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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과거의 인피니티는 여기에 없었다… Q50 2.2 디젤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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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3-14 11:47:49

     

    출시 하루 만에 200대를 계약하고 차량 관련 문의나 매장 방문객 수가 기존 대비 평균 10배 증가할 정도로 Q50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가솔린 엔진을 주로 다루던 인피니티가 본격적으로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독일차를 겨냥한 공격적인 가격대로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다.


    Q50은 인피니티가 기존 라인업 이름인 G, FX, JX 등을 버리고 Q라는 이름으로 통합한 뒤 처음 출시되는 신차로 G 세단의 뒤를 잇는다. 무엇보다 이 녀석은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중형급 시장을 공략한다.


    2014년 3월 10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인피니티의 주력 소형 스포츠 세단 Q50을 마주할 수 있었다. 과연 겉부터 속까지 모두 뜯어고친 Q50은 얼마나 매력 넘칠까?

     

    ▲ 최근 인기몰이 중인 인피니티 Q50. (사진제공 - 인피니티)


    ◇ 날렵하고 든든한 외모에 “호오~” – Q50의 첫 인상은 호감보다는 어색함이 먼저 다가온게 사실. 기존 G시리즈의 날렵하고 강한 인상보다는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듯한 무난한 인상이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막상 하나하나 뜯어보면 무엇 하나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이라 생각된다. 외모의 호불호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니 참고만 하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면서 곳곳에 LED를 쓴 흔적이 보인다. 헤드램프부터 테일램프까지 LED를 채용하면서 멋과 인피니티 특유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익스클루시브와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까지 적용되어 있다.

     

    ▲ 우람함이 느껴지는 Q50의 전면. 헤드램프는 LED로 멋을 살렸다.

     

    ▲ 테일램프에도 LED가 적용되어 멋을 강조했다.


    정면에서 바라 본 Q50은 우람하다는 인상이 들 정도. 인피니티 측에 따르면, 와이드 앤 로우(Wide & Low) 스타일을 적용했다고 한다. 곡선을 살린 큼직한 그릴과 보닛의 캐릭터 라인이 잘 맞아 떨어진다. 여기에 헤드램프 디자인은 Q50의 공격적인 성향을 완성시킨다.


    측면부는 날렵하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안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캐릭터 라인과 루프 라인에서 봤을 때, 특정 소비자보다는 대중을 의식한 듯 얌전하다.


    큼직하고 우람한 전면부에 비해 후면부는 다소 차분하게 마무리 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온다. 차량의 크기나 성향을 고려하더라도 조금 더 날카롭게 다듬어줬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 꽉 들어찬 실내공간에 “와우~” – 실내에 들어서니 간결하지만 뭔가 가득 찬 느낌을 준다. 센터페시아 부에는 큼직한 액정 디스플레이 2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첨단 기능을 많이 담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한 인피니티의 노력은 높게 사야할 듯 하다.


    다만 공조장치 조작이나 미디어 조작 측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오디오 조작 버튼은 눌렀을 때의 감촉이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 Q50의 센터페시아. 두 개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공조장치 조작은 액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배치했는데, 운전석 쪽은 손을 뻗으면 바로 닿지만 조수석 공조장치 조작은 허리를 조금 숙여야 조작이 가능했다. 특히 조수석 공조장치 부에는 내기/외기 전환과 김서림 방지, 열선 가동 등 주요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행 중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차량이 잠시 신호 대기 중이거나 조수석에 누군가를 꼭 태우자.


    센터 콘솔 부에는 기어 레버와 조작 다이얼, Q50의 드라이브 셀렉트 스위치 등이 있다. 기어 레버는 질감이나 조작성 등 만족스러웠고 다이얼은 기능을 익히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적응하면 바로 쉽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기어 레버 및 조작 다이얼은 쓰기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드라이브 셀렉트 스위치를 조작하면 Q50의 달리기 성격을 입맛대로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에코, 스탠다드, 스포츠 프리셋이 있고 사용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메뉴도 제공된다.

     

    ▲ 기능이나 활용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없는 센터 콘솔부.


    사운드는 보스에서 개발한 스피커 유닛이 탑재된다. 달리며 음악을 들었을 때의 만족감은 여느 고급 세단 못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피니티와 함께 개발하며 외부 유입 소음을 억제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어찌보면 Q50의 실내공간의 핵심은 이 녀석이 아닐까 싶다.


    의자는 약간 단단한 느낌이 있어 장시간 운전 시에도 피로감을 적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허리와 등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요철을 넘으며 흔들리거나 코너를 돌아나갈 때 몸을 잘 지지해줘 주행 안정감을 높여준다. 시트 포지션은 기자의 키(180cm)를 고려했을 때, 약간 높은 느낌이었다.


    ◇ 탄탄한 주행 성능과 뛰어난 연비에 “헉!” – 외모와 속내를 봤으니 이제 Q50과 함께 달려보며 진면목을 확인할 차례. 약 2시간 남짓한 시승으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지만 인피니티 측에서 준비한 시승코스 안에서 최대한 감각을 살려 이 녀석의 진가를 파악해 보기로 했다. 시승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을 시작으로 인천대교를 지나 인천국제공항을 주변으로 한 바퀴 돌며 왕복하는 구간으로 총 114km 거리에 달한다.


    주행을 위해 운전석에 앉으니 실내는 “이게 정말 디젤엔진 차가 맞나?” 되물을 정도로 조용했다. 공회전 상태에서의 정숙성은 엄지를 들어주고 싶을 정도로 잘 마무리 되어 있다. 몸에 전해지는 진동도 최대한 억제된 듯한 느낌.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쥐니 미세한 진동이 손에 전해지는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이윽고 출발 신호에 맞춰 가속 페달에 발을 천천히 가져갔다. 드라이브 모드는 기본(스탠다드) 상태. 엔진 회전이 조금씩 빨라지며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이 유입되지 않을까 했지만 되려 가솔린 엔진처럼 부드러운 소리가 실내로 들어왔다. 인피니티가 강조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ctiva Noise Control)이 빛을 보는 듯 했다.

     

    ▲ 고속 점유 능력이나 소음 억제력 모두 기본 이상으로 해낸다. (사진제공 - 인피니티)


    속도를 내기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니, 대부분 디젤 엔진이 비슷하듯 내가 의도한 것과 달리 한 템포 정도 숨을 고른 뒤 힘을 내 주었다. 급가속을 위해 발에 힘을 주지 않는 이상, 어느정도 페달을 밟아도 가속은 꾸준히 부드럽게 이뤄졌다. 가솔린 엔진만큼은 아니지만 주행 질감 자체는 자연스러운 느낌이 강했다.


    이 녀석의 진가를 느껴보기 위해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니 숨겨진 본능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스탠다드 모드와 전혀 다른 모습에 약간 긴장감까지 느껴질 정도. 페달 반응이나 배기음까지 모두 ‘나는 달리고 싶다’고 말하는 듯 하다.


    인피니티 Q50의 엔진은 170마력(3,200~4,200rpm)과 40.8kg.m의 토크(1,600~2,800rpm)의 힘을 내는 2.2리터 디젤엔진. 르노와 벤츠가 함께 손잡고 개발한 이 엔진은 현재 주력인 C220 CDI, E220 CDI 등에도 쓰일 정도로 검증이 이뤄진 물건이다. 파워트레인의 핵심인 변속기도 벤츠의 7단 자동을 품었다. 벤츠의 심장에 인피니티의 가면을 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F1의 황제 세바스찬 베텔이 이를 조율하며 전혀 다른 차로 완성시켰다.


    스포츠 모드에서만큼 Q50은 인피니티의 정체성을 제대로 말해준다. 2,000~3,000rpm 사이를 오가며 묵직하게 발생되는 토크감이 경쾌함을 준다. 게다가 액티브 사운드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시원한 배기음은 운전의 묘미를 극대화하는 요소. 디젤 엔진임에도 순식간에 고속 영역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여러 제약이 따르는 시승환경 내에서도 잠깐 한 눈 팔면 속도계가 170km를 가리키는 것은 기본이었으니 말이다.


    하부를 포함한 주행간 소음은 정숙한 편이지만 100km 이상부터 윈드실드에서 풍절음이 조금씩 들려온다. 거친 노면이어도 소음은 최대한 정제되는 점이 인상적. 주행 스트레스를 없애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 감각이나 제공되는 기능도 충실하다. 시승한 익스클루시브 모델에는 차간거리제어 시스템(DCA)이나 전방 추돌예측 경고 시스템(PFCW) 등 첨단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실제로 기자가 시승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앞 차량에 다가갔을 때, Q50은 알아서 감속하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탑승자는 이를 소리로 전환할지, 자동으로 감속하게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방향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면 소리를 내는 차선이탈 방지(LDW) 기능도 있다.


    Q50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바로 연비였다. 급가속, 급제동이 잦은 시승 환경에서도 평균 12km 남짓한 연비를 보여줬기 때문. 과거 가솔린 엔진이라면 6~8km 남짓한 연비를 보여줬을 법하지만 확실히 디젤 엔진을 채용하면서 연비를 끌어올린 점이 기특하다. 스탠다드 모드에서 80~100km 남짓 정속 주행하면 트립 컴퓨터의 연비 수치는 20km 정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Q50 2.2 디젤 모델의 공인 연비는 복합 약 15km.

     

    ▲ 과거의 인피니티는 이제 잊어도 좋을 듯 하다. (사진제공 - 인피니티)


    ◇ 과거 인피니티는 잊어라! 새 도약 알리는 신호탄 될 듯 – Q50 2.2리터 디젤, 가격은 프리미엄(Premium)이 4,350만 원, 익스클루시브(Exclusive)가 4,890만 원이다. 아우디 A4 세단이 4,400만 원대, BMW 320d가 4,390만 원부터 시작하니 경쟁력이 있다. 특히 가격 외에 구성 옵션이나 기능들을 따져보면 Q50의 경쟁력이 더 커진다.


    분명 인피니티의 가솔린 엔진 차량들은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었다. 시대를 앞서간 듯한 디자인, 경쾌한 몸놀림, 시원한 가속력 등이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반대로 낮은 연비는 현재 흐름과 다소 동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이제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운 Q50. 인피니티 특유의 장점은 최대한 놓지 않으면서 시대의 흐름인 연비까지 사로잡았다.


    이제 우리가 아는 과거의 인피니티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인피니티가 우리 곁에 다가왔다. 이를 기쁘게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소비자 몫에 달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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