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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기기만을 위한 헤드폰, 필립스 피델리오 M2L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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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6-11 17:19:27

    기존 3.5mm 이어폰 단자가 아닌 애플 라이트닝 커넥터와 직접 연결하는 헤드폰 필립스 ‘피델리오 M2L’이 드디어 국내 출시됐다.



    피델리오 M2L이 정식으로 출시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지연됐다. 첫 공개는 지난 2014년 9월에 했지만 애플의 공식 인증 프로그램인 MFi(Made For iPod/iPhone/iPad)가 피델리오 M2L에 모든 부속품에 대한 검수가 이뤄지면서 출시가 다소 늦어졌다.



    그렇지만 피델리오 M2L이라면 오랜 기다림을 인내할 만큼 혁신적이다. 음악을 듣기 위해 3.5mm 오디오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 iOS 기기에서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한 ‘라이트닝 커넥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케이블은 라이트닝 케이블 일체형으로 이루어져 오로지 라이트닝 단자를 채택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과 같은 애플 기기에만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렇다면 굳이 애플 라이트닝 단자에 연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을 들을 때는 충전을 할 수 없고 오로지 애플 기기를 쓰는 이들만 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라이트닝 단자를 이용해 더 나은 음질을 들려준다는 장점을 가진다.



    일반 3.5mm 단자를 지닌 헤드폰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아이폰의 DAC(Digital to Analog Conversion)를 거쳐 소리를 듣게 된다. 이와 달리 피델리오 M2L은 라이트닝 커넥터를 통해 직접 디지털 신호를 받아 헤드폰에 내장된 DAC를 거쳐 아날로그로 변환해 직접 소리를 재생한다는 점이 다르다.


    필립스 측은 이를 통해 디지털 신호의 혼선과 사운드 손실을 줄이고 스테레오 분리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과연 더 나은 음질을 들을 수 있을까? 라이트닝 헤드폰 필립스 M2L을 직접 들어봤다.


    피델리오의 프리미엄 디자인 이어받아



    온이어 헤드폰인 피델리오 M2L은 일체형 라이트닝 케이블을 제외하고는 이전 피델리오 온이어 헤드폰과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다. 블랙 색상을 사용했고 헤드밴드와 이어패드에는 가죽 소재를 사용의 피델리오 라인업만의 고급스러움을 내세웠다.


    헤드폰 하우징은 180도로 유연하게 움직여 착용하거나 목에 걸기 편하다. 그렇지만 헤드폰 유닛을 헤드밴드 안쪽으로 접을 수 없어 휴대 시 조금은 불편하지만 흔들리거나 꺾이지 않는 견고한 프레임을 자랑한다. 



    케이블 길이는 1.1m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연결해 음악을 듣기 적합하다. 라이트닝 케이블은 일체형으로 분리할 수 없고 일반 오디오 케이블보다 두껍게 만들어져 내구성이 높다. 케이블에는 가느다란 헤어라인을 넣어 줄꼬임을 줄였다.


    케이블에 리모컨이 없는 대신 피델리오 블루투스 헤드폰 M2-BT처럼 하우징을 눌러 조작하는 ‘이어 쉘 컨트롤’이 채택됐다. 오른쪽 헤드폰 유닛의 작은 다이얼을 움직여 볼륨을 조정하는데, 아이폰과 볼륨이 동기화돼 헤드폰 볼륨을 따로 조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하우징을 눌러 음악을 재생하거나 정지할 수 있고 두 번 누르면 다음 곡을 재생하며, 세 번 누르면 이전 곡을 들을 수 있다. 하우징 자체가 버튼으로 쓰이기 때문에 누르기가 쉽다. 


    하우징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을 수 있지만 마이크가 없어, 마이크가 없는 이어폰을 쓰듯이 아이폰 마이크에 대고 말을 해야 통화를 할 수 있다.



    제품 구성은 간단하다. 피델리오 M2L 헤드폰과 헝겊 파우치, 간단한 설명서가 포함된다. 피델리오 M2L은 필립스의 프리미엄 오디오 라인업이며, 30만 원대의 헤드폰치고는 구성품이 조금은 아쉽다.


    사용법은 일반 헤드폰과 같아


    라이트닝 단자에 연결해 음악을 듣는다는 특별함을 지녔지만 사용법은 간단하다. DAC를 품은 다른 헤드폰은 별도로 충전하고 전원을 켜야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피델리오 M2L은 그저 케이블을 아이폰 라이트닝 단자에 꽂기만 하면 바로 음악이 들린다. 오히려 일반 오디오 단자는 깊게 밀어 넣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라이트닝 커넥터는 짧고 두꺼워 장착이 더 쉽게 느껴진다.



    피델리오 M2L은 DAC와 앰프를 작동하기 위해서 아이폰의 전원을 끌어다 쓴다. 필립스 측은 정확히 얼마나 배터리를 소모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지는 않는다.


    다른 DAC 헤드폰은 별도로 충전해야 하고 배터리가 없으면 음악을 들을 수 없는 반면 피델리오 M2L은 충전도 필요 없고 아이폰이 음악을 들을 정도로만 충전되어있으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것이 돋보인다.


    ■ 선명하고 힘있는 사운드 돋보여


    피델리오는 필립스의 프리미엄 오디오 제품군으로 필립스의 오랜 음향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음질을 들려주어 왔다. 기존 피델리오 제품군을 즐겨 들었던 이들이라면 M2L 사운드를 듣고 크게 바뀌지 않은 사운드에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40mm 드라이버와 고출력 네오디뮴 자석을 품은 피델리오 M2L은 이전 피델리오를 훨씬 뛰어넘는 소리를 들려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변화는 있다. 미세하게나마 잡음이 없는 좀 더 깔끔한 소리를 들려주며 전력을 끌어다 소리를 증폭시키는 앰프의 기능이 있어 볼륨을 적게 올려도 충분한 음량을 들려주며 더 선명한 음색을 들을 수 있다.


    사운드는 아웃도어를 위한 튜닝으로 저음이 강조됐다. 여기에 헤드폰 자체에 베이스 리플렉스 시스템(BRS)을 갖춰 저음 만큼은 확실히 강력하고 풍성하다.


    주변 소음이 있는 곳이라면 피델리오 M2L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다. 피델리오 NC1과 같은 특별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없지만 앰프를 통한 힘 있는 사운드로 주변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함과 동시에 시원시원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힘이 실려있는 저음은 선명한 저음을 즐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 필립스의 도전정신과 라이트닝 헤드폰의 가능성을 엿보다



    피델리오 M2L은 최초의 라이트닝 헤드폰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오디오마니아를 설레게 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애플 iOS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음악을 들으며 충전을 못 한다는 것, 스마트폰용 마이크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더 나은 소리를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눈여겨봐도 좋을 헤드폰이다.


    피델리오 M2L은 시원시원한 저음 사운드에 집중한 사운드지만 피델리오 오버이어형 헤드폰이 라이트닝 헤드폰으로 출시된다면 정말로 파격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들게 한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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