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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11n 무선 네트워크, 공유기 잘못 사면 속도 ‘반토막’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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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8-17 18:13:04

    요즘 802.11n 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무선으로도 유선 못지 않게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니 평소에 무선 전송 속도에 불만이었던 이들은 귀가 솔깃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또 최신 노트북 PC와 넷북은 대부분 802.11n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해당 제품을 쓰는 사람이라면 기왕이면 빠른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802.11n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꾸미는 것이 여러 모로 낫다.

     

    이러한 이유로 802.11n을 지원하는 유무선 공유기의 판매는 자연스레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802.11n 유무선 공유기를 구입한 이들의 불만이 슬슬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 최근 노트북 PC는 물론 넷북에서도 802.11n 무선 네트워크 채용이 늘고 있다
     

    ◇ 7년만에 표준 확정되는 802.11n 규격 = 사실 802.11n 규격은 아직까지도 표준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802.11n 규격은 오는 9월 11일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표준안 확정에 무려 7년이나 걸린 셈이다. 그런데 이미 시장에서는 너도나도 802.11n을 외치고 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현재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대부분 802.11n 드래프트 2.0이라는 초안에 기반한 제품이다. 인텔이 센트리노 2에 포함한 802.11n 무선 네트워크 역시 드래프트 2.0에 뿌리를 두고 있다. 802.11n 승인이 더뎌지자 업계에서는 2007년 드래프트 2.0이 태스크 그룹 내에서 75퍼센트 지지를 받자 마자 바로 이를 기준으로 인증하고 제품을 생산한 것이다.

     

    그렇지만 최종 승인을 받은 뒤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드래프트 2.0 제품은 재인증 없이 정식 버전 승인을 받게 된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면 추가된 기능도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 802.11n의 핵심, MIMO와 채널 본딩 = 많은 이들이 802.11n이라 하면 모두 똑같은 줄 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속은 천차만별인데 말이다.

     

    이론상 무선 랜 카드와 AP 모두 완벽한 802.11n 구성이라면 최대 600Mbps 이상의 대역폭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현재 환경에서는 300Mbps 대역폭이 실질적인 한계나 다름 없다. 보통은 150Mbps 정도에 심한 경우 75Mbps 대역폭에 불과한 경우도 적지 않다.

     

    802.11n 무선 네트워크 기술의 핵심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MIMO(다중 전송 방식)와 채널 본딩이다.

     

    MIMO는 여러 개의 안테나를 통해 무선 신호를 나눠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안테나 하나만 쓸 때 보다 전송 속도가 배로 올라가며 수신 거리 또한 늘어나는 이점이 있다.

     

    채널 본딩은 두 개의 채널을 동시에 쓰는 기술이다. 2.4GHz 주파수 대역 기준으로 20MHz의 채널 간격을 가지는데 동시에 두 개의 채널을 쓰는 채널 본딩은 그 두 배인 40MHz의 채널 폭을 확보하게 된다.

    제대로 된 802.11n 무선 네트워크 장치라면 이 두 가지 기술 모두를 지원해야만 한다. 이 경우 300Mbps 대역폭이 확보된다. 만약 둘 중 하나만 지원한다면 150Mbps, 둘 다 지원하지 못한다면 75Mbps 이하의 대역폭을 가진다.

     

    ◇ 11n 제 속도 내려면 궁합 맞춰보는 것이 필수 =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802.11n을 지원하는 노트북 PC를 제대로 써 보겠다고 보급형 802.11n 유무선 공유기를 잘못 살 경우 제 성능을 낼 수 없다.

     

    현재 판매되는 노트북 PC 중 802.11n 무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제품의 대다수는 다중 안테나 기술은 지원하지만 채널 본딩 기술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MIMO 기반의 유무선 공유기를 써야 150Mbps 대역폭이 확보된다.

     

    반면 150Mbps 대역폭을 가지는 802.11n 유무선 공유기 중 상당수는 채널 본딩만 지원하고 MIMO 기술은 지원하지 않는다. 채널 본딩 또한 두 개의 채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한 개의 채널을 확장하는 방식이라 신호 품질 등에서 한계가 있다. 채널 본딩을 지원하는 무선 랜 카드와 연결하면 그럭저럭 150Mbps 대역폭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일 경우 대역폭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만약 채널 본딩만 되는 유무선 공유기와 MIMO만 지원하는 무선 랜 카드가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잘 해봤자 75Mbps 대역폭으로 연결되는 것이 고작이다. 분명히 노트북 PC도 802.11n 기반이고 유무선 공유기 또한 802.11n을 지원하는 데도 말이다.

     

    ◇ 802.11n 모르고 잘못 사면 낭패 볼 수 있어 = 802.11n으로 무선 환경을 꾸미려면 적어도 MIMO와 채널 본딩은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랜 카드와 공유기 모두 같은 기술을 동시에 지원해야 제 성능을 낸다. 단지 802.11n이라는 타이틀에 혹해 제품을 덜컥 구입했다가는 뒤늦게 땅을 칠 수도 있다.

     

    사용자도 물론 조심해야겠지만 공유기 제조사도 이에 대해 충분한 사전 공지를 할 필요가 있다. 제품이 제 성능을 내지 못할 경우 결국 돌아오는 것은 소비자의 항의 뿐이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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