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칼럼

[컬럼] 카톡게임의 정책 변경, 중소 개발사는 난감해


  • 김태만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3-03-25 16:08:24

    '입점만하면 대박'이라던 카카오톡 게임 서비스에 이상 기운이 감돌고 있다. 매주 다수의 게임을 공개하던 카카오 게임이 주당 1~2개로 그 수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는 지난 12일부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동시 출시해야 카카오 게임에 입점할 수 있도록 카카오가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어느 한 쪽에 출시해도 입점이 가능했었다.


    사실 기본적인 게임 서비스만을 놓고 봤을 때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동시 출시는 개발사나 유저에게 더 좋은 정책이다.


    개발사는 동시에 게임을 출시함으로써 한꺼번에 인기 몰이를 할 수 있고 그만큼 매출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유저 입장에서도 함께 즐길 카카오톡 친구가 그만큼 많아서 협력과 경쟁을 통해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정책 변경이 상당 기간 여유를 두고 개발사들에게 공지되지 않고,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통보됐다는데 있다. 대부분 소규모인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은 당장 이 정책을 따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인해 3~4월 출시 예정이던 일부 게임들의 출시 스케줄이 상당기간 늦춰졌다.
     

    이들 개발사들은 iOS와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대부분 안드로이드를 택할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왜냐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80% 이상이라는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용 게임을 출시해야 많은 매출을 확보할 수 있으며, 등록 절차도 쉽고 심의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동시 출시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자금 수급 없이 단 하나의 게임 출시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당장 동시 출시 대비는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
     

    두 가지 버전을 만드는 만큼 인력과 개발비의 부담이 가중되고, 만약 iOS용의 심의가 반려되면 그만큼 출시 자체가 늦어지게 된다. 그만큼 개발 기간이 길어지게 되며 이것은 모두 개발사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만약 두 OS를 지원하지 않는 엔진으로 만들었다면 사실상 두 개의 게임을 만드는 노력이 들어간다.


    이렇게 게임 출시가 늦어지다가 동종 장르의 다른 게임이 먼저 출시된다면 선점 효과가 상당히 중요한 카카오 게임의 특징 상 그 이후 게임을 내도 성공하기가 힘들다.
     

    이때문에 카카오 게임의 라인업이 점차 동시 출시에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는 메이저 업체들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동시 출시라는 제한이 중소 개발사로 하여금 카카오 게임 입점을 포기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동시 출시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사실 하려면 처음부터 했어야 한다. 하지만 뒤늦게 결정한 이상 어쩌랴.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중소 개발사와 상생을 부르짖던 카카오이기에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개발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김태만 (ktman21c@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