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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8 직접 써 보니... “태블릿 감성 담은 윈도우7”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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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9-19 17:49:02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Build)‘를 통해 자사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우 8의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윈도우 8은 일반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운영체제다. 모바일 기기를 위해 윈도우폰 7에 처음 적용한 ‘메트로‘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접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는 “윈도우8 운영체제가 공개된 이후 12시간 만에 자사 홈페이지에서 50만 회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진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정식 출시는 2012년으로 예정으로, 초기 관심몰이는 성공한 셈이다.

     

    현재 윈도우 8 프리뷰 버전은 32비트, 64비트, 개발자 툴이 포함된 64비트 총 세 가지 버전을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해 볼 수 있다. 백문이불여일견, 윈도우 8은 과연 어떤 운영체제인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직접 설치해 써봤다.

     

    ◇ 윈도우 시작 메뉴는 메트로 UI로 탈바꿈 = 윈도우 8에서 궁금했던 점이 부팅 속도였다. 8초대의 빠른 부팅이 가능하다고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밝혀졌는데, 처음 설치 후 부팅을 해보니 빈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 사각의 타일로 이루어진 메트로 UI

     

    부팅후 처음 만나는 화면은 잠금 화면이다. 윈도우폰7과 동일한 방식으로 화면을 클릭해 위에 끌어 올리면 된다. 사용자 로그인은 윈도우 라이브 계정을 쓰면 된다. 안드로이드와 iOS처럼 클라우드를 활용하게 될 것을 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그인 후 만나게 되는 화면은 메트로 스타일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제어판, 트위터 등의 여러 애플리케이션이 사각형의 타일 형태로 화면에 배치되어 있다.

     

    윈도우 8의 메트로 UI는 윈도우폰7에서 처음 도입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큰 화면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터치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좋다. 실제로 마우스로 이용해 메트로 UI를 써보니 답답했다. 화면을 터치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메트로 UI 화면에 배치된 타일은 크기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위치로 이동도 된다. 타일을 마우스로 잡아끌기만 하면 배치를 바꿀 수 있다.

     

    화면은 좌우로 이동할 수 있다. PC 환경에서는 마우스 휠을 사용하거나 하단의 스크롤 바를 이용하면 된다. 키보드 방향키를 이용하면 타일 단위로 이동할 수 있다. 터치 스크린을 적용한 모바일 기기에서는 터치 조작으로 쉽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에는 좌측 하단에 시작 메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트로 UI는 바로 이 시작 메뉴를 탈바꿈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윈도우 8에는 메트로 UI 외에 기존의 윈도우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지원하고 있다. 윈도우 UI에서 시작 메뉴 버튼을 누르게 되면 메트로 UI로 전환된다. 더는 예전에 쓰이던 시작 메뉴를 볼 수 없는 셈이다.

     

    ▲ 시작 메뉴 버튼을 누르면 메트로 UI로 전환된다

     

    ◇ 전통적인 윈도우 환경은 그대로 = 윈도우 운영체제답게 윈도우 8은 기존의 윈도우 환경도 지원하고 있다. 메트로 화면에서 ‘데스크탑‘ 타일을 누르거나, 왼쪽 하단으로 마우스 이동후 나타나는 메뉴 창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면 전환이 된다.

     

    ▲ 전통적인 윈도우 UI에서 IE를 실행한 모습

     

    기본 모습은 윈도우 7과 흡사하며, 사용방법도 다른 점은 없다. 다만, 기존의 시작 메뉴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썬 많은 불편함을 가져오고 있다. 이 부분은 보완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업 표시줄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탐색기가 설치되어 있다. 탐색기를 실행해 보니 상단이 리본 메뉴로 바뀐 걸 볼 수 있다. MS 오피스에 먼저 적용된 이 기능이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된 셈으로, 홈·공유·보기 등으로 이루어져 더 편리하게 탐색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 메트로 UI와 전통적인 UI 각각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 = 윈도우 8에서 애플리케이션 구동은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즉 메트로 UI와 전통적인 UI에서 각각 다르게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게 된다.

     

    전통적인 윈도우 UI에서의 애플리케이션은 기존과 동일하다. 스티브 발머가 윈도우 7 애플리케이션과 100% 호환된다고 밝혔던 만큼 사용자는 어려움 없이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다르게 메트로 UI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용 앱은 윈도우 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게끔 지원되며, 기본적으로 전체화면으로 실행된다.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만, 한 화면에서 여러 창을 볼 수는 없다.

     

    멀티태스킹시 백그라운드에 작동 중인 앱은 ‘일시중지(Suspended)‘ 상태가 된다. CPU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메모리(RAM)도 일시 중지 직전의 상태에서 멈추게 된다. 이로써 구동된 앱은 하드웨어에 최소한의 부담만 주는 셈이다. 일시중지 상태의 앱은 일정 시간 동안 다시 실행되지 않으면 종료되게 된다.

     

    ▲ 앱을 일시중지 시켜 효율적으로 멀티태스킹을 관리한다

     

    매트로 UI에서 전용 앱이 아닌 기존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게 되면 전통적인 윈도우 UI로 전환되면서 실행이 되게 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애플리케이션의 구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앞으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 각 환경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 윈도우 8은 기대반 우려반 = 애플은 PC와 모바일 기기를 완전히 별개로 인식하고 제품을 만들었다. 그 덕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사용하기 쉬운 아이패드가 나올 수 있었다.

     

    반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8은 다분히 계산적인 의도하에 PC와 태블릿을 하나로 묶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운영체제에서 윈도우로 이미 수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모바일 분야는 열세를 면치 못 하고 있다. 이를 만회할 수단이 윈도우 8인 셈이다. 통합 운영체제를 이용해 PC 사용자를 자사의 모바일 생태계로 끌어 들일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PC 운영체제로 윈도우 8을 선택한 사용자는 태블릿에서도 윈도우 8을 설치할 것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블릿에 마우스를 연결해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까? PC 모니터를 화면 터치해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PC와 태블릿의 통합운영체제를 선보였지만, 결국 PC에서 메트로 UI를 쓰는 사람은 드물 것이고, 태블릿에서 전통적인 윈도우 UI는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런 방식은 사용자에게 불편함만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베타뉴스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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