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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어디까지 왔니?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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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8-14 21:52:41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

    애플카 프로젝트의 명칭을 뜻하는 것으로 애플에 대해 좀 안다거나 전기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애플이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은 지난 2015년 초부터 본격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후 관련 정보가 잇달아 나오면서 애플카가 개발되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과연 애플은 어떤 자동차를 만들고 있으며 애플카는 언제쯤 출시되는 걸까. 베타뉴스가 진행상황을 한번 짚어봤다.

     

    - 아이폰 만드는 애플이 웬 자동차?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굴지의 첨단 디바이스를 만드는 애플이 자동차 개발에 본격 나선 이유에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애플의 주력 수입원인 아이폰의 매출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애플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아이폰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4039만 대로 집계됐다. 즉 애플에게 차기 수익원이 절실한 시기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을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의 연구·개발(R&D) 비용은 바로 이 시기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해 올해는 1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 R&D 비용으로 책정됐다.

    시장조사업체 어바브 아발론(Above Avalon)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아이폰이나 맥 등 기존 제품이 아닌 전혀 새로운 장르에 진출하기 위한 비용으로 간주된다.

    어바브 아발론의 분석가 닐 사이바트(Neil Cybart) 씨는 애플이 매해 연구 개발비를 약 30억 달러씩 늘려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애플카에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애플카는 전기차일까?

    애플은 자사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 발전 등 재생 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으며 최근 건설되고 있는 신사옥 애플 캠퍼스2의 옥상 대부분을 태양열 발전 패널로 채우는 등 연료비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제품에 포함된 유해 물질을 줄이거나 아이폰 분해로봇 리암(Liam)을 선보이는 등 제품 리사이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애플은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로부터 환경 보호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따라서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다면 화석연료, 즉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일반 차량을 만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또 차세대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거론되는 연료 전지차가 있지만 기술의 완성도, 인프라 정비 상황 등 현 상황을 고려하면 전기차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매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의 최대 핵심은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적절한 조치를 즉시 판단할 수 있느냐다. 각 업체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애플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구글은 현재 자율주행과 관련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 자동차(이하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에 따르면 구글은 어디까지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직접 자동차를 생산하지는 않고 이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타사에 공급하는 형식의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애플이 직접 자동차를 만들 것인지, 소프트웨어만 구축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미국 내에서 카메라와 레이더를 실은 차량이 자주 목격됐고 이 차량이 지도 개발 외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도 있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출자한 이유도 자동차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란 주장도 있다.

     

    - 애플카는 출시는 언제?

    자동차 개발은 안전성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거액의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이 통상 새로운 모델 개발에 5년이나 6년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만큼, 애플카 출시도 자동차 개발이 본격화된 2014년의 6년 후인 2020년 정도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애플에서 자동차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스티브 자데스키(Steve Zadesky)가 애플을 떠난 데다, 디자인 최고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카 프로젝트 진행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알려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탓인지 미 애플 전문 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애플카 출시 시기를 2020년에서 2021년으로 1년 연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블룸버그는 애플이 개발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이던 밥 맨스필드 씨에 이어 블랙베리 자회사로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QNX의 댄 닷지 전 CEO를 애플카 프로젝트에 끌어들였다고 전했다.

     

    - 애플카 가격은 얼마?

    그렇다면 애플카의 가격은 과연 얼마일까. 애플은 아이폰, 맥 등의 각종 제품의 가격을 경쟁업체들보다 높게 책정해 온 게 사실이다.

    이 가격은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 및 판매, 매장 운영, 마케팅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애플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시장에서도 애플은 분명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의 진 먼스터(Gene Munster) 애널리스트는 7만5000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테슬라의 중형 세단 '모델 S', '모델 X'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이 가격이 현실화되면 애플과 테슬라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위기 의식은 머스크 CEO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리코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카 출시 시기를 2020년으로 전제한 후 "테슬라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가격(차량 본체 가격, 옵션 제외)을 살펴보면 테슬라의 모델S는 6만6000 달러 이며 모델 X는 7만4000 달러다.

    또 오는 2017년 출시 예정인 보급형 모델 3는 3만5000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BMW의 경우, i3는 4만2400 달러, i8은 14만700 달러이며 닛산의 리프는 2만900 달러다.

     

    - 애플카, 어디에서 살까?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제품을 직접 전시하고, 판매 후 정비나 AS를 지원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지만 애플이 현재 운영 중인 애플 스토어에는 이런 공간이 없다.

    따라서 애플은 자동차를 판매할 때 다른 완성차 업체의 판매망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의 파트너사는 세계 주요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한 업체가 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BMW다. 독일 경제 전문지 매니저 마가진(Manager Magazin)은 지난달 팀 쿡 애플 CEO가 최근 i3 생산 라인을 직접 시찰했다면서 애플이 BMW 전기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애플카는 애플에게 이익?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더라도 전기차를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의 강호들이 이 분야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매체인 레스폰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2분기(4~6월) 결산에서 2억9319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모델S'나 '모델X'의 매출이 꾸준히 늘었지만 증산에 따른 선행 투자 비용이 워낙 커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거액을 들여 전기자나 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언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애플카는 애플에게 여전히 꿈인 동시에 현실이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맥루머스, 레스폰스, 모터트렌드, 애플, BMW, 애플 인사이더 등>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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