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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시간의 핵심, 배터리의 비밀을 알아보자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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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0-20 17:52:20

    최근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사항은 다양하다. 성능, 화면크기, 특화된 기능 등이 있다. 특히 누구나 한 번쯤은 배터리 지속시간을 주의깊게 볼 것이다.

    배터리 교체형이 주를 이루던 예전이라면 충전된 예비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면 된다. 배터리가 다되어 가면 교체를 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일체형이 대부분이라 배터리가 모자라면 충전기에 연결하거나 보조배터리를 장착해 사용 해야 한다. 그래서 기기의 배터리가 얼마나 가는지 배터리의 용량이 얼마인지도 중요한 구매 요소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이다. 충전용 배터리는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등 다양하다. 그런데 어째서 그 가운데 스마트폰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되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는가? 이제부터 충전용 배터리의 종류, 원리 그리고 역사를 알아보자. 그리고 현재 스마트폰 배터리의 역사적 흐름에 대해서 파악해 보자.



    배터리의 원리

    전지는 기본적으로 양극과 음극 그리고 전해질로 구성되어 있다. 음극은 전자를 내어놓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며, 양극은 전자를 얻어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그래서 음극에는 이온화 경향이 큰 금속을, 양극에는 이온화 경향이 작은 금속을 사용한다.

    전지는 화학 반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꾼다. 음극에서 산화 반응이 일어나 만들어진 전자가 외부의 회로를 통해 흐르게 된다. 이 전자들이 배터리의 양극으로 흘러 들어가 환원 반응을 진행하게 한다. 전지가 완전히 방전되었다는 것은 전지 내부에 산화와 환원의 화학반응을 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이 거의 소모되었다는 의미다.

    전지에는 1차 전지와 2차 전지가 있다. 1차 전지는 한 번 사용하면 더는 쓸 수 없는 일회용 배터리다. 2차 전지는 사용 후 충전을 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충전은 산화, 환원 반응이 일어난 전극을 초기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작업이다.



    2차전지 - 납 축전지, 니켈 카드뮴, 니켈 수소 전지

    2차 전지의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에서 쓰이는 납 축전지이다. 납 축전지도 여타 전지와 같이 2개의 전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납 전극이 음극, 과산화납 전극이 양극이며 전해질로는 황산 용액을 사용한다.

    전지를 사용하면 납 전극은 전해질의 황산 음이온과 만나 황산납이 되고 전자를 내어놓는다. 과산화납 전극은 납이온이 전자를 받아 황산과 반응해 황산납과 물이 만들어진다. 사용하면 할수록 두 개의 전극은 황산납이 되는 것이다.

    납 축전지를 충전하면 사용할 때의 과정이 역으로 진행된다. 양극에서는 전자를 방출하면서 황산납이 과산화납으로 변환된다. 음극에서는 전자를 흡수하여 황산납이 납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이 반응은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위해 충전을 통한 전기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2차 전지 중에서 납 축전지는 경제적이지만 무거워서 휴대용 기기에는 맞지 않는다. 따라서 업계는 다른 축전지에 눈을 돌리게 된다. 납 축전지 외에도 니켈-카드뮴(NiCd) 배터리, 니켈-수소(NiMH) 배터리, 리튬-이온(Li-ion) 배터리, 리튬-폴리머 (Li-polymer) 배터리 등 다양한 2차 전지가 있다.

    니켈-카드뮴 배터리는 양극에 산화니켈을, 음극에 카드뮴을 사용한다. 전해액은 20~25% 수산화칼륨 수용액에 소량의 수산화리튬을 첨가한 것이 많이 사용된다. 메모리 현상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방전시킨 후 재충전을 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조금 사용 후 충전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극판에 커다란 결정이 형성되어 배터리의 성능이 서서히 떨어진다.

    니켈-수소 배터리는 양극에 니켈, 음극에 수소저장합금(Metal-Hydride), 전해질로 알칼리 수용액을 사용한 2차 전지이다. 충방전 사이클 수명이 길어 5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온이 낮을 경우, 금속과 결합되어 있는 수소가 거의 분리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다른 배터리에 비해 저온에서 온도 강하에 비례해 출력성능이 급격히 낮아진다.



    스마트폰용 배터리 - 리튬-이온, 리튬 폴리머 전지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에 리튬 화합물을 음극에 탄소 또는 흑연을 사용하고, 전해액으로 유기용매를 사용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은 전극이나 전해액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리튬 이온 자체가 양극과 음극을 오갈 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어떤 장점이 있어서 스마트폰 등의 휴대기기에 많이 쓰이는 것일까?

    첫째,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매우 크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60Wh/kg으로 니켈-카드뮴 배터리의 약 2배다. 둘째, 기전력이 3.6V로 크다. 이 배터리 하나로도 스마트폰을 작동하기 충분하다. 셋째, 메모리 효과가 없어 관리하기 쉽다. 완전히 방전시키지 않고 어느 정도 충전된 상태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 넷째, 자가 방전에 의한 전력 손실이 매우 적다. 리튬-이온 전지의 자가 방전율은 1개월에 5% 정도로 니켈 기반의 배터리의 1/4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수명이 2∼3년 정도로 짧고 온도에 민감해 온도가 높을수록 노화가 빨라진다. 그리고 안정성은 다른 배터리에 비해 낮다. 과방전시 용량감소가 크고 과충전 시에는 매우 불안정해진다. 또한, 전력 밀도가 높고 전해액이 유기용매라 내부 전극에서 쇼트가 나면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양극에 리튬 화합물을 음극에 탄소 또는 흑연을 사용한다.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젤이라는 점이 다르다. 젤 타입의 전해질이라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용기를 제작할 수 있다. 액체 전해질의 경우에는 폭발의 위험성이 있지만, 반고체 상태인 젤의 경우에는 폭발 위험이 없으며 단지 조금 부풀어 오르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제조공정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비교적 쉬워, 대량생산 및 대형배터리 제조가 가능하다. 그리고 견고한 금속 외장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더 가볍다. 그리고 그래서 현재 초경량 노트북, 드론용 배터리, 스마트폰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안정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기업과 연구소들이 이를 대체할 이차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나노머신이나 IoT기기 같은 초소형 전자기기의 등장도 차세대 2차전지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차세대 이차전지는 리튬-황 배터리, 리튬-에어 배터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전고체배터리 등이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고, 저렴한 황을 사용해 배터리의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리튬-공기 배터리는 양극에 산소를 사용하며 음극에 리튬을 이용한다. 이론적으로 에너지 출력(kwh)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정도 높고 시간당 에너지 생성 비용은 5배 정도 저렴하다고 한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음극으로 사용한다. 리튬보다 수급이 훨씬 수월하고 저렴한 나트륨을 사용하는 것이 장점이다.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이 가지고 있는 발화, 폭발 등의 위험성을 상당히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유력한 차세대 전지로 기대를 받고 있다.



    배터리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미래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볍고 기전력이 크며, 메모리 효과가 없고, 적은 자가 방전율을 가지고, 전지 하나로 스마트폰을 작동하기 충분하기 때문에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수명이 짧고, 온도에 민감하며, 다른 전지에 비해 낮은 안정성 때문에 마냥 좋은 배터리라고 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볍고 폭발 위험성은 적은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나왔다. 그리고 리튬-황 배터리, 리튬-에어 배터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전고체배터리 등 리튬-이온 배터리의 뒤를 이을 배터리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이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기전력이 큰 리튬-이온 배터리 덕분에 고성능의 스마트폰은 긴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1kg 이하의 가벼운 무게를 지닌 노트북이 등장하였다. 이제 새로 나올 배터리들은 얼마나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가지고 나올지, 휴대용 기기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지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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