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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지켜라! ‘리니지’로 살펴본 MMORPG 가상경제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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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13 16:20:41

    MMORPG는 이제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장르다. 특히 이 장르를 개척하는데 앞장선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MMORPG ‘리니지M’ 출시를 준비하면서 주목도는 고점을 찍었다. 본지는 ‘리니지M’ 출시에 앞서 ‘엔씨소프트와 MMORPG’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주요 IP의 사례를 통해 MMORPG 장르의 태동과 흐름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MMORPG를 즐기는 이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높은 시장물가 때문에 속칭 ‘노가다’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원하는 아이템을 구하기 위한 돈을 모으는 ‘노가다’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거부감을 가진다. 모험과 탐험을 위해 개미처럼 일해야 하는 상황은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 반갑지 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상세계 MMORPG를 제대로 구현해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잡아야 한다. 특히 아이템의 가치가 천정을 뚫고 올라가는 현상은 반드시 막아야한다.

    게임 내 재화(돈)는 무한히 생산되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아이템은 한정돼 자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은 물건의 가치가 높아지고, 돈의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돈의 가치가 높아지고, 물건의 가격이 낮아지는 반대 개념의 디플레이션은 게임의 가상세계와 연관 없다.

    ◆ 돈을 지켜야 게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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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화의 이동과 소멸은 가상경제 구현의 핵심이다(사진출처=리니지M 영상 갈무리)


    돈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가상세계에서도 중요하다. 돈의 가치가 유지돼야 이용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용자는 어렵게 구한 돈과 아이템(재물)에 애착을 느껴, 게임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용자가 MMORPG를 그만두지 못하는 두 가지 이유, 이용자 간 관계(커뮤니티)와 손실회피 심리에 대한 대비책이 되는 셈이다.

    이런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MMORPG 기획자들은 수많은 방식을 도입했다. 론칭부터 지금까지 19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리니지’ 역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장치가 다수 도입됐으며, 지금도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안정된 경제는 ‘리니지’가 장기간 인기작 반열에 있는 이유로 꼽힌다.

    그렇다면 ‘리니지’의 가상경제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재화환수 및 가치유지 콘텐츠를 꼽자면 강화와 공선전을 들 수 있다. 두 콘텐츠는 엔씨소프트가 세계 최초로 MMORPG에 도입한 개념이자 콘텐츠이기도 하다.

    ◆ 특명! 아이템 소비와 소멸과 이용자 경험(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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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니지M 공성전에 앞서 초록물약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모습(사진=리니지M 영상 갈무리)


    먼저 공성전은 다수의 소모성 아이템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공격속도를 늘리는 용기의 물약부터, 각종 주문서가 공격과 방어 혈맹 양측에서 쉴 틈 없이 소비된다. 이용자간 거래가 꾸준히 발생하는 이유이자, 재물소멸을 유도하는 콘텐츠인 것. 덕분에 ‘리니지’의 재화(아데나)와 소모성 아이템은 일정한 가치가 유지된다.

    강화 역시 ‘리니지’의 경제를 지탱하는 시스템이다. 강화는 아이템의 능력치를 높이는 콘텐츠다. 강화에 성공하면 장비는 부가능력치와 기본 성능이 오른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된 아이템은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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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시스템 설명(사진출처=리니지 파워북 갈무리)

    이런 강화 시스템은 실패의 부담을 동반한다. ‘리니지’의 경우 안전하게 장비를 강화할 수 있는 구간이 존재하고, 기준치 이상으로 강화를 시도하면 확률적으로 장비가 소멸한다.

    가치가 있는 장비가 소멸하면 당연히 재화의 가치는 오르거나 유지된다. 만일, 재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장비의 강화 시도가 늘어난다. 이런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싸이클이 ‘리니지’ 내에서 꾸준히 이어지며 가상경제의 균형을 맞춰 온 것이다.

    ◆ 온라인과 모바일과 가상경제

    2세대 MMORPG 일부는 돈과 아이템의 교환을 막고, 재물의 가치가 높아지지 않도록 강제한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템의 드랍부터 소유자가 결정되는 ‘귀속 시스템’이다. 교환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 교환의 매개물인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반면 아이템 획득과 분배에 대한 논의로 소통을 유도해 이용자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는 UX 디자인이 도입되곤 한다.

    최근 각광받는 모바일 MMORPG는 ‘리니지’를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게임의 가상경제 시스템에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을 가미한 독자적인 시스템을 사용한다. 사냥으로 얻는 골드의 총량을 줄이고(재화 공급 제한), 아이템 강화에 필요한 재화의 양을 늘리는 식이다.

    여기에 실패=파괴 공식을 깨기도 한다. 아이템 보존으로 이용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지속적인 강화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물론 목적은 강화에 필요한 돈, 재화의 소멸이다.

    콘텐츠 업데이트로 게임 속 경제균형을 유지하기도 한다. 게임업체가 직접 게임 속 재화를 관리하는 셈이다. 더 좋은 아이템을 내놓고, 돈을 사용하는 강화 시스템을 늘리는 것은 온라인게임의 시장선택형 경제와 대비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 모바일게임 역사상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리니지M’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리니지’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목표를 가진 ‘리니지M’은 아직 재화의 소비와 가상경제의 흐름 등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은 거래, 공성전, 강화 시스템 등이다.

    출시 전, 여러 루트로 살펴본 ‘리니지M’은 모바일게임보다 온라인게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 지금까지 업데이트에 기대온 온라인게임의 장기흥행과 UX 디자인 공식을 ‘리니지M’이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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