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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등장 '아키에이지', 이제 범죄자 소탕도 콘텐츠


  • 최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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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2-05 17:43:17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대표 송재경)에는 독특한 시스템이 하나 있다. 바로 ‘재판’이다.

     

    아키에이지에서 누군가 절도나 PK같이 범죄 행위를 하면 현장에 증거가 남게 되는데, 이 증거를 통해 범죄를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되면 범죄자는 범죄 점수와 불명예 점수를 받게 되고, 범죄 점수가 50점이 넘으면 현상 수배범이 된다. 이 상태에서 PvP로 해당 범죄자가 사망하면 재판을 거쳐 일정 시간 감옥에 수감된다.

     

    ▲ 선량한 게이머가 배심원이 되며, 범죄자는 자신을 변호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범죄 흔적을 24시간 동안 누구도 발견하지 못하면 그 범죄는 ‘없었던 일’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아키에이지에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이용자가 등장했다.

     

    이 이용자는 자신의 집으로 다른 게이머를 끌어들여 살해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자신이 지정한 사람밖에 출입할 수 없는 집의 특성상, 집 안에서 일어난 범죄는 사실상 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이용자는 ‘페인트를 칠하는데 도와 달라’거나 ‘집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다른 게이머를 집 안으로 유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다른 게이머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문을 닫아 탈출할 수 없게 만든 뒤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유사한 방법으로 다른 게이머를 유인해 자신의 집에 가두기도 했다. 등짐을 지게 되면 ‘귀환’이 불가능해지는데, 등짐을 다른 사람의 집에 내려놓을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범죄 과정을 스크린 샷으로 남겨 스스로 인터넷 게시판에 공개했다.

     

    ▲ 29일 관련 글을 올리며 “아직 집에 있다”

    (출처 : gall.dcinside.com/archeage/113775)

     

    극한의 자유도를 추구하는 아키에이지에서는 대부분의 범죄 행동도 콘텐츠로 인정한다.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다른 사람의 작물을 훔치는 서리꾼이 되거나 바다를 누비는 해적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모든 사람에게 쫓기는 무법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범죄가 콘텐츠라면 그 범죄자를 잡아 심판대에 올리는 재판도 콘텐츠이다. 이제 아키에이지에는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범죄자를 심판대에 올리는 ‘히어로’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뭐라고 해도 아키에이지는 우리가 사는 현실처럼, 겁에 질린 타 대륙 이용자를 퀘스트 장소까지 안전하게 호위해주는 훈훈한 이야기가 살아있는 세계니까 말이다.


    베타뉴스 최선아 (bur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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