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우리는 아직 ‘연구소’... 엘엘 슈, 애즈락 COO


  • 강형석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2-03-21 15:33:08

    ▲ 엘엘 슈(LL Shiu) 애즈락 COO(최고 업무 책임자).


    ‘아수스, 기가바이트, MSI’
    국내 시장에서 톱3로 꼽는 메이저 메인보드 브랜드다. 폭 넓은 소비자를 품고 있으며 품질과 기능, 성능 등에서 오랜 시간 인정을 받아 온 그들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하지만 최근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즈락(ASRock)이다.


    우리에게 ‘연구소’로 유명한 애즈락이 최근 MSI를 앞지르고 톱3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Z68 Gen3 메인보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부쩍 이름값이 뛰었다. 국내에서도 애즈락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브랜드 성장을 견인했다. 가히 애즈락의 전성시대라 부를 정도.


    지난해, 그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던 애즈락의 2012년이 궁금하던 찰나에 애즈락 COO(최고 업무 책임자)를 맡고 있는 엘엘 슈(LL Shiu)가 한국을 찾았다. 포근한 인상과 수수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지금까지 위엄 넘치는 임원들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 시장과 애즈락의 전략은 무엇일까?


    ◇ 한국에서의 높은 성장세... 타 국가도 배우라고 말할 정도 = 지난해 애즈락은 국내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뤘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하이엔드에서 약 30%, 전체 라인업으로도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단숨에 조립 PC 시장 톱3 브랜드에 진입했다. 지금까지 애즈락이 저가 브랜드의 인식이 강했지만 이 또한 많이 달라졌다.


    슈 COO는 국내에서의 성장은 디앤디컴과 같은 파트너의 덕이 크다고 공을 돌렸다. 파트너의 마케팅 능력과 적기에 투입한 신제품으로 성장세를 이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즈락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PCI-익스프레스 3.0을 처음 도입한 Z68 Gen3 라인업부터였다.


    "한국에서의 성장세는 놀라워 시장 공략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다른 국가는 오히려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들에게 한국만큼만 하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그만큼 한국에서의 성장은 대단했는데, 도움을 준 국내 소비자들과 파트너사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애즈락은 Z68 Gen3의 성공에 힘입어 새로운 기능으로 무장한 Z77 라인업을 투입할 예정이다. 제품에는 메모리 반응을 높여 포토샵과 같은 작업 속도를 5배 끌어올리는 엑스패스트 램(Xfast RAM), 게임에서의 대기 시간을 5배 높이는 엑스패스트 랜(Xfast LAN), USB 전송속도를 5배 높인 엑스패스트 USB(Xfast USB) 등 사용자 친화적인 기술이 쓰였다.


    총 20여 종의 이상의 인텔 7시리즈 메인보드 신제품으로 지난해 이룬 성공을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슈 COO는 지난해 대비 20% 가량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누가 뭐래도 우리는 아직 ‘연구소!’ AMD 플랫폼 기반에서 일 낸다 = 오랫동안 국내에서 애즈락은 ‘연구소’로 통했다.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기능을 갖춘 메인보드를 통해 독보적인 존재로 각인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메인보드 고급화가 이뤄지면서 점차 연구소의 색이 사라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슈 COO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연구소는 건재하다는 말을 전했다. 지금은 단지 방향성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다.


    "우리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앞뒤 보지 않고 참신한 제품을 선보이려 했다면, 지금은 좋은 기술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편하게 쓸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게 다릅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기술개발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습니다"


    이 말과 함께 그는 AMD 메인보드 플랫폼에서 연구소의 기운이 느껴지는 제품을 접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AMD 메인보드는 하위호환이 가능했지만 기능적 제한이 있었고 하위 CPU는 최신 메인보드에 쓸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애즈락은 현재 AM2, AM3, AM3+ 모두 통합한 메인보드를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MD CPU를 아우르는 메인보드를 개발 중에 있는데, 폭스콘과 함께 호환 소켓을 개발하고 있고 조만간 제품을 선보이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들이 애즈락이 연구소 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엘엘 슈 COO는 인텔 Z77 기반의 메인보드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디앤디컴 노영욱 대표(좌)와 함께 애즈락 Z77 익스트림4를 공개한 엘엘 슈 COO.


    ◇ 메인보드에 강한 애즈락, 타 시장으로 넓히기 전에 ‘한 우물 파겠다’ = 최근 아수스나 MSI, 기가바이트 등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휴대용 제품에 눈을 돌리고 이에 대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두 메인보드로 유명한 브랜드 들이다. 애즈락 역시 이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듯 하지만 슈 COO는 ‘영역 확장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애즈락은 메인보드 시장에서의 텃밭을 가꿔나갈 모양새다. 산업용 메인보드를 출시할 예정인데다 워크스테이션, 서버용 메인보드도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애즈락은 메인보드에 대한 기술과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눈을 팔지 않고 이 시장을 유지해 나갈겁니다. 타 장치로의 시장 확대에는 아직 관심이 없습니다"


    한 우물을 제대로 파나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슈 COO. 치열하게 전개될 중·보급형 메인보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하이엔드 라인업 제품도 꾸준히 선보이면서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소비자 피드백을 위한 전담팀을 꾸려 게이밍/오버클럭 팀을 위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 시장을 견고히 다지기 위한 전략도 준비해둔 상태. 아수스와 기가바이트에서 한국을 담당했던 전문가를 영입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비록 한국이 전체 시장의 5% 수준이지만 의미 자체가 남다르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시장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정말 중요한 국가라고 봅니다. PC 사용자 수준이 타 국가에 비해 굉장히 높고 꾸준히 성장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은 타 시장에서도 성공한 전례가 많습니다. 우리도 이에 주목해 한국 시장에 성공할 제품을 투입해 나갈 예정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다가갈 애즈락을 지켜봐주세요"


    그 누구보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많이 드러낸 엘엘 슈 애즈락 COO. 친근한 모습 만큼이나 국내 PC 시장에서 애즈락이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559007?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