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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 '제로섬' 특약 전쟁…소비자 선택은?


  • 전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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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07 14:42:38

    보험사별, 마일리지 특약 앞다퉈 출시
    우량고객확보와 시장점유율확대 포석

    실질혜택 적어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베타뉴스 전근홍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해율이 낮은 우량고객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포석인 것.

    하지만 연간 주행거리가 짧을 경우에 한해서 할인혜택을  재공하고 있어 '생색내기용'이라는 일부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연간 주행거리 2000㎞ 내외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가입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을 판매중인 손보사들이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 폭을 확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을 판매중인 손보사들이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 폭을 확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타경제 DB>

    마일리지 특약은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사고빈도가 적을 수 있다는 것에서 착안된 것으로,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의 할인 혜택을 차등 적용하는 담보다. 

    ◆ 대형사 우량고객 확보 VS 중·소형사 신규고객 유인전략

    우선 대형손보사와 중소형사간에 마일리지 특약 할인에 전략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위손보사는 마일리지 특약 할인 확대를 통해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고 우량고객 확보를 통해 시장 점유율 굳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11일부터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기존 15~23%에서 22~37%로 확대했다. 이미 지난 연말 자동차보험 기본 보험료 인하에도 나선 바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4월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연간 주행거리가 3000km 이하인 경우 할인율을 기존 22%에서 32%까지 확대했다.

    KB손해보험도 보험연간 주행거리 2000km 이하인 경우 할인율을 기존 23%에서 35%로 올렸다.

    이들은 할인구간 역시 각각 1만5000㎞, 1만2000km으로 확대해 시행중이다.

    동부화재 역시 지난달 11일부터 ‘UBI자동차보험특약’ 가입 고객의 보험료 할인율을 기존 5%에서 10%로 확대했다.

    중·소형사들 또한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리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더케이손해보험도 연간 주행거리가 2000km 이하면 보험료의 41%를 할인해준다. 한화손해보험도 연간 2000km 이하로 주행하면 보험료를 40% 깎아준다.

    메리츠화재는 6월들어 마일리지 특약 모든 구간의 할인율을 최대 6%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 역시 0.7% 인하했다.

    손보업계 한 자동차보험 영업전략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현재 시장 점유율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한 굳히기 전략 중이며 반면 중·소형사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나름의 눈치경쟁을 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중·소형사들 중 메리츠화재의 경우 손해보험업계 5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지만 자동차보험은 한화손보에 밀려 6위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마일리지 특약은 포장된 꼼수?

    각 사들이 마일리지 특약을 확대하는 것은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운전을 덜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계산에서다.

    우선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용 차량의 마일리지 특약 가입률은 36.3%다. 통계가 잡힌 2012년과 비교할 때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35%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말 기준 2000만 명 이상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35% 이상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고객은 약 7만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0.35% 해당하는 규모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동차보험 수익구조가 개선되어도 보험료 할인보다 할인혜택으로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거셀 수밖에 없다.
     
    실제 주요 10개 손보사들의 연초이후 4월까지 합산비율(업계 추정치)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98.2%에서 94.5%로, 업계 2위인 동부화재 역시 103.6%에서 100.2%로 떨어졌다.

    금융소비자보호단체 한 관계자는 “마일리지 특약 할인혜택의 체감 정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해당 특약의 본질이 고객을 위한 것이라면 최고 할인율을 확대하는 것보다 가장 많은 주행거리 구간에 할인혜택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전근홍 (jgh2174@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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