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젤리스트(evangelist)는 전도자라는 의미로 크리스트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전도사를 뜻한다. 이러한 '에반젤리스트'라는 존재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업계가 IT 분야다.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크 열풍과 함께 언제부터인가 에반젤리스트란 닉네임이 붙은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한 번 파고든 주제에 대해 최신 이슈와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SNS를 등에 업고 전통 미디어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인터넷이란 통로를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보급하고 대중화하는 데 일조하는 이들을 에반젤리스트라 한다.

 

이처럼 IT 업계는 기술 진보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서비스나 디바이스가 출현하는 탓에 단순한 메시지 이상의 것을 전달할 수 있는 에반젤리스트라는 존재가 부각되고 있다. 기능적인 것, 단순히 서비스와 디바이스의 장점을 열거하는 통상적인 메시지만으로는 차별화 한계가 있는 만큼 그야말로 마치 종교를 전도하듯이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좀처럼 뿌리 내리기 힘들다.

 

= 애플 CEO 스티브 잡스

 

올 4월 발표와 함께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애플 아이패드와 아이폰4를 생각해보자. 아이폰4는 국내 출시되기도 전에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이끌었다. 미래 PC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아이패드는 전자출판업계의 구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원맨 경영으로 유명한데, 잡스는 정보 관리와 함께 본인 스스로를 활용하는 마케팅 능력으로도 유명하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이벤트로 본인 스스로가 광고가 되고 이슈를 만듦으로서 애플의 다음 제품이 무엇일지에 대한 기대감을 세상에 안겨준다.

 

이를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롤 통해 퍼트리게 하고 뛰어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이벤트화 해, 퍼블리시티 역할을 해왔다. 잡스의 발언은 매스 미디어나 애플 팬들이 신제품 정보를 입수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 더욱 더 주목받는다.

 

스티브 잡스를 다룬 책 중 하나는 애플이 잡스 추방 후 부진을 거듭한 이유의 하나로 사내 정보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그리고 잡스가 복귀 후 가장 먼저 정보 관리 방법을 고치는 것으로, 사내 정보 누설을 막았음을 말한다. 잡스는 홍보팀 동석 없이 언론과 이야기해선 안 된다는 새로운 룰을 만들었다. 정보 누출은 내부 결속이 약한 기업을 더욱 약하게 만들고 이는 적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 잡스의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고심 끝에 잡스는 기업에 있어 정보를 유효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댐에 모인 물은 그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방수했을 때 큰 힘을 발휘하듯이 한 번에 정보를 꺼내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이며 게다가 마케팅 예산을 줄일 수 있는지를 잡스는 스스로 체득한 셈이다.

이와 같이 에반젤리스트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상품의 장점을 전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유효하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종교를 전파하는 듯 카리스마를 갖췄기에 에반젤리스트란 단어가 적절하다 할 수 있다. 특히, 스토리 마케팅 기법이 널리 쓰이는 현재로서는 확실히 에반젤리스트와 같은 메시지가 필요하다.

 

또, 에반젤리스트가 메시지를 독점하는 수법은 잡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의 출처를 집약하는 것에서 효과적으로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전략이다.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가 대두되는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정확하고 유효한 기업 메시지는 보다 중요하며 애플의 상품 전략과 동시에 잡스의 마케팅 전략에서도 배워야 할 것은 많다.

베타뉴스 이상우 (oowoo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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