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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11 그래픽카드로 보는 '엔비디아 vs AMD'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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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4-02 16:28:26

    엔비디아가 지포스 GTX 470과 480을 선보이며 다이렉트(Direct)X 11 그래픽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AMD가 라데온 HD 5800 시리즈를 내놓은지 6개월 만이다.


    그 동안 엔비디아는 지포스 200 시리즈로 힘겨운 전투를 치루면서 많은 것을 잃기도 했다. 최초의 다이렉트X 11 지원·40나노미터 미세공정 적용이라는 중요한 타이틀을 AMD에 내줬기 때문.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GTX 400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일방적으로 흘러갔던 다이렉트X 11 그래픽카드 시장에 다시 팽팽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 다이렉트X 11 그래픽카드 '성능 경쟁' 본격화 = 엔비디아와 AMD의 힘겨루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두 제조사 모두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는 주력 모델을 보유하게 된 이상,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우선 맞붙게 되는 부분은 성능.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480을 통해 단일 그래픽 프로세서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480개에 달하는 쿠다코어를 기반으로 강력한 테셀레이션(Tessellation) 성능을 보여준다. 다이렉트X 11 환경에서는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AMD는 단일 그래픽카드 제품군 중, 최고 성능의 제품은 라데온 HD 5970이라 주장하고 있다. 두 개의 라데온 HD 5870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이 제품은 엔비디아에서 듀얼 그래픽 프로세서 제품군이 나와야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쟁 제품인 라데온 HD 5870의 경우에도 우수한 다이렉트X 11 성능을 바탕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1,600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 그래픽 효과 처리에 우수하다는 평이다.


    ◇ '게임 몰입감'에 비중, 성능 외적인 부분에서도 경쟁 펼쳐져 = 그래픽카드에서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부분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게임에 몰입하게 해주는 다양한 부가 요소와 기술 등을 그래픽카드가 충실히 지원하고 있는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AMD는 공식적으로 다이렉트X 11 그래픽을 지원하고 있는 점을 제외하고 뚜렷하게 제공되는 기술은 다중 모니터 출력 기술인 '아이피니티(Eyefinity)'. 최대 6개의 모니터를 하나로 묶어 초고해상도 화면으로 영상 및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포트로 다중 모니터를 구성해야 하는 까닭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시중에 구할 수 있는 제품들 중 디스플레이 포트가 탑재된 제품은 거의 없으며 가격 또한 고가에 책정된 것들이 많다.

     

    ▲ 6개 모니터로 초고해상도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ATI 아이피니티 기술.


    엔비디아는 피직스(PhysX)와 3D비전을 공식 지원한다. 피직스는 게임 내 물리 연산을 해, 몰입감을 높여주고 CPU의 부담을 덜어줘 전체적인 게임 환경도 쾌적해지는 이점도 있다. 게임 수는 부족하지만 엔비디아는 신규 게임을 중심으로 피직스 사용 비율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3D비전은 입체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120Hz 주사율을 갖는 모니터와 지포스 그래픽카드, 안경·수신기로 구성된 3D비전 킷을 구성해야 한다. 게임 및 사진, 동영상을 입체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


    단, 3D를 지원하는 모니터의 가격이 다소 높고 수가 적어 선택의 폭이 좁다. 22~23형 크기로 화면이 다소 작은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대형 TV에서도 입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3DTV 플레이 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 대형 화면으로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엔비디아 3DTV 플레이.


    ◇ 여유 있는 'AMD', 다급한 '엔비디아' = 해당 시장에 대한 주도권은 여전히 AMD가 쥐고 있는 상황. 6개월 빨리 제품을 선보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할 여유가 있다. 반면 이제 막 제품을 앞서 선보인 엔비디아는 라인업 확충이 시급한 과제.


    현재 AMD는 라데온 HD 5900 시리즈부터 HD 5400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가격대도 고르게 포진돼 있어 소비자층 공략도 수월하다. 이에 엔비디아는 다이렉트X 11 제품군에서 최상위 제품인 GTX 400 시리즈만 보유하고 있다. 가격대가 높아 공략할 수 있는 소비자층에는 한계가 따른다.


    여기에 GTX 400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다이렉트X 10.1 또는 10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AMD에 대응하기 어려운게 사실.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이미 시행착오를 겪고 안정화 단계에 있는 AMD와 경쟁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 2010년 본격적인 '다이렉트X 11' 그래픽 세상 열리나 = 올해는 많은 그래픽카드 제품들이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고품질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이에 AMD와 엔비디아 사이의 제품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GTX 400 시리즈를 시작으로 상반기 내에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는 보급형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고 AMD 역시 탄탄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하반기에 라데온 HD 5000 시리즈 후속 모델을 발표하며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카드 판매에 영향을 주는 킬러 게임 타이틀 확보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AMD는 다이렉트X 11 및 아이피니티 기술 지원을 본격적으로 확대 중이고 엔비디아는 TWIMTBP(The Way It's Mean to be Played)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개발사와 협력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두 제조사 모두 게임 타이틀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며 "게이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임을 어떻게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시장의 승패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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