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엔비디아 차세대 3D비전 공개했지만... 호환기기는 국내에 없어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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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10-18 10:05:00

    엔비디아가 3D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자사의 솔루션 ‘3D 비전(VISION)’의 후속 제품인 3D 비전 2를 선보였지만 이를 지원하는 모니터가 국내 수입되지 않거나 구체적인 발매 일정이 불투명해 향후 국내 시장 전개가 활발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14일, 엔비디아코리아는 삼성동에 위치한 자사 사무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갖고 3D 라이트부스트(Lightboost) 기술을 적용해 3D 특유의 밝기 저하 현상을 없애고 크기와 편의성을 높인 3D 비전 2를 발표했다. 전작인 3D 비전 발표 후, 약 2년만의 후속 제품으로 엔비디아는 이 제품을 통해 향후 PC 환경에서 3D 가속화를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했다.


    새로운 3D 비전은 기존 제품보다 안경 크기가 약 20% 가량 커져 27형 모니터에도 불편함 없도록 만들어졌다. 크기는 커졌어도 무게는 기존 3D 비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무게로 인한 피로도를 줄인 점이 눈에 띈다.


    재질도 유광 플라스틱에서 무광 복합재질로 바뀌어 착용감 및 반사로 인한 불편함을 줄였다. 안경 안쪽에는 빛을 차단하는 칸막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를 얹었다.


    제품은 셔터글래스 방식으로 좌우 렌즈가 초당 60번 움직여 3D 효과를 만든다.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렌즈 특유의 효과로 화면이 조금 어두워질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를 3D 라이트부스트 기술로 해결했다. 환경에 따라 모니터 밝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일반 모니터를 보는 수준의 밝기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3D 비전 2를 유선과 무선으로 나눠 발매한다. 무선은 송수신기를 포함해 149달러(원화 약 17만원 상당), 송수신기가 없는 제품은 99달러(원화 약 11만원 상당)다.

     

    ▲ 엔비디아가 공개한 3D 비전 2. 3D 라이트부스트라는 신기술이 쓰였지만 국내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 신기술 적용했지만 이를 적용한 모니터는 단 ‘1종’ 그마저 국내 수입 ‘미지수’ = PC 환경의 3D 가속화를 이루겠다며 야심차게 선보인 3D 비전 2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존 3D 비전을 지원하는 3D 모니터는 그대로 호환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3D 라이트부스트 기술이 적용된 모니터는 아수스가 선보일 VG278H 1종 뿐, 하지만 국내 수입될 가능성이 낮다.


    아수스코리아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PC 주변기기, 노트북 외 모니터나 타 장비를 국내 수입하고자 하는 논의는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현재 3D 비전 2를 지원하는 모니터는 아직 국내 수입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수스 외에도 향후 에이서와 벤큐 등 모니터 제조사에서도 라이트부스트 호환 모니터를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두 브랜드 중 국내 유통되고 있는 브랜드는 벤큐 뿐이다.

     

    ▲ 첫 3D 라이트부스트 기술 지원 3D 모니터인 아수스 VG278H. 하지만 국내 수입은 불투명하다.


    삼성이나 LG 등 주요 대기업 역시 3D 비전 2 지원에 인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자체 3D 입체영상 솔루션이 확고하게 갖춰진 상황에서 엔비디아와 함께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국내 PC 소비자가 3D 비전 2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줄어든다. 주요 기능은 쓸 수 없어 사실상 크기만 커진 3D 비전을 쓰는 것과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좌우 60매의 영상을 표시하는 셔터글래스 방식 상, 3D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많은 비용이 쓰이는 점도 소비자가 PC에 3D 도입을 주저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는 120Hz 모니터의 가격도 문제지만 PC의 사양도 높아야 부드러운 3D 화면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엔비디아 3D 비전을 쓰기 위해서 무조건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써야 하기에 소비자 선택의 폭도 제약을 받는다.


    안경을 쓴 사람을 위한 배려가 없는 것도 이 제품의 걸림돌 중 하나다. 3D 비전 셔터글래스 안경의 크기는 커졌지만 안경을 쓴 사람이 쓸 경우, 제품이 흘러내리거나 안경 위에 걸쳐야 하는 굴욕을 겪어야 한다. 셔터글래스 방식이 갖는 한계라지만 그 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다면 최소한의 대비를 해야 했는데 엔비디아는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안경 쓴 사람을 위한 별도의 장치를 내놓을 계획이 있냐는 기자의 물음에 "아직까지 그것에 대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별도 장치에 대한 부분은 차후 본사에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셔터글래스 방식의 3D 영상이 갖는 아쉬움을 해결해주는 3D 라이트부스트 기술.
    국내에서는 그저 남의 나라 얘기일 수 있다.


    대부분 신제품을 선보일 때, 다양한 호환 라인업을 통해 선택의 폭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PC 시장에서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그에 반해 3D 비전은 처음부터 넓은 선택의 폭을 갖추지 못했다. 표준은 맞췄지만 자사의 그래픽카드와 호흡을 맞춰야 했고 모니터 역시 국내 시장에서 초기 도입이 늦고 가격도 비쌌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3D 비전 2를 제대로 쓰려면 해외에서 모니터를 구매대행해 쓰거나 기존 3D 모니터를 통해 기존 3D 비전처럼 써야 한다.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없다면 ‘속 없는 찐빵’과 같은 모양새다. 물론 여러가지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건 왜일까.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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