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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급 DX11 그래픽카드의 '선봉장' 사파이어 라데온 HD 6790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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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5-03 18:07:57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2세대 DX11 그래픽카드 경쟁

    게임용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곳은 10~20만원대 주류(Mainstream)급 시장이다. 고성능 라인업은 제조사의 실력을 가늠하는 신경전이 펼쳐지는 곳이라면 주류급 시장은 말 그대로 점유율과 판매량을 좌우하는 접전지이기 때문이다. AMD와 엔비디아는 이 시장을 지키고 또 빼앗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붓는다.


    주류급 시장은 여러가지를 만족해야 하는데, 특히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대비 성능, 효율성 등이 뛰어나야 안정적인 시장 안착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제조사의 브랜드와 제품 품질 등을 통해 전체 점유율이 판가름난다.


    최근 주류급 시장에서 격돌한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550 Ti와 라데온 HD 6790이다. GTX 550 Ti는 GTS 450의 후속으로 HD 6790은 HD 5770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 2세대 다이렉트X 11 주류급 그래픽카드 시장 격돌 = 오랜 시간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만나 온 AMD와 엔비디아. 이번에는 2세대 다이렉트X 11로 다시 맞붙었다. AMD는 라데온 HD 6000 시리즈, 엔비디아는 지포스 500 시리즈를 각각 전면에 내세우고 각각 향상된 성능과 전력 효율 등을 강조하며 경쟁에 나섰다.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가격이나 구성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면 주류급은 다르다. 일반 소비자를 만족 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특히 주류급 소비자는 성능과 가격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제품으로 주목 받기 어렵게 됐다.


    이에 두 제조사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전까지 주류급 그래픽카드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변화를 준 것이다.



    ▲ 라데온 HD 6790과 지포스 GTX 550 Ti의 사양. 기존 주류급 제품과 비교해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2세대 다이렉트X 11 시대로 오면서 주류급 제품의 큰 변화는 메모리 인터페이스라 할 수 있다. 지포스는 192비트, 라데온은 256비트로 기존 128비트에 비해 1.5~2배 높아졌다.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증가하면 고해상도 영역에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은 고급형 제품에 쓰였으나 주류급 메모리에까지 영역이 확대된 것이다.


    이는 게임의 고사양화 및 고해상도화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최근 모니터 해상도가 대부분 22형(1,680 x 1,050)~23형(1,920 x 1,080)이 되는 상황에서 128비트 인터페이스로는 이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주류급 그래픽카드에도 성능 향상 붐이 몰려 오고 있는 셈이다.



    ▲ 최근 게임들의 그래픽 효과가 주류급 그래픽카드 트렌드 변화를 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쪽은 AMD다. 이번에 선보인 라데온 HD 6790은 256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와 고속 GDDR5 메모리 등 상위 제품에 버금가는 사양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주류급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라데온 HD 6790이 주류급 그래픽카드 이상의 매력 갖춰

    라데온 HD 6790 중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단연 사파이어로 이미 국내 AMD 그래픽카드 사용자 가운데서도 두터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안정적인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인기 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 이엠텍이 유통하는 사파이어 라데온 HD 6790.


    사파이어 라데온 HD 6790은 800개의 스트림 프로세서에 256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통해 게이밍 환경 및 그래픽 가속 환경에서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라데온 HD 5770, HD 6800 시리즈에 각각 기반을 두고 있다.


    AMD 라데온 HD 6790 프로세서는 40나노미터 설계 기반으로 구조는 이전 HD 5000 시리즈와 같은 VLIW5를 쓴다. 이는 1개의 쉐이더 프로세서 속에 1개의 함수연산 프로세스와 4개의 부동소수점·정수연산 프로세스가 묶인 구조로 대규모 병렬 처리에 강하도록 개발된 구조다. 라데온 HD 6800 시리즈부터는 이를 더 개선한 VLIW4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래픽 처리 구조가 이전 HD 5000 시리즈와 동일한 점을 감안하면, HD 6790의 그래픽 프로세서는 HD 5770의 성능 개선 버전일 가능성이 크다. 작동 속도는 840MHz다.


    메모리는 최근 라데온 그래픽카드 공통으로 채용하고 있는 GDDR5를 썼다. 눈에 띄는 것은 고급형 제품과 동일한 256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채용했다는 점. 메모리 인터페이스와 용량이 넉넉할 수록 고해상도 영역 처리에 능하다. 스트림 프로세서의 수는 적지만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넉넉해 실제 성능은 라데온 HD 5770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용량은 1GB로 여느 그래픽카드들 추세를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속도는 4,200Gbps(1,050MHz)로 빠른 편이다.


    ◆ AMD 라데온 HD 6790 vs 엔비디아 지포스 GTX 550 Ti


    AMD와 엔비디아가 주류급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자존심을 걸고 선보인 라데온 HD 6790과 지포스 GTX 550 Ti, 두 제품의 우열을 가려봤다.


    테스트는 인텔 코어 i7 2600K 프로세서와 아수스 P8P67 디럭스 메인보드, 지스킬 PC3-12800 4GB NQ 메모리, WD 벨로시랩터 150GB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진행됐다. 전원 공급 장치는 기가바이트 오딘GT 800와트 제품이 쓰였다.


    전 세대의 주류급 그래픽카드 비교를 위해 테스트에는 라데온 HD 5770, 지포스 GTS 450이 함께 투입됐다. 2세대 다이렉트X 11 그래픽카드가 1세대 제품 대비 어느 정도 성능 향상이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좋겠다.



    다이렉트X 11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 11 테스트에서는 라데온 HD 6790의 성능이 돋보인다.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두 배인 만큼, 동일한 스트림 프로세서를 지닌 라데온 HD 5770과의 성능 차이가 뚜렷함을 알 수 있다. 코어 수는 다르지만 메모리 인터페이스의 차이를 보이는 지포스 GTX 550 Ti와 비교해도 성능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헤븐 벤치마크 2.1에서도 라데온 HD 6790이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192비트인 GTX 550 Ti도 선전하는 모습이지만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128비트 인터페이스인 HD 5770과 GTS 450은 20프레임을 조금 넘기는 수준의 성능임이 확인됐다.

     


    ▲ 클로즈베타로 진행된 블레이드 앤 소울 테스트, 게임 캐릭터로 필드를 누비며 전투를

    진행 했을 때의 평균 프레임을 측정 했다. 온라인게임 특성상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일부 최종 결과 값에는 오차가 있을 수 있음을 참고하자.


    지난 1일까지 진행된 바 있는 블레이드 앤 소울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확인한 결과, 라데온 HD 6790의 성능이 GTX 550 Ti 대비 10% 가량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메모리 인터페이스의 차이가 승패를 좌우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의 경우, 일부 엔비디아와 협력이 이뤄진 게임은 지포스 그래픽카드에 조금 더 유리한 프레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면 전반적인 밸런스가 잡힌 HD 6790이 조금 더 메리트를 제공한다고 볼 수도 있다.


    AMD도 최근 게이밍 이볼브드(Gaming Evolved)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지원을 하고 있고 협력 게임에서는 지포스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부분은 해당 게임을 자주 즐기는 게이머에게 고민을 안겨 줄 수 있겠으나 장기적인 특징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부분이라 판단된다.

     


    ◇ 비슷한 가격대, 다른 성능... 주류급 시장 판도 변할까? = 라데온 HD 6790과 지포스 GTX 550 Ti의 성능은 미묘하게 차이를 드러냈다. 게임 내에서는 최적화 상태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하드웨어 사양이 뛰어난 라데온 HD 6790 쪽이 우세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이렇게 된다면 가격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2011년 5월 3일 기준으로 두 제품의 가격은 모두 최저가 기준 17만원대로 큰 차이가 없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성능에 차이가 있다면 소비자는 과연 어디에 손을 들어 줄 것인가? 당연히 성능이 우세한 쪽을 선택할 것이다.


    라데온 HD 6790은 AMD가 작심하고 내놓은 전략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공격적인 가격대 책정에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제원과 성능은 게이머가 자연스레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몇몇 우려가 되는 요소가 남아 있으나 사소한 부분이 제품의 장점을 뒤집을 정도라 보기 어렵다.


    소비자는 과연 어디에 손을 들어 줄 것인가. 주류급 2세대 다이렉트X 11 그래픽카드 시장 경쟁은 이제 막이 올랐을 뿐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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