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것이 차세대 그래픽카드다!’ 기가바이트 라데온 HD 7970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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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1-09 18:56:14

    AMD의 야심작! 라데온 HD 7970의 등장

    지난 해, 게이머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게임들이 많이 출시된 한 해였다. 특히 FPS 게임의 양대 산맥인 콜오브듀티와 배틀필드 시리즈의 최신작은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의 불씨를 꽃피웠다.


    그 중 배틀필드3는 다이렉트X 11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요했고 이는 게이머들의 업그레이드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 준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로도 원하는 그래픽 효과를 맛보기 어려운 수준의 사양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은 국내 일부 캐주얼 게임을 제외하면 화려한 그래픽을 통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세계와 화려한 효과, 세밀한 캐릭터를 그려내려면 그래픽카드의 힘이 중요한 포인트로 부각된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게 아니라면 고성능 그래픽카드 선택은 필수다. 게이머들은 성능이 좋은 그래픽카드가 등장할 때면 어김없이 플랫폼 갈아타기도 서슴치 않는다. 그런 게이머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제품이 있으니 바로 ‘라데온 HD 7970’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AMD의 야심작, 라데온 HD 7970이 모습을 드러냈다. 28나노미터 미세공정, 다이렉트X 11.1 지원, PCI-익스프레스 3.0 지원 등 모두 기존 그래픽카드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들이다. 성능까지 기대 이상이니 게이머들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라데온 HD 7970 그래픽 프로세서의 론칭과 함께 많은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관련 제품을 준비·출시하고 있다. 기가바이트 또한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브랜드 중 하나로 출시와 함께 국내에 제품을 선보였다.



    기가바이트 라데온 HD 7970 ‘집중해부’


    기가바이트 라데온 HD 7970은 여느 브랜드의 라데온 HD 7970과 동일한 AMD 레퍼런스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 아직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디자인적인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MD 레퍼런스 디자인 자체도 여러 장점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이 제품도 매력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디자인적으로는 다른 레퍼런스 디자인 기반의 제품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기가바이트가 최근 디자인 컨셉으로 잡고 있는 미래지향적 느낌을 표현했다. 일반 HD 7970 쿨러보다 최대한 기가바이트 제품이라는 느낌을 준다.


    우선 레퍼런스 제품이기 때문에 기가바이트 특유의 울트라듀러블 VGA와 같은 기술은 쓰이지 않았다. 이 기술이 적용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차후 기가바이트의 색이 짙은 고성능 그래픽카드 라인업을 기대해 보자.

     

    ▲ 라데온 HD 7970의 기판 레이아웃. AMD 레퍼런스 디자인과 동일하다.


    ▲ 라데온 HD 7970 그래픽 프로세서, 코드명 타히티(Tahiti). 2,048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물론, GCN 설계가 적용된 덕이다.

     

    ▲ 증기 챔버 방식의 쿨러는 그래픽 프로세서와 바로 맞닿게 설계돼 있다.


    라데온 HD 7970 그래픽 프로세서, 코드명 타히티(Tahiti)로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의 이름에서 따왔다. 전체 프로젝트 코드명은 ‘서던 아일랜드(Southern Islands)’로 남방에 위치한 섬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먼저 타히티는 3세대로 다이렉트X 11 기반의 그래픽 프로세서로 이전 세대 제품보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특히 28나노미터 미세공정이 적용되면서 성능 향상과 발열·전력소모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 트랜지스터 집적 공간이 커졌고 동시에 스트림 프로세서도 넉넉하게 확보 가능해졌다.


    AMD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라데온 HD 7970의 스트림 프로세서 수는 2,048개, 1,536개인 라데온 HD 6970보다 512개 많다. 작동속도는 925MHz로 설정돼 있다. 다소 높게 설정되어 있는 상태지만 28나노미터 공정에 어느정도 여유롭게 만들어진 그래픽 프로세서라 오버클럭 잠재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공정으로 인한 장점은 또 있다. 제로코어 파워(ZeroCore Power) 기술 때문이다. 유휴 상태에서는 15W를 쓰지만 최대절전에서 3W로 전력 소모를 줄이는 이 기술로 최대 전력소모는 AMD 자료를 기준으로 250W 가량이다. 고성능 그래픽카드 치고는 덜 먹고 많이 일하기 때문에 효율 증대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 프로세서 주위를 둘러싼 메모리. GDDR5 규격으로 3GB 용량에 384비트 인터페이스다.


    메모리는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GTX 580과 동일한 구조를 택했다. 384비트 인터페이스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해상도 영역과 범용 컴퓨팅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현실적인 설계이지 않을까 싶다.


    용량은 3GB로 지포스 GTX 580의 1.5GB 보다 두 배 많고 일부 3GB로 용량을 늘린 고급형 GTX 580과는 같다. 그러나 AMD는 하위 제품인 라데온 HD 7950에도 동일하게 3GB, 384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쓸 것으로 보여 향후 라데온 HD 7900 시리즈의 장점이 부각될 듯 하다.


    메모리 작동 속도는 레퍼런스와 동일한 1,375MHz(5.5Gbps)다. 메모리 대역폭은 최대 264GB/s에 달한다. PCI-익스프레스 3.0 인터페이스와 맞물려 해당 메인보드에서는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단자는 AMD 레퍼런스와 동일한 DVI, HDMI,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두 개로 구성돼 있다.

     

    레퍼런스지만 기가바이트의 색 담은 ‘라데온 HD 7970’



    라데온 HD 7970은 ‘잘 빠진’ 물건이다. AMD, ATI 역사상 최고의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은 전력 소비로 폭발적인 성능을 보인다. 순수한 와트당 성능비를 갖춘 제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베타 드라이버로도 GTX 580을 앞서니 정식 드라이버에서는 더 많은 기대를 하게 한다.


    문제는 국내 공급량과 가격이다. AMD는 이 점을 최대한 파악해 공급량 확보에 전력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다. 라데온 HD 5800 시리즈가 그랬고 HD 6900 시리즈도 그랬다. 항상 반응은 좋았지만 공급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해 경쟁사에게 추격의 빌미를 줬다.


    라데온 HD 7970도 과거 라데온 HD 5800 출시 때와 비슷한 기회가 왔다. 엔비디아는 아직 후속 그래픽 프로세서를 선뜻 공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가바이트가 선보인 라데온 HD 7970은 비록 레퍼런스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최대한 ‘기가바이트 제품’ 이라는 느낌을 살린 그래픽카드다. 왜 레퍼런스 밖에 없는가라고 묻는다면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어쩔 수 없이 당분간은 레퍼런스를 지겹게 봐야 한다. 앞으로 기가바이트의 색이 담긴 라데온 HD 7970을 기다려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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