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종 휴대용 게임기의 자존심, GPH 카누(CAANOO)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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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10-19 14:15:18

    일본 게임기 일색에서 당당하게 자리한 국산 휴대용 게임기


     

    전 세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세를 그려 나가고 있지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닌텐도 DS 등 일본산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흘러가는 상황이고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로 이미 일본산 제품이 시장 전체를 차지했다.


    이 상황은 과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닌텐도의 게임보이 어드밴스나 반다이의 원더스완 등 대다수 소비자들이 접한 휴대용 게임기는 일본의 품에서 태어났다.


    국내에 대항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기초를 다진 게임파크의 GP32는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경쟁 제품들 대비 큰 성과를 이루진 못했다. 경쟁 제품과 비교해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국산 휴대용 게임기였고 여러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 받았다.


    이후 GP32의 개발 인력이 다시 모여 2004년 게임파크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한 뒤, 국산 휴대용 게임기 개발은 다시 탄력을 받아 2007년 GP2X F-100을 선두로 F-200, GP2X 위즈(Wiz) 등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과 닌텐도 DS에 다시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했던가? 게임파크홀딩스(GPH)는 GP2X 위즈의 뒤를 잇는 차세대 게임기인 '카누(CAANOO)'를 들고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카누.


    한국형 휴대용 게임기 카누의 진면목... '갖출 것 다 갖췄다!'


    이른바 '명텐도'로 잘 알려진 카누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휴대용 게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기체 가운데 3.5형 크기의 액정 화면이 자리했고 양쪽에는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컨트롤러를 얹었다.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또는 닌텐도 DS와 비교한다면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에 더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 닌텐도 DS처럼 폴더 방식이 아닌 PSP와 같이 액정과 컨트롤러가 개방된 형태를 하고 있다.

     

    ▲ 일반 휴대폰에 쓰이는 24핀 충전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는 카누.


    게임기의 주변부를 살펴보면 다양한 단자와 버튼이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단부 측면에는 L, R 버튼과 음량 조절 스위치, SD카드 슬롯이 있으며 하단부 측면에는 USB 연결 단자와 휴대폰 충전에 쓰이는 24핀 단자를 지녔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24핀을 쓰는 휴대폰이 많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측면에는 전원을 켜고 끄기 위한 스위치가 있다. 아래로 한 번 내리면 전원을 켜고 끌 수 있고 위로 올리면 홀드 기능이 작동해 어떠한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다. 게임기가 작동하면 좌측에 파란색 LED가 켜져 시각적인 멋을 준다.


    ▲ 카누의 후면부, 스테레오 스피커를 지녀 휴대용 게임기로는 뛰어난 음질을 갖췄다.

     

    ▲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덕에 이를 위한 스타일러스 펜을 후면에 준비했다.


    카누의 액정을 살펴보니 단순 액정 화면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것인데 이를 통해 게임에서 더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했다. 해상도는 320x240으로 3.5형 크기에서 보기에 적합한 해상력과 색상을 지녔다.


    터치스크린 방식이다보니 게임기에는 터치펜도 함께 제공되고 있다. 본체 뒷편에 별도의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어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된다.


    이 외에 중력 센서와 진동 모터를 얹어 게임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중력 센서는 좌우로 흔들어 하는 만큼 몰입감을 더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타 휴대용 게임기에 없는 카누만의 장점이다. 와이파이를 통해 게임기간 무선 대전을 즐길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 둥글게 만들어진 조작 컨트롤러, 십자키에 비해 피로도가 적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휴대용 게임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게임을 즐겼을 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카누는 그 부분에서는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게임기 끝을 둥글게 처리하고 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굴곡 처리를 완만하게 해 오래 쥐고 있어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컨트롤러 부분도 십자키가 아닌 둥근 아날로그 형태로 디자인 되어 조작감도 좋다. 무엇보다 대전 게임에서 기술을 사용 할 때 편리함을 준다. 버튼과 상단의 L, R 버튼의 감촉은 뛰어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사용자가 버튼 입력시 재빨리 반응해 주고 있다.


    여기에 홈 버튼과 1, 2 버튼이 전면에 있으며 마이크 단자도 준비돼 있어 여러 환경에 대비하고 있는 점은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 디지털 카메라나 멀티미디어 기기에 쓰이는 SD 카드를 주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기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크게 튀는 부분은 없으나 전반적 밸런스는 뛰어나게 셋팅됐다. 533메가헤르츠(MHz) 속도의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3D 가속기와 128메가바이트의 메인 메모리 등을 얹어 최대한의 성능을 내도록 했다.


    배터리는 최대 6시간의 게임 플레이 시간과 5시간의 동영상 재생, 8시간 음악 재생 시간의 성능을 보인다. 다른 게임기도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만큼 경쟁력이 있는 부분으로 부각된다.


    매체는 SD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별도의 디스크나 패키지를 사용하지 않고 범용 소형 미디어를 채택한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매체는 SDHC 규격의 대용량 장치도 지원하고 있어 원하면 언제든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명텐도'에서 끝이 아닌,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자존심'으로...


     

    ▲ 개발자, 소비자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는 펀GP 앱스토어.


    GP32를 포함해 이미 4개의 휴대용 게임기를 선보인 바 있는 GPH, 카누를 선보이면서 그 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아낌 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 결실은 펀GP라는 앱스토어로 일궈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을 살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콘텐츠의 부족도 실력 있는 개발자에게 제작 툴을 개방하면서 해결하려는 노력도 함께 하는 점도 눈에 띈다. 개발자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펀GP를 통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현재는 제품 출시 및 앱스토어 오픈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느끼기 힘들지만 애플과 안드로이드가 꾸준한 시간을 두고 시장을 키워 온 만큼 카누의 펀GP 역시 꾸준히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다면 콘텐츠 가뭄은 단숨에 해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멈추지 않는 즐거움, 무궁무진한 잠재력 함께 갖춘 국산 휴대용 게임기 = 카누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엔 너무 많은 즐거움과 잠재력을 갖췄다. 게임기 차체도 완성도가 높아 여느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우선 카누에서는 정식 라이센스를 획득한 15종의 에뮬 게임과 5종 이상의 카누 전용 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외에 사전과 같은 교육용 콘텐츠고 갖추고 있어 단순 게임기라기 보다 멀티미디어 기기라는 인상도 든다. MP3와 멀티미디어 재생, 전자책 기능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는 카누의 특징인 터치와 네트워크 기능을 최대한 살린 게임도 준비돼 있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11월 출시 예정인 대전 격투 게임 혈십자는 와이파이를 통한 온라인 대전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큰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에뮬 게임은 실행 부분에 있어 최적화가 잘 이뤄져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GP32부터 시작해 카누에 이르기까지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역사는 이제 10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이 제품들이 단숨에 시장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일본산 휴대용 게임기를 뛰어 넘는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먼저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콘텐츠를 확보하고 꾸준히 카누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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