 꾸준한 판매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멜론의 정기 결제 이용자에게 희망소비자가격 119,000원에서 59% 할인된 49,000원에 카카오미니를 판매한다. 멜론 신규 가입자나 정기 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멜론 가입자는 카카오미니(49,000원, 정가 대비 59% 할인)와 무제한 듣기가 가능한 '멜론 스트리밍 클럽’ 6개월 할인쿠폰(40,000원, 정가 대비 23% 할인)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정책이다.




    이런 공세적인 가격정책은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머신러닝이 사용자의 많은 사용을 전제로 피드백을 받아야 점점 좋아진다는 점에 있다.

    업계전문가는 “인공지능 스피커 제품에 있어 초기 사용자는 일종의 베타테스터로서 함께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동반자가 된다” 면서 “따라서 다른 제품과는 다르게 초기 구입자가 훨씬 저렴한 구입 혜택을 누리고 추후 구입자는 개량된 품질에 따른 제 값을 주고 사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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