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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화 트렌드를 알면 경기 동향도 예측할 수 있다?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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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8-14 11:08:52

    경기와 패션 간의 관계성은 의외로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황기에는 미니스커트, 화려한 컬러,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가 유행하고, 불경기에서는 단조, 기성 패션이 유행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 힐의 높이가 경기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런 분석 자료를 발표한 것은 IBM이었다. IBM은 2011년 11월 보도자료에서 과거 100년간 여성구두의 유행과 경기와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했다. 2008년부터 4년간 수십 억 건의 소셜 미디어 기고를 분석한 결과 경기와 여성 구두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1920년대 후반부터 30년대 초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는 하이힐이 유행했다. 그 뒤 경기 회복 후 하이힐 매출이 악화되고 경기 회복기에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은 플랫 슈즈였다. 대공황 이후에도 경기의 파도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 경향이 확인되고 경기와 여성 구두는 연관이 있는 것이 밝혀졌다.

     

    IBM의 발표에 자극을 받은 영국 패션몰 베리(Very.co.uk)도 2008~2012년 영국 분기 기준 GDP 성장과 하이힐을 신는 여성의 비율을 픗사이트 지수(Footsie Index)로 표현해 발표했다. 참고로 영국을 대표하는 주식 지수(FTSE)와 발을 뜻하는 은어(footsie)를 합성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픗사이트 지수에서는 GDP가 늘어나면 하이힐 비율이 올라가고 GDP가 내려가면 굽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소개한 IBM의 조사와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베리는 멋스러움의 상징인 하이힐은 호경기 때에 늘고,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여성들은 안정성을 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낮은 구두를 선택하게 된다고 해설했다.

     

    이웃나라 일본은 어땠을까? 여성의 구두 높이와 경기가 관련된 정식 자료는 발표되지 않았다. IBM이 힐과 경기의 관계성을 발표한 2011년은 일본이 리먼 쇼크 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시기. 또한, 동 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경제는 혼란 상황이었다. 2011년에는 하이힐을 착용한 연예인들이 자주 TV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2년 말부터 일본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 인기 품목은 운동화와 발레 슈즈와 같은 플랫 슈즈 계열이었다. 하이힐보다는 건강을 지향하는 캐주얼 아이템이 주류였다. 이를 보면 일본에서도 영국과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경기를 판단하려면 경제지표나 주가 등 방대한 데이터를 살펴봐야 하지만, 여성의 신발을 통해 예측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시도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6년 하이힐이 또 다시 유행하고 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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