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아이브릿지를 세계로, 위드씨엔에스 이민우 대표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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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1-14 16:32:47

     

    보통 ‘수출기업’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은 커다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바이어를 만나고 제품을 설명하고는 수출제품을 선적하는 그런 일은 대부분 드라마에서 종합상사 같은 거대한 기업이 하는 것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커다란 기업만 수출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회사규모는 작아도 빠르고 성실하게 움직이는 중소기업이 더 많은 수출을 한다. 모니터 받침대 아이브릿지로 유명한 위드씨엔에스는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세계를 누비며 제품을 홍보하고 수출하는 기업 위드씨엔에스의 이민우 대표를 만나보았다.

     

     ▲ 위드씨엔에스 이민우 대표

     

    이민우 대표는 처음에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1999년 벤처붐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지인과 합작해서 벤처기업을 차렸다. PC오디오라는 제품을 취급했는데 CD플레이어에 넣으면 이퀄라이저 기능이 있어 음질이 좋아지는 기기였다. 나중에는 컴퓨터 모니터를 취급했는데 그때 용산에 나오면서 위드씨엔에스를 만들어 독립하게 됐다.

     

    위드씨엔에스는 예전에 위드컴퍼니라는 이름이었다. 그러다가 함께(with) 라는 의미의 위드와 컴퓨터 앤 서비스란 뜻의 씨엔에스(CNS)를 함께 한다고 해서 하나로 붙여 이렇게 지었다.

     

    위드씨엔에스는 2003년에 창립된 회사다. 취급 품목은 처음에 무선 프리젠터로 시작했다. 무선 프리젠터란 불빛을 내서 화면을 가리키는 포인팅 기구인데 지금도 만들어서 이메이션에 납품하고 있다. 위드씨엔에스의 요즘 주력제품은 모니터 받침대, 수납보드, 포인터 이 세 가지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들고 해외를 돌아다니며 홍보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처음에는 제품 하나만 가지고 해외에 나가면 비용도 많이 들고 잘 인정해주지도 않았다.

     

     ▲ 다용도수납보드 스틱 DB-3000

     

    하지만 이민우 대표는 끈질기게 노력했다. 3년 내내 해외문구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제품을 출품했다. 홍콩은 1년에 3번 두바이도 4번 , 프랑크푸르트 등에도 4번. 베를린 이파(IFAA)에도 갔고 싱가폴에도 갔다. 이러다보니 해외 바이어 명함만 수천장 있다고 한다.

     

    꾸준히 나가다보니 필리핀에 있는 바이어는 여러 전시회에 나가는 위드씨엔에스를 보고는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보통 전시회 몇 번 나가고 망하는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그 바이어는 필리핀에서 매킨토시 총판이었는데 마침 위드씨엔에스의 취급품이 매킨토시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의 모니터 받침대와 수납보드였다. 그래서 맥과 잘 어울리는 컨셉으로 디자인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파트너쉽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이민우 대표는 하나씩 실적을 쌓아올렸다. 한국3M에 OEM납품도 했고, 일본 문구업체 킹짐(Kingjim))과도 거래를 하게 되었다. 킹짐은 1927년에 생긴 회사로 동남아시아 문구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어필을 하다보니 해외 바이어들도 제품과 디자인을 호평하고 대기업과의 거래실적을 보면서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

     

    위드씨엔에스의 현재 주력모델은 모니터 받침대인 ‘아이브릿지’ 시리즈다. 이 제품은 형상을 보면 다리 모양처럼 생겼는데 똑똑하고 스마트하다는 의미로 아이(i) 라는 접두어를 붙이고 다리(브릿지)를 합친 이름이다.

     

     ▲ 모니터받침대 아이브릿지 MC-1000

     

    아이브릿지는 모델이 세 가지다. MC-1000, MC-500, MC-100이 있는데 전부 차이점이 있다.  MC-100은 플라스틱 제품이고, mc500은 일본에 수출하는 유리제품이다. MC-1000은 유리에 허브기능을 붙였다. 이 제품은 듀얼모니터 기능도 가능하게 확장성을 가지고 설계되었다. 이것을 올해 봄쯤에 듀얼모니터로 해서 모니터를 두개 올려놓고 쓸 수 있게 업계최초로 구현한다. 창의성 넘치는 독특한 시도다.

     

    아이브릿지만의 특징은 기능과 디자인을 폭넓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타사와 다르게 USB허브가 모니터 받침대에 붙어있지 않고 떼어낼 수 있다. 따라서 허브만 따로 휴대할 수도 있고 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 카피 홀더 부분도 붙어있어 타이핑할 때 보다 유리하다.

     

    내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아이브릿지는 모니터 받침대로 쓰는 중앙 유리 부분의 강도가 중요하다. 여기에 KCC의 정품유리를 쓰고 있어 타사 제품보다 튼튼하고 유리의 투명도가 좋아 선명하다. 또한 출시할 때 유리를 일일이 닦아서 내보내기에 구입한 고객이 상자를 열었을 때 맑은 유리를 보며 기분 좋게 쓸 수 있다.
      
    아이브릿지 외에도 아이스틱 제품이 있다. 아이스틱은 세계 최초로 수납공간에 IT를 접목시킨 제품인데 허브와 카드리더기를 탑재했다. 2011년 홍콩 쇼에서 스틱(DB-3000)제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는데 디자인이 심플하고 문구에 IT를 접목시킨 점이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다. 이후로 전세계 10여개 국가에 수출되었다.

     

     ▲ 2011 홍콩문구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민우 대표

     

    이런 성공 뒤에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과연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일단 위드씨엔에스는 해외 문구전에서 한국업체들이 모여 있는 한국관이 아닌 단독부스로 갔다. 따라서 국가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한국제품은 기본적으로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위드씨엔에스가 홍콩문구전에서 대상을 두 번 연속으로 받았고 성공사례로 2013년 6월에 제품 탄생과 마케팅 기법 성공사례 발표도 했다. 위드씨엔에스는 남들이 안하는 시도를 해서 접목했기에 바이어들의 평가가 좋아진 것이다. 덕분에 바이어들이 한국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을 더욱 좋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성공을 거두다보니 위드씨엔에스 제품을 흉내내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홍콘문구전에서 아이스틱이 대상을 수상한 얼마 후 중국회사가 굉장히 유사하게 만든 제품을 내놓았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개별 홈의 모양도 매우 비슷한데 표절논란을 의식했는지 스피커와 하드디스크 독까지 넣는 등 기능적인 면에서 오히려 더 많이 넣은 수납보드 제품이었다.

     

    이민우 대표는 2012년 독일에 갔을 때도 이 제품을 보았다. 독일은 이런 표절에 대해서 매우 엄격하게 단속한다. 전시장에 사복경찰이 돌아다니며 카피제품인지를 본다. 만일 카피제품으로 판정되면 즉시 부스 셔터를 내리고 퇴출시킨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퇴출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냥 놓아두었다고 한다.

     

     ▲ 모니터받침대 아이브릿지 MC-500

     

    표절에 대한 이민우 대표의 대응책은 한발 더 앞서는 것이다. 그동안 워낙 독보적으로 나온 제품이 많기에 이후로 나오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책상 위 제품에서는 확고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표의 진단에 의하면 위드씨엔에스 제품에 저가형과 고가형은 있는데 중가형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 중가형 라인업을 갖추면서 회사 이미지를 확실히 강화할 예정이다.

     

    인터뷰 하는 도중에도 거래 전화가 왔다. 홍콩에서 일본 바이어가 와 있어 3월달 출시 예정품디자인을 보냈는데 좋은 평가를 하면서 거래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현재 킹짐(KingJjim)이란 회사와 거래하는데 그 로고를 찍어 OEM 납품을 보내려는 것이다.

     

    현재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며 발주도 잘 되고 있다. 미국 2곳 스페인, 스위스, 일본 3군데, 호주, 홍콩, 싱가폴 등으로 수출하는데 바이어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위드씨엔에스의 수출 비중은 얼마나 될까? 물어보니 작년 매출 가운데 내수가 65%, 수출이 35% 정도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 비율이 역전될 수도 있다. 일본쪽이 콘테이너 베이스로 대량 주문하기에 킹짐이 세 종류만 주문해도 그것만으로 수출액이 억대가 되는 것이다.

     

     ▲ 모니터받침대 아이브릿지 MC-100

     

    이런 성공과 가능성을 믿고 이민우 대표는 해외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월 말에 프랑크푸르크 문구전에 나가기로 되어 있고, 4월에 홍콩 전자전, 10월에 홍콩 전자전 등에 나갈 계획이다. 2010년부터 한 해에 해외 전시회를 8번씩 다녔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현재는 해외바이어들과도 친밀한 관계에 있다.

     

    차기모델은 바이어에게 미리 보여줌으로서 디자인을 승인받고 금형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3월달 중에 모니터 받침대와 수납보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인데 라인업을 갖추면서 모니터 위에 올려놓는 기기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포부를 밝혔다.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민우 대표는 “그렇게 말하면 너무 거창한데... 우리 회사도 이익을 봐야하지만 우리 제품을 파는 대리점도 이익을 봐야 한다. 그래야 더 제품을 주문한다. 단기적인 거래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업체와 상생하는 것으로 고객과의 신의를 지키고자 한다”라고 대답했다. 기본에 충실하고 바닥부터 다지는 튼튼한 경영을 추구하는 것이 더욱 믿음을 준다.

     

    이민우 대표는 국내 기업을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해외 바이어와 잘 알기에 국내 제품 가운데 디자인 좋고 품질 좋은 것은 수출대행을 해준다. “오늘 주문받은 것 가운데 모바일테일이란 쥐꼬리 모양의 핸드폰 거치대가 있는데 3천개 주문받아서 20일날 출고한다. 한국에 두 업체가 스탠드를 독특하게 개발해서 금형 만들고 있는 게 있는데 일본쪽 바이어 평가가 좋아서 연결해주고 있다”고 실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 2014년을 맞아 큰 포부를 밝힌 이민우 대표

     

    2014년은 위드씨엔에스에 있어 전환점이 되는 해다. 이민우 대표는 일본 킹짐과의 제휴관계를 소중히 생각한다. 특히 킹짐이 자기 브랜드로 팔 물건이라면 작은 물량이라도 한국에 와서 직접 품질검사를 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이렇게 자기제품 퀄리티를 중시하는 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새해를 맞아 “신모델이 하나만 더 나와서 같이 간다면 매출액이 확대될 계기가 될 것 같다.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꾸준히 해외를 개척하고 국내에 알려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는 한해를 만들겠다” 고 다짐하는 이민우 대표의 말과 함께 한국 제품을 알리는 위드씨엔에스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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