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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과 자부심의 경계, 폭스바겐 뉴 파사트


  • 황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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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9-12 21:33:08

    실용과 자부심의 경계
    VOLKSWAGEN THE NEW PASSAT

     

     

    수입차를 탄다는 것. 그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차급이라는 얘기다. 이런 모델에 ‘실용성과 경제성’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했다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중형 세단 파사트를 만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수입 중형세단이 바로 신형 파사트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출시 영상


    실용과 자부심의 경계

     

     

    글로벌 시장에서 1,500만 대 이상 팔린 중형세단 파사트의 새로운 모델은 외형이 많이 바뀌었지만 엔진과 변속기는 그대로다. 처음 파사트에 올라 시동을 걸었을 때 느낌도 전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국내에 판매되는 파사트는 독일 생산이 아닌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정통 독일 세단이라는 자부심이 한풀 꺾였지만 탄탄한 차체에서 오는 안정감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발전하는 느낌을 준다.

     

     

    뉴 파사트를 타고 W호텔에서 출발해 팔당대교를 넘어 양평의 라리아 레스토랑까지 도심과 북한강변의 곡선도로와 고속도로를 포함한 100km 구간을 달렸다. 도심구간에서는 듀얼클러치 방식의 DSG 변속기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끄럽고 빠른 변속은 ‘역시 DSG’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서서히 속도를 높일 때 최대토크가 나오는 1,800rpm 부근에서 확 치가 나가는 모습이 좋기도 했지만 곧장 앞차가 멈추면 따라서 서야하니 약간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다.

     

     

    도심을 벗어나 구불구불한 강변을 따라 와인딩 로드가 이어졌다. 디젤 특유의 높은 토크가 언덕을 오르거나 앞차를 추월할 때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골프 2.0 TDI와 같은 엔진인데, 차체는 조금 무거워져 골프보다 조금 더딘 모습이었지만 국산 중형차와 비교하면 훨씬 날랜 녀석임이 분명하다. 파사트에도 골프 GTD와 같은 170마력짜리 엔진이 적용된다면 훨씬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파샤트의 운전석은 몸을 완전히 감싸는 버킷시트는 아니지만 좌우 쏠림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부족한 모습은 아니었다. 전동시트와 위아래, 앞뒤로 조절되는 스티어링휠로 체형에 맞는 운전 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대시보드가 기존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서 밋밋한 감이 있지만 허접해 보이지는 않는다. 지니 맵을 채용한 내비게이션과 버튼들은 조작성이 나쁘지 않다.

     

     


    이제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이 힘을 내며 힘차게 가속했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이르는 시간이 9.1초이지만 실제는 더 빨리 100km/h에 이르는 것 같다. 고속에서 승차감은 안정적이다. 노면 소음이나 바람 소리도 잘 억제하고 있지만 120km/h를 넘어가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140마력 엔진은 딱 140km/h를 넘어가면 가속력이 무뎌진다. 물론 더 속도를 올릴 수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고속도로를 나와 다시 도심으로 들어왔다. 과속방지턱을 비롯해 노면 충격을 잘 받아주는 서스펜션이 마음에 든다. 전보다 조금은 말랑해졌다는 느낌을 주어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으로 생각된다. 브레이크 성능은 나무랄 곳이 없다. 와인딩 로드에서도 풀브레이킹 후 코너에 진입하고, 다시 풀가속하는 것을 반복해 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제동력을 보여주었다. 짧은 시승이라 더 이상 테스트하는 것은 무리였다.

     

    100km를 시승하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12km/L 정도다. 잦은 가감속과 풀가속 등 연비를 신경쓰지 않고 달린 결과다. 평소 데이터를 고려하면 일상 주행에서 15km/L는 찍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폭스바겐 파사트의 자동차 보험료는 얼마?


    보험료산출 기준 : 30세 이상 남자(혼자만) 최초 보험 가입자 기준이며 물적할증사고 금액은 150만 원입니다.

     

    The new Passat 2.0 TDI

    길이

    4,870mm

    넓이

    1,835mm

    높이

    1,485mm

    축간거리

    2,803mm

    공차중량

    1,563kg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배기량

    1,968cc

    최고출력

    140마력(4,200rpm)

    최대토크

    32.6kg·m(1,750~2,500rpm)

    변속기

    6단 DSG

    100km/h 가속

    9.1초

    구동방식

    전륜구동

    서스펜션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연비

    복합 14.6km(2등급), 도심 12.6km, 고속 17.9km

    가격

    4천 50만 원

     

     

    독일 정통 세단의 품격

     

     

     

    폭스바겐 파사트는 D 세그먼트 차종으로 독일어로 ‘무역풍’이란 뜻이다. 1973년 세상에 등장한 파사트는 2005년 6세대 모델이 국내에 들어왔고, 이번에 시승한 뉴 파사트는 7세대 모델이다. 신형 파사트는 이전 세대(전장4,765mm/전폭 1,820mm/전고 1,470mm)에 비해 차체 사이즈(전장 4,870mm/전폭 1,835mm/전고 1,485mm)를 크게 늘렸다. 특히 축간거리는 전 모델에 비해 94mm 늘어나 발을 놓는 여유 공간인 레그룸이 훨씬 넉넉해졌다. 또한 파사트는 트렁크 공간이 커졌다. 529리터 공간에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을 함께 실을 수 있다. 이제 골프장 갈 때 친구의 국산차에 꼽사리 끼어가는 쪽팔림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실내 역시 고급스럽게 꾸몄다. 좌석 시트는 천연 가죽과 부드러운 다이나미카가 쓰여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요추지지대가 있어 장거리 주행 시 편안함을 유지한다. 기본 옵션으로 키리스 엑세스 & 푸쉬 스타트 버튼, 2존 클리마트로닉, 선루프, 크루즈 컨트롤, 파크파일럿(후방), 18인치 알로이휠(Bristol)등이 있다.

     

     

     

    파사트는 안전을 위해 첨단 기술을 사용한다. 인텔리 전트 충동 응답시스템(ICRS)은 사고 발생 시 연료 공급과 배터리 전원을 차단, 비상등이 켜지며 문을 바로 열 수 있게 해준다. 이 밖에도 ABS, ESP,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언덕 밀림 방지 장치(Hill Hold Assist),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사실 뉴 파사트의 옵션은 화려하지 않다. 솔직히 담백하다. 국산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정말 소박한 녀석이다. 차의 본질은 망각하고 나쁘게 말하면 옵션 지랄로 가격만 올리는 것보다 연식과 세대가 바뀌었어도 값을 내리는 폭스바겐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베타뉴스 황영하 (re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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