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로봇 승려” 등장, 목탁 두드리며 반야심경 독경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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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15 10:53:38

    최근 여러 분야에 로봇이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로봇 승려가 등장해 화제다. 소프트뱅크의 가정용 로봇 페퍼(Pepper)가 장삼을 걸치고 승려로서 반야심경을 독경한다. 목탁을 두드리며 불경을 읽어줄 뿐 아니라 설교까지 한다.

    로봇 승려를 개발한 회사는 플라스틱 제품 개발 및 판매 전문업체 닛세이 에코라는 회사. 8월 말 도쿄에서 열린 전시회에 로봇 승려를 선보였다. 페퍼는 원래 머리카락이 없는 로봇이어서 승려로 변신시키기 더 쉬웠다는 설명이다.

    로봇 승려는 의뢰하는 사람의 종파에 맞는 불경을 읽어 준다. 또한 주지 스님(사람)을 보살피면서 부주지 스님으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로봇 승려 대여 요금은 1박 2일에 5만엔 정도. 실제 승려에게 의뢰하는 것보다 저렴한 금액이다.

    로봇 승려는 녹음한 불경을 읽는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튜브에는 반야심경을 읽는 훈련 모습이 등장했다. 페퍼도 훌륭한 승려가 되기 위해 나름의 수행을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로봇 승려가 실제 장례식이나 제사에 등장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닛세이 에코에서는 방명록 기입을 전자화한 “전자 방명록”, 장례식을 인터넷을 통해서 생중계하는 “인터넷 장례 서비스” 등도 함께 선보였다.

    일본에서 로봇 승려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일본의 단가 제도(일본 가정은 불교사원에 소속돼 자신이 속한 사찰에 죽음에 관한 의례를 일임하는 것)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화가 확대되면서 절에 다니지 않는 집이 많아졌다. 무덤을 찾는 경우에도 자치 단체나 민간의 공원묘지를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가도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은 평소 친분을 쌓은 사찰도 없는 것이고 장례를 의뢰할 승려도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장례와 제사 때에는 장제업자 등을 통해서 승려를 소개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 승려가 등장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로봇 승려가 향후 확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IT 기술이 장례 문화에도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은 장례식이 크게 변화했음을 반증한다.

    이와 관련해 한때 “스님 서비스”가 화제가 되었다. 이 서비스는 아마존이나 야후 등을 통해서 스님을 제사나 장례식에 파견하도록 주선하는 것으로 스님에게 지불하는 보시를 정액제로 정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장례식은 예전에는 비즈니스와 무관한 분야였다. 장례식이 사업화되면서 스님도 영리를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영리를 생각지 않는 로봇 승려에게 더 좋은 감정을 품은 사람도 있다. 그런 생각을 품는 사람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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