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창립 10주년 특별 대담] 삼성전자 스토리지 사업부 이철희 상무


  • 최용석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09-09-21 21:51:05

    안녕하십니까. 베타뉴스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베타뉴스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IT업계의 대표 기업들을 찾아 해당 분야의 10년사를 정리하는 동시에 향후 10년을 대비하는 그들의 전략을 들어보았습니다.

     

    한 대의 컴퓨터를 구성하는 부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구든지 CPU와 메모리, 메인보드 등 주요 핵심 부품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도 그에 못지않은 매우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최근에는 SSD(Solid State Drive)의 대두로 인해 조금 빛을 잃기는 했지만, 여전히 컴퓨팅 환경에서 HDD는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이며, 가장 친근한 저장 장치중 하나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직접 생산되는 몇 안 되는 PC 하드웨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내 유일 HDD를 생산하는 업체인 삼성전자. 이번에는 삼성전자 스토리지 사업부를 찾아 지난 세월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HDD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전자 DS부문 스토리지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이철희 상무

     

    ◇ 어느덧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한 삼성 HDD = 이젠 당연한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삼성 하드디스크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삼성 HDD에 대해 아는 것 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초기의 삼성 HDD는 어땠고, 지금의 삼성 HDD는 얼마나 크게 성장했을까?

     

    “삼성전자는 1986년 하드디스크 사업팀을 구성해 3년 뒤 89년 국내 최초로 3.5형 40MB 제품을 출하했습니다. 90년에는 미국 산호세 지역에 R&D 센터를 설립해 차세대 기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국내를 비롯한 브라질, 중국 지역에 해외 생산라인을 갖추고 현재 연간 5천만대 이상의 안정적인 제품 생산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취재팀을 반긴 삼성전자 스토리지사업부 이철희 상무는 삼성전자 HDD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1986년이면 햇수로 벌써 23년 전. 세월이 바뀌어도 두 번은 바뀌었을 시간이다.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에 오늘의 삼성 HDD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렇게 시작된 삼성전자 HDD는 어느덧 3.5형뿐만 아니라 모바일용 2.5형에 이어 1.8형 제품까지 개발해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장HDD 시장에 본격 진출해 삼성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살린 제품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고.

     

    “특히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 외장하드 부문에 신규 진출했습니다. 이후 제품의 안정적인 성능과 뛰어난 디자인을 시장에서 인정받아 출시 이후 매월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 HDD가 양적인 면에서만 발전한 것일까. 물론 양적인 성장만 거듭한 것이 아니라고 이철희 상무는 말을 이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다른 시장 선도 업체들을 목표삼아 쫒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7년에 이르러 삼성전자는 초소형, 모바일, 데스크톱 등 전 부문에서 업계 최고 용량의 제품을,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해 HDD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20여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꾸준히 발전시킨 기술력이 어느덧 기존 업체들까지 놀래킬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

     

    실제로 ‘꿈의 용량’으로 기대 됐던 1TB(테라바이트) HDD의 경우, 타사들이 플래터(디스크) 4~5장의 제품을 먼저 선보였지만, 삼성은 플래터 3장의 ‘2세대’급 제품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발표 및 양산하면서 시장을 또 놀래켰다. 그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플래터 2장의 표준규격 2.5형 500GB HDD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등 따라가는 입장에서 어느덧 시장을 이끌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 생존의 비결, 20여년 쌓아온 뿌리 깊은 노하우 = 물론 HDD 시장이 아무나 뛰어들어서 모두 성공한 만만한 시장은 아니다. 삼성보다 먼저 사업에 뛰어들었던 업체까지 포함해 한 때 20여개 가까이 있었던 HDD 제조사들은 거의 사라지고, 어느덧 두 손을 겨우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줄었다.

     

    그렇기에 그 험난한 세월 동안 삼성전자가 HDD 분야에서 살아남아 주요 제조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었을 터. 이철희 상무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하드디스크 사업은 기술 집약적 사업으로 헤드미디어(Head-media)를 비롯하여 기구, 제어 기술, 펌웨어 등 제조 기술 노하우가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이에 제조사들은 독자적인 기술 축적을 거듭하고 있으며, 현재는 신규 업체 진출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스토리지 사업부는 지난 20여 년의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사업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제품 품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묵묵히 쌓아온 노하우가 어느덧 깊은 뿌리가 되어 갖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 HDD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옛말에도 있는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단순히 기술력과 역사만 놓고 본다면 삼성 못지않은 기업들도 분명 있었다. 뭔가 다른, 삼성만의 필승 카드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에 대한 답은 이어지는 이철희 상무의 설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당사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사업 방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제품 생산을 유지함은 물론, 내부 시스템 효율화에 중점을 둠으로써 기술력은 물론 중요한 생산력까지 겸비함으로써 시장에서 꾸준한 브랜드 신뢰도를 쌓아올린 점 또한 오늘날 삼성 HDD가 있게 한 또 다른 힘입니다.

     

    이는 HDD 뿐만 아니라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오늘날 삼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와 같은 ‘기본에 충실한’ 사업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 앞으로 나아갈 삼성 HDD의 모습 = 삼성전자 HDD의 역사는 과거가 아닌, 다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과거에 진행됐던 흐름이 그대로 미래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SSD와 같이 HDD의 위치를 위협하는 다양한 저장장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 삼성전자 역시 그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드디스크는 현존하는 저장매체 가운데 가장 경제적인 저장매체입니다. SSD, 블루레이와 같은 신규 저장매체의 등장으로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하드디스크는 안정된 기술력과 테라바이트급의 초고용량을 장점으로 신규 매체와 상호 보완적으로 공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최신 저장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수 십 년간 쌓아온 HDD의 아성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릴 수 없다는 것이 이철희 상무의 설명이다. 그의 말대로 아직까진 HDD만큼 경제성과 신뢰성을 모두 확실하게 겸비한 저장매체는 아직 없는 상황. SSD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좀 더 남아있으며, 대중화되기엔 아직 비싸다. 차세대 광미디어로 떠오르는 블루레이도 HDD의 발전 속도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뒤쳐진 부분은 언젠가 따라잡히게 마련이다. 이철희 상무의 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고용량, 고품질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양산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 개발은 물론 생산 안정화 및 품질 향상에 힘쓸 방침이란다.

     

    특히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업계 최고 품질의 제품을 지속 개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빈틈없는 기술력으로 불량률 0%에 도전하겠다고.

     

    “다음 달 10월에는 2TB 용량의 신형 외장 및 내장 HDD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는 휴대형 제품에도 테라바이트급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 외장하드 부문에서 첫 선을 보였던 S 시리즈는 범용적인 USB 인터페이스만 채택했지만,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연내 eSATA 인터페이스를 채용한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고품질 HD 콘텐츠를 쉽게 구하고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대용량이 요구되는 고품질 영상과 음성이 주류를 이루는 만큼, 이제는 수십 GB의 용량도 모자를 판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PC 저장 공간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차기 신제품들의 면면을 들어보니, 그러한 갈증을 해소하고 남을 화려한 라인업을 갖췄다. 그것도 한 분야가 아닌 전 방위에 걸친 대 공습이라 해도 무방해 보인다. 2TB급 신모델이 나온다는 다음 달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마지막으로 이철희 상무에게 창간 10주년을 맞은 베타뉴스에게 전달하고픈 말을 물었다. 그는 축하 인사와 더불어 베타뉴스 독자들에게도 당부를 남겼다.

     

    “창간 10주년을 맞으신 베타뉴스에 다시 한 번 축하말씀을 전합니다. 저 역시 베타뉴스를 사랑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베타뉴스의 다양한 기사와 신속한 업계 소식을 즐겨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와 다양한 콘텐츠를 기대하는 한편, 삼성전자 스토리지 사업부 소식에 대한 독자들의 지속적이고 애정 어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471724?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