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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벌크? 그레이?' 다양한 CPU 유통 종류가 궁금해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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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2-01 11:24:09

    PC를 구성하고 사용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장치를 꼽는다면 CPU를 들 수 있겠다. CPU의 성능이 곧 전체적인 PC의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 물론, 여러 주변기기들의 성능도 받쳐줘야하는 최신 CPU지만, 아직도 성능의 척도는 이로 구분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텔 코어 i7과 i5(린필드)와 같은 고성능 CPU의 등장으로 PC 성능 향상에 새로운 길이 열렸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덕에 이들 제품은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 기존 코어2 프로세서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된 코어 프로세서, 당연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인기 제품들이기에 이들 CPU에 대한 불법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그레이'나 '그레이 벌크'와 같은 부류의 제품들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이들 제품은 비정품 제품으로 정상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은 이들 제품을 정품이라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고. 상대적으로 조금 더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면서 찾아오는 소비자들에게 정품이라고 소개하는 식이다. 소비자는 당연히 속아 구매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정품이라 믿고 하자 발생시 국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서비스를 요청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 혼자가 아니다. 정품 제품을 유통하는 유통사들도 피해를 보는건 마찬가지. 유통사 삼사(인텍앤컴퍼니, 코잇, 피씨디렉트)를 통해 판매된 CPU에 대한 서비스를 담당해야 함에도 비정품 제품을 가지고 막무가내로 서비스를 요구하는 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 정품은 공식 유통사를 거쳐 판매되는 제품 =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정품과 비정품 제품을 올바르게 구분해 구입하는 방법 뿐이다. 현재 시중에는 정품, 그레이박스, 벌크 등의 분류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우선 정품에 대해 알아보자. 정품은 인텔과 공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공식 수입업체가 유통하는 제품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텍앤컴퍼니와 코잇, 피씨디렉트가 인텔 정품 CPU를 유통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박스 겉면에 유통사와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스티커가 부착된다. 인텔 정품 CPU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리얼씨피유(www.realcpu.co.kr)'에서도 정품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A/S 및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정품임에도 CPU 박스 겉면에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아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에 유통 삼사는 기존 스티커 부착 방식을 변경해 정품 구분을 확실히 하도록 할 예정이다.

     

    새롭게 변경되는 스티커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바코드가 추가된다. 정품 스티커에 1개, 유통용 포장 박스에 1개가 부착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정품 판매 이력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시행은 2월 중순경부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 2월 중순부터 사용될 새로운 스티커, 바코드를 통해 판매 이력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 공식 수입업체를 거치지 않은 비정품 제품, 그레이박스·그레이벌크 = 그레이박스는 공식 수입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수입된 제품을 말한다. 당연히 국내 공식 수입업체를 거치지 않고 들어왔음으로 비정품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정상적인 제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국내 유통 삼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를 통해 기술 지원 및 A/S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경우, 소비자는 구매처를 통해 제품 서비스를 받는 수밖에 없다.

     

    벌크의 경우도 마찬가지, PC OEM제조사에 대량으로 납품되는 제품이 일반 시장에 판매되는 경우로 비정품인 것은 같다. 대부분 쿨러가 없거나 사제 쿨러와 함께 판매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일부 정품쿨러와 함께 유통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요구된다.

     

    과거 일부 벌크 제품 중에는 정품이 있었다. 그러나 코어 i3나 코어 i5 등과 같은 제품은 최근 국내 PC OEM 제조사들도 벌크를 사용하지 않고 100% 박스 제품을 직접 뜯어 조립한다고 하니,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벌크 제품은 모두 비정품이라 보면 될 것이다.

     

    ◇ 비정품의 달콤한 유혹, 소비자의 단호한 마음가짐으로 뿌리칠 수 있어 = 최근 인기 제품들을 위주로 비정품 제품을 정품으로 속여파는 불법 유통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당연히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주어지게 된다. 공식 유통사도 피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

     

    정품을 유통하는 유통 삼사도 정품을 시장에 완전히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기존 정품 스티커 부착 방식을 바꾸고 바코드를 통한 판매 이력 추적제를 도입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소비자는 다소 번거롭더라도 정품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는 그냥 구입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더욱 단호하고 확실히 소비자의 주권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지금은 소비자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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