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협상과 귤까먹기의 대가, 빌지워터의 대해적 ‘갱플랭크’


  • 서삼광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6-07-21 11:15:31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재미는 육성과 협동, 경쟁의 재미를 약 30여분내에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챔피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팀과 의사소통하고, 게임 내 ‘미니언’을 챙겨 레벨과 아이템 수준을 올린다음 최종적으로 적을 무력화 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짧은 시간내에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재미는 경쟁과 협업이 주 콘텐츠인 ‘소환소의 협곡’에 활기를 불어넣는 재치 있는 설정이다. 특히, 지난 2009년 베타서비스 단계에서 추가된 ‘갱플랭크’는 흥미로운 설정과 흥미로운 스킬(기술)을 보유해 컬트적인 인기를 끈 캐릭터다.

    리메이크 전에도 ‘갱플랭크’는 전략적인 픽으로 사용됐다. 골드 수급량을 높이는 아이템과 Q스킬 ‘혀어어어업상’의 추가 골드 수급을 바탕으로, 아이템 파밍을 빠르게 하는 빌드가 연구되는 등 이용자의 관심을 끌었다.

    ▲ ©

    ▲ ©

    ▲리메이크 전(위쪽)과 후 일러스트

    하지만 미니언을 정리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근접 공격수라는 특성 덕에 챔피언이 적은 서비스 초기를 제외하면 e스포츠 경기는 물론, 일반 대전 경기에서도 자주 사용되진 않았다. 오히려 여러 이용자제작콘텐츠(UCC)와 밈(짤방)로 더 친밀할 정도였다.

    리메이크 이후로는 성능이 부각됐다. ‘갱플랭크’가 라인 유지력과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캐릭터로 진화했기 때문. 밀려오는 미니언을 효과적으로 처치하는 능력이 더해진 결과다. 경기초반 1대1 대치구도에서 다른 챔피언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한 지원 능력이 부각됐다.

    ‘갱플랭크’는 리메이크 이후 e스포츠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E스킬이 라인 정리와 공격에 특화된 ‘화약통’으로 대체된 덕이다. ‘화약통’은 맵에 타격할 수 있는 화약통을 설치해 일정시간 이후 공격하면 광범위 피해를 주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라인을 마음먹은 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됐고, 숙련도에 따라 상대를 견제하는데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궁극기 지원과 빠른 골드 수급의 시너지가 제대로 났다. 라인 형성이 중요한 프로수준의 경기에서 탑과 미드라이너로 전략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강력한 공격력은 일반 게임에서도 빠지지 않고 선택되는 이유가 됐다. 이후 여러번의 성능하향(너프)가 있었지만, 아직도 e스포츠 대회에서 상대에 따라 탑라이너로 기용되는 주요 챔피언 반열에 올라있다.

    ‘갱플랭크’는 성능과 함께 핵심 스토리가 크게 변한 캐릭터로도 꼽힌다. 해적에 국한됐던 챔피언과의 관계가 폭 넓어져 다른 챔피언들과 관계가 풍부해졌다. 이에 따라 ‘갱플랭크’는 LOL 이야기 구조에 중심에 선 챔피언이 됐다.

    ▲ ©

    ▲빌지워터 웹소설 중 갱플랭크 파트인 2막 1장(사진출처=LOL 공식홈페이지)

    리메이크 전 ‘갱플랭크’는 빌지워터 소속의 흉악한 해적이자 같은 해적인 아버지를 처치하고 해적선을 차지한 무정한 캐릭터로 그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진행된 ‘갱플랭크’가 속한 LOL의 가상 지역 ‘빌지워터’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풍성한 스토리가 더해졌다. 악명 높은 해적왕 갱플랭크가 현상금 사냥꾼 ‘미스 포츈’의 계략에 의해 몰락하는 스토리가 웹 소설을 통해 공개된 것.

    이 소설에는 ‘트위스티드 페이트’, ‘그레이브즈’ 등 인기 챔피언이 등장해 여러 챔피언들 간의 새로운 관계도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았다. 빌지워터 대규모 업데이트 후에는 웹 소설에서 이어지는 단편 소설 ‘그림자 그리고 운명’이 공개됐는데, 이 소설에서는 ‘일라오이’ 챔피언이 ‘갱플랭크’의 옛 연인으로 등장한다. 특히 일부 매체에서 낭만적인 단체로 묘사되는 ‘해적’의 제 역할과 모습이 더욱 부각됐다는 점에서 국내외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