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자 필요 없는 세상? 워싱턴포스트 올림픽 보도 '로봇 기자' 활약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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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8-14 11:27:38

    미국을 대표하는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리우 올림픽의 일부 보도에 로봇 기자로 불리는 기사 작성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사가 개발한 헬리오그래프(Heliograf)라는 소프트웨어는 개별 경기 결과에 대한 짧은 기사를 빨리 정리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올림픽 보도 시 많은 기자가 장시간 다수의 기사를 작성해야 했다. 반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단순한 업무에서 기자가 해방되고 결과만 빠르게 속보로 전할 수 있다. 또한 심도있는 분석 기사와 독자적인 해설 기사 등은 기자와 편집자가 진행할 수 있다.

     

    헬리오그래프는 개별 경기 결과 외에 경기 스케줄이나 국가별 메달수 등을 전하는 원고 작성에도 활용되며, 해당 기사는 워싱턴 포스트의 라이브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메신저, 또한 아마존의 음성 어시스턴트 알렉사(Alexa)의 뉴스 송신 서비스를 통해 릴리즈되고 있다. 

     

    온라인 매체인 디지털 트렌드 취재 결과에 따르면 워싱턴 포스트는 기자 등 약 12명을 리오 올림픽에 파견했으며,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은 워싱턴의 뉴스룸에서 근무하고 있다. 속보 등은 알고리즘에 맡기고 인간 기자는 깊이 있는 기사를 쓰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올림픽은 헬리오그래프 같은 인공 지능 리포터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한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스포츠 담당 기자가 경기 결과 정리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 헬리오그래프의 도입으로 기자들은 해설이나 기사에 얽힌 재미있는 뒷 이야기 등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데이터 사이언스 담당인 샘 핸(Sam Han)은 “헬리오그래프의 활약은 워싱턴 포스트의 머신 러닝 이용에서 다음을 향한 자연스러운 단계”라고 말했다. 향후 더욱 개발에 박차를 가해 스포츠 외에도 활약 장소를 넓힐 계획이다. 근래에는 대통령 선거에서의 활용도 예정되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 지능이 올림픽을 보도한다고 해도 헬리오그래프가 담당하는 것은 경기 결과나 스케줄 등을 전하는 기계적인 업무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014년에는 AP통신이 기업 결산 기사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바 있다. 기업 발표 내용을 150~300문자 원고로 만들어 AP통신이 전달한 것. 발표 사항이나 수치의 정리는 자동 생성기에 맡기고 기자는 발표 내용의 보다 깊은 분석에 시간을 할애했다. AP에서는 이보다 수년 전부터 스포츠 기록 통계 정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기사 자체를 로봇이 작성한 것은 2014년이 처음이다.

     

    같은 시도는 2014년 3월 LA타임즈의 사례도 있다. LA타임스의 기자가 지진에 눈을 뜬 새벽 컴퓨터를 켜자 화면에는 이미 지진 발생에 관한 원고가 완성되어 있었다. 자동 생성 시스템을 활용한 덕분이다. 기자는 불과 3분 만에 지진 기사를 송고할 수 있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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