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특집] ② 대만 3대 게임사 화이, 이스포츠 대박을 쏘아 올리다!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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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6-08 17:23:15

    [특집] ① 가깝고도 먼 대만 게임시장, 스페셜포스 앞세워 이스포츠 붐

    http://www.betagame.kr/at/541905

     

    대만의 날씨는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아침에 해가 바싹 내리 쬐다 점심땐 비오고 오후에 다시 갠다. 습도가 높아선지 대낮에도 외출하기가 꺼려지는 날씨다. 

     

    대만 게임업체 화이(WAYI)사를 찾아간 날도 딱 이랬다. 화이사는 타이베이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대만 IT 타운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대만 정부가 자국 IT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해 놓은 대규모 단지로 대만 IT업체들이 대부분 모여 있다. 화이사 건물 맞은 편에는 대만 대표 IT업체 벤큐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 들어서자 화이사 여직원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화이가 위치한 IT타운엔 대만의 유명한 IT 업체들이 대부분 몰려있다>
    <밖에서 본 화이사 건물, 외관은 깔끔하다>
    <화이사가 자체개발 한 MMORPG 81KEYS에 등장하는 캐릭터, 입구앞에 세워져 있다>
    <이스포츠를 일으킨 스페셜포스, 스포의 성공으로 화이는 지난 2월 115% 매출 상승했다> 
     

    화이, 대만 온라인게임 전도사
    화이는 감마니아, 소프트월드와 함께 대만 3대 게임 업체로 통한다. 규모는 감마니아, 소프트월드에 비해 작지만 내실은 가장 튼튼한 회사다. 화이는 대만에 온라인게임을 처음 서비스 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화이가 창립 될 당시, 1990년대 대만시장은 패키지 무협게임 일색이었다.

     

    당시 세계를 강타한 스타크래프트도 대만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유일한 멀티 게임은 카운트스트라이크 정도였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넘어오면서, 대만 게임사들은 온라인 게임에 눈 뜨기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은 대만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 한국처럼 PC방이 우후죽순 늘어났고,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 졌다.

     

    화이는 캐주얼 MMORPG ‘스톤에이지’를 서비스 했다. 처음엔 화이의 ‘스톤에이지’와 감마니아의 ‘리니지’가 온라인게임 시장을 독점했다. 스톤에이지는 리니지에 비해 인지도가 약해서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했다. 화이는 게임의 인지도보다 서비스를 중요시 했다. 이벤트를 자주 열고 다양한 유료화 모델을 제시해 유저들을 끌어들였다. 이후 소프트월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서비스하면서 화이, 감마니아, 소프트월드의 삼파전이 시작된 것이다.

     

    화이는 열혈강호 온라인, 그라나도에스파다 등 한국 게임을 가져와 연달아 히트 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갔다. 해외게임 서비스 만큼 자체 게임개발에도 신경을 썼다. 화이는 캐주얼 MMORPG '81KEYS'를 개발해 일본, 홍콩, 터키, 인도 등에 수출했다. 본사 직원수는 어림잡아 100명 남짓, 대만 대표 게임사 치고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다른 게임사에 비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화이사의 특징이다.

     

    <내부 개발팀. 대만 대표 게임사 치고 직원수는 많지 않다>

    <게임사업과 이스포츠를 총괄하는 에바 창 이사. 집무실을 보면 게임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사내에 위치한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연습장, 대만은 스타1보다 스타2의 인기가 높다> 

     

    화이, 스페셜포스로 이스포츠에 도전!
    회사분위기는 한국의 여느 게임업체와 비슷하다. 크게 게임 개발팀과 서비스팀이 있고, 건물 1층에는 이스포츠 스튜디오가 있다. 스튜디오에선 이스포츠 경기를 진행하고 방송하는 곳이다. 이곳에선 매주 이스포츠 경기가 진행되며 매 경기는 인터넷과 방송으로 중계된다. 이스포츠에 대한 화이의 열정은 대단하다. 대만 이스포츠협회 회장사를 맡을 만큼, 이스포츠 사업에 적극적이다.

     

    변화에 민감한 화이는 3년 전부터 이스포츠 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MMORPG 시장은 포화상태였고, 정부의 PC방 규제 정책으로 대만 전역의 PC방들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이다. 게임 산업의 든든한 기반이었던 PC방들이 사라지면서 대만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화이는 이스포츠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이때부터 화이사 직원들은 이스포츠의 성지인 한국을 다니면서 게임리그의 노하우를 배웠다. 화이는 한국의 이스포츠 문화를 벤치마킹해 대만에 도입했다. 무엇보다 어떤 게임을 이스포츠 종목으로 정착시키냐가 고민이었다. 한국 이스포츠의 핵심 스타크래프트는 대만에서 통하지 않는다. 화이는 전략게임보다 FPS쪽으로 눈을 돌렸다.

     

    카운터스트라이크가 대만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전략보다는 FPS가 더 먹힌다고 판단했다. 화이는 기존에 서비스 했던 스페셜포스를 이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스페셜포스를 택한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사실 스페셜포스는 서비스 초기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이미 카운터스트라이크가 FPS 시장을 주도한 상태여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게임인 만큼 대만 이스포츠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섰다. 화이는 스페셜포스를 전면에 내세워 이스포츠 리그를 진행했다.

     

    스페셜포스 리그는 대만에서 ‘대박’을 쳤다. 대만에서 이스포츠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PC방을 중심으로 진행된 첫 리그가 성공적으로 치뤄지고, 2회 리그 부터는 방송국과 연계해 대중적인 문화로 키웠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생방송으로 진행한 세계챔피언십 대회는 대만 프로야구 시청률까지 눌렀다. 경기가 펼쳐지는 날에는 4천명 이상의 관객들이 현장에 몰리고, 휴일 황금시간대에도 이스포츠가 방송이 된다.

     

    스페셜포스 리그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화이는 올 2월 매출이 115% 이상 뛰었다. 아울러 대만에서 스페셜포스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화이는 스페셜포스 리그를 중심으로 카트라이더와 스타크래프트2를 추가해 이스포츠 규모를 확장했다.

     

    <화이가 이스포츠팀 '스파이더', 대부분 대만 게임사들은 자체 이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

    <스파이더 팀이 대회에 출전해 받은 트로피와 상패들>

    <대만 게임리그 TESL은 프로야구 시청률도 누를 정도로 인기다>

     

    변화무쌍한 대만날씨를 닮은 게임사

    화이는 대만 게임 산업이 벽에 부딪혔을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 돌파구를 제시했다. 패키지 시장 위축 됐을 때 온라인 게임으로 방향을 돌렸고, PC방 침체로 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도 이스포츠로 활로를 뚫었다.

     

    화이는 내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이용한 소셜네트워크 게임 서비스에도 적극적이다. 화이는 "게임은 인지도보다, 운영과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게임서비스를 총괄하는 에바 창 이사는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이라고 대만에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서든어택도 대만에 진출했지만 스페셜포스만큼 성공하지는 못했다. 게임의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현지사정에 맞는 발 빠른 운영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 눅눅했던 하늘이 걷히고 어느새 하늘이 화창해 졌다. 늘 변화를 추구한 화이야 말로 변화무쌍한 대만 날씨와 가장 많이 닮은 회사가 아닐까. 섬나라 대만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제법 기분 좋게 느껴진다. 

     

    <건물 1층에는 이스포츠 경기장과 스튜디오가 위치해 있다. 이스포츠 관련 용품을 일반인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대만도 한국만큼 프로게이머들의 인기가 높다. 대만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

    <매주 이곳에서 경기를 진행하며 경기 장면은 인터넷과 방송으로 중계된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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