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창립 10주년 특별 대담] AMD 코리아 박용진 대표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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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9-04 10:17:56

    안녕하십니까. 베타뉴스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베타뉴스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IT업계의 대표 기업들을 찾아 해당 분야의 10년사를 정리하는 동시에 향후 10년을 대비하는 그들의 전략을 들어보았습니다.

     

    PC를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회사가 있다. 바로 AMD다. CPU를 얘기할 때도, 메인보드를 얘기할 때도, 그래픽 카드를 얘기할 때도 AMD는 결코 빠지는 법이 없다. 당연한 일이다. AMD는 CPU와 칩셋, 그래픽 프로세서를 모두 만드는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AMD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했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지금까지 5억 개 이상의 CPU를 만들어 낸 AMD는 여전히 PC 업계의 한가운데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PC의 발전과 항상 함께 해 온 AMD만큼 베타뉴스 10주년 특별 대담에 어울리는 업체가 또 있을까. 베타뉴스는 AMD 코리아 박용진 대표를 만나 AMD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보며 베타뉴스와 함께 한 지난 IT 10년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10주년 특별 대담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번 인터뷰는 베타뉴스 이직 대표가 직접 진행했다.

     

    ▲ AMD 코리아 박용진 대표

     

    ◇ 승승장구 AMD 코리아, 비결은 열린 의사소통 = AMD 코리아를 이끄는 박용진 대표는 남다른 경영 수완으로 인정 받는 전문 경영인이다. 퀀텀 코리아, 엔비디아 코리아 등에서 지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용진 대표는 지난 2003년 5월 지사장으로 임명된 이후로 6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AMD 코리아를 성공리에 이끌어 왔다.

     

    박용진 대표는 얼마 전엔 AMD 본사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인사 조치만 보더라도 AMD가 박용진 대표에게, 또 한국 시장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AMD 코리아가 뛰어난 실적을 거두는 비결은 무엇일까. 비밀은 바로 열린 의사소통에 있다. 박용진 대표는 팀 간의 의사소통에서 클리어(Clear), 어니스트(Honest), 오픈(Open) 커뮤니케이션을 늘 강조한다. 대화가 잘 되면 일은 자연스레 풀리기 마련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철학이다.

     

    무조건 덮어두는 것 보다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빠르게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리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원칙 덕분에 AMD 코리아는 기복 없는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 오늘날 AMD를 있게 한 세 가지 원칙은? = 지금이야 AMD가 3D 그래픽 프로세서와 칩셋까지 만들고 있지만 2006년 ATI를 합병하기 전까지는 사실상 CPU라는 외길로 승부해 왔다. AMD는 1969년 페어차일드의 마케팅 담당자였던 제리 샌더스에 의해 설립됐다.

     

    CPU 쪽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인텔에 대항하는 살벌한 치킨 게임 속에 제대로 살아남은 것은 사실상 AMD 외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AMD는 대체 어떻게 피 터지는 CPU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AMD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박용진 대표는 말한다. 기술 혁명, 고객을 이해하는 것, 효율적인 운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이것이 AMD가 추구하는 세 가지 요소다.

     

    AMD는 확실한 경쟁력을 통해 CPU 시장에서 꿋꿋하게 버텨 왔다. 남다른 기술력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AMD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초반엔 인텔 x86 호환 프로세서로 시작했지만 이윽고 차별화 된 제품을 선보이며 인텔의 간담을 여러 차례 서늘하게 했다.

     

    2000년 1GHz 작동 속도를 처음으로 돌파한 애슬론 프로세서를 내놓은 이래로 첫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옵테론, 64비트 연산을 쓰도록 만든 데스크톱 CPU 애슬론 64, 첫 네이티브 쿼드 프로세서인 페넘 제품군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AMD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기술 혁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 ATIC(Advanced Technology Investment Company)와 함께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설립, 제조 시설을 분사시켜 팹리스(Fabless) 회사로 거듭난 것 또한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AMD의 에셋 스마트(Asset Smart)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 몸집을 가볍게 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추구한 것이다. 높은 고정비용 부분을 떼어내고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설계와 개발에만 집중하면 되니 원가 구조가 좋아지고 자연스레 손익 구조가 꾸준히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박용진 대표는 귀띔했다.

     

    소비자 의견에 꾸준히 귀를 기울이는 것도 AMD의 성장 동력원 가운데 하나다. AMD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소비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힘써왔다. 값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제품, 32비트를 뛰어넘는 64비트 호환 기술, 확실한 체감 속도 향상을 위한 하이퍼트랜스포트 구조 채용 등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온 것 또한 오늘날의 AMD를 있게 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 2009년 하반기엔 어떤 제품 선보이나 = 2009년 하반기 PC 시장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AMD가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을 이리저리 휘저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과연 AMD는 하반기에 어떤 제품들을 선보일까.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울트라씬 노트북 시장이다. 노트북 PC 플랫폼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던 AMD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2세대 울트라씬 노트북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다. AMD 2세대 울트라씬 노트북 PC는 뛰어난 휴대성에 강력한 성능을 가지면서도 값까지 싸 하반기 노트북 시장을 뒤흔들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졌다는 것이 박용진 대표의 설명이다.

     

    AMD는 듀얼 코어 네오 프로세서에 기반한 2세대 울트라씬 노트북 플랫폼으로 넷북의 성능에 실망한 사용자 층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낮은 전력 소모량을 가지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내는 AMD의 2세대 울트라씬 노트북 플랫폼은 듀얼 코어 프로세서의 처리 성능과 더불어 3D 게임과 HD 동영상을 거뜬하게 돌리는 멀티미디어 성능까지 두루 갖췄다.

     

    퓨마 플랫폼의 후속이 될 타이그리스(Tigris) 플랫폼 또한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앞세워 고성능 노트북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CPU는 물론 고성능 그래픽 카드와 칩셋을 모두 선보이는 AMD인 만큼 데스크톱 플랫폼 쪽에도 주목할 만한 제품들이 많다.

     

    이번 달 발표 예정인 첫 다이렉트X 11 그래픽 카드 ‘라데온 HD 5800’ 제품군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종전 세대 제품을 뛰어넘는 강력한 3D 그래픽 기능은 물론이요 윈도우 7에 들어갈 차세대 그래픽 API인 다이렉트X 11에 맞춰 만든 첫 제품이기에 출시 이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새롭게 쿼드 코어 시장을 일굴 애슬론 II X4 프로세서 제품군도 눈에 띈다. AMD는 페넘 II 제품군에 애슬론 II 제품군까지 합류함으로써 완벽한 멀티 코어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할 때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 한 번 제대로 붙어볼 만 하다고 AMD 코리아 박용진 대표는 전했다.

     

    플랫폼 프로모션도 강화할 예정이다. AMD 코리아는 하반기에 자사의 플랫폼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이제 CPU만 강조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강력한 다이렉트X 11 그래픽 제품군을 갖추게 된 AMD는 멀티미디어에 강한, 균형 잡힌 PC 플랫폼을 경쟁력 있는 값에 제공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AMD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올 하반기에도 성능이 뛰어난 제품보다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을 만한 메인스트림 급 제품을 알리는 데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물론 평소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최근 경제 상황이라면 이러한 전략이 더욱 빛을 발하리라는 것이 AMD 측의 생각이다.

     

    ◇ AMD, ‘퓨전’으로 세상 바꿀 것 = AMD는 다양한 제품군을 내세우며 올 하반기도 화려하게 장식할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면 AMD의 미래는 어떨까. 박용진 대표에게 슬쩍 물었더니 의외로 똑 부러진 대답이 돌아왔다.

     

    AMD의 비전은 곧 퓨전(Fusion)이라고 박 대표는 말한다. 원래 CPU와 GPU를 하나의 프로세서의 통합한 제품의 코드명이었던 퓨전은 이제 AMD의 비즈니스 철학으로 자리 잡았단다.

     

    현재의 퓨전은 크게 세 가지를 뜻한다. 강력한 CPU와 그래픽 기술의 통합(integration), 파트너와 고객에게 차별화와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친밀(intimacy),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향상시키기 위한 영향력(impact)을 의미한다.

     

    퓨전은 이미 포괄적인 뜻으로 거듭났다. 파워와 에너지를 통합하거나 나누는 것을 모두 의미하며,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의 기반이라는 것이다.

     

    기술의 변화는 산업을 변화시킨다. “퓨전은 세상을 통째로 바꾸는 놀라운 기술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박 대표의 말 속에서 AMD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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