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공지능 보이스피싱 시대 열린다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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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11-05 10:58:21

    구글이 인수한 IT 기업의 바둑 소프트웨어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압승을 거두는 등 최근 인공지능 연구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달 말 기사에서 인공지능의 진화에 의해서 이러한 기술이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즈가 예로 든 것은 음성 합성 기술의 진보를 악용한 신종 보이스피싱. 늙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으니 빨리 알려 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온다면 친어머니의 목소리가 분명하다고 믿고 당황하면서 계좌 비밀번호를 전송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컴퓨터로 합성된 가짜 어머니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알파고를 개발해 일약 유명해진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는 최근 “어떤 사람의 목소리도 흉내낼 수 있으며, 기존 그 어떤 시스템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음성을 제공하는 음성 합성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시스템이 범죄에 악용되면 공권력을 비웃듯 이런 전세계적으로 보이스피싱이 확산될 수 있다.

     

    미국 수사기관의 IT 어드바이저인 “미래의 범죄” 저자인 마크 굿맨은 신문에서 “사이버 세계의 범죄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범죄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경종을 울리는 것은 내셔널 인텔리젼스의 제임스 클래퍼 소장. 그는 올해 초 발표한 컴퓨터 보안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터넷 세계의 취약성은 한층 더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컴퓨터 범죄는 해마다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블랙 쉐이드”로 불리는 컴퓨터 공격 프로그램은 특별한 지식 없어도 남의 컴퓨터에 침입해 컴퓨터를 작동하지 않도록 조작한 후 원상복귀를 대가로 “몸값”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갑자기 동영상을 작동시키거나 음악을 틀고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인물은 지난해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프로그램은 지금도 인터넷 지하 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다.

     

    가장 현실에서는 아직 “인력”이 인공지능을 앞서고 있을지 모른다.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이 쉽게 보이스피싱에 가담해 적은 비용을 받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을 고용하면 인공지능처럼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도 없다.

     

    하지만 어느 시대라도 범죄자들은 기술의 진보에 민감하다. 컴퓨터 범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욱 수법이 고도화되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런 소프트웨어가 범죄에 악용되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경고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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