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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더욱 짧게’ 프로젝터 미래의 키워드 ‘단초점’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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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5-10 22:32:30

    디지털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회의나 강의 등에서 내용 전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보여주면서 진행하는 ‘비주얼’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프로젝터는 웬만한 규모의 회의실이나 강당, 강의실 등의 공간에 필수 구비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비용적인 면이나 이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을 갖는 프로젝터에도 단점은 있다. 특히 광원으로 주로 사용되는 방전램프가 소모품이라는 점과, 설치 및 사용에 넉넉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자체 스크린 없이 별도의 스크린에 화면을 ‘투사’하는 프로젝터는 조금이라도 넓고 큰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스크린과 프로젝터 사이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만큼 더 많은 공간이 낭비됨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그러한 프로젝터가 가질 수밖에 없는 ‘공간 낭비’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에 이르렀다. 예전보다 짧은 투사거리만 요구하는, 이른바 ‘단초점 프로젝터’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50cm의 투사거리만으로 50형급의 화면을 제공하는 엡손의 EMP-400W

     

    ◇ 점차 늘어가는 단초첨 프로젝터의 수요 = 사실 단초점 프로젝터를 규정짓는 확실한 정의나 기준은 없다. 보통 1m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도 화면 투사가 가능하며, 일반 프로젝터에 비해 훨씬 짧은 투사 거리만으로 동등하거나 더욱 큰 화면을 보여주는 제품들을 단초점 프로젝터라고 한다.

     

    대략적으로 단초점 프로젝터는 일반 프로젝터 대비 약 1/3의 거리만으로 동등하거나 더 큰 화면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기존의 일반 프로젝터에 비해 훨씬 좁은 공간에서도 대화면의 구사가 더욱 쉬워진다.

     

    최근들어 업무 또는 교육적인 목적으로 적은 인원이 참석하는 소규모 회의·강의·모임이 늘어나면서 단초점 프로젝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는 프로젝터 가격이나 공급량의 문제 때문은 아니다. 프로젝터의 사용 인구와 기회는 갈수록 늘고 있음에도 불구, 프로젝터를 사용할 공간 자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소규모 집단이 이용한다 할지라도 일반 프로젝터를 사용하면 투사 공간의 확보를 위해 중간 규모 이상의 회의실급 공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한 팀이 그만한 공간을 사용하게 되면 다른 팀들은 앞선 팀의 모임이 끝나기를 기다리거나, 다른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다른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다, 아예 다른 공간을 고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작정 순서대로 기다리거나 포기해야 한다.

     

    소규모 모임에서 단초점 프로젝터의 활용도는 극대화된다(사진=벤큐)

     

    하지만 단초점 프로젝터를 사용한다면? 이론상 약 1/3의 설치 공간만으로 같은 크기의 화면을 구사할 수 있으니, 같은 면적의 공간을 3개로 나누어 한번에 3팀이 모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공간과 시간이라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 모임의 진행자나 발표자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아 진행의 맥을 끊지 않으며, 빔의 직접 반사가 훨씬 적어 화면 보기가 편해진다는 부가 효과가 있다. 이런 장점들은 여러 다양한 바이어들과의 접촉이 잦은 업체나, 소규모 그룹스터디 형태가 늘고 있는 교육현장에 적합하다.

     

    ◇ 광학기술의 척도, 단초첨 프로젝터 = 사용자에게 ‘공간의 낭비’를 줄인다는 장점을 제공하는 단초점 프로젝터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 회사의 제조 기술력, 특히 광학 기술력의 척도를 가늠케 하는 제품으로서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보다 짧은 거리 내에서 더욱 큰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투사된 영상이 프로젝터의 렌즈로부터 더욱 넓은 범위로 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렌즈를 다수 사용해 빛의 진행 방향을 크게 굴절 및 확산시켜야 한다.

     

    하지만 렌즈 수가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색수차 문제와 무리한 굴절 및 확산은 화면 왜곡의 원인이 된다. 즉 짧은 초점 거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렌즈를 사용해 영상 왜곡이 최대한 없도록 만드는 광학 기술이 고스란히 담기게 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프로젝터의 해상도와 밝기만이 프로젝터 기술의 전부가 아닌 것이다.

     

    인간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많은 활동 공간이 요구되고 있지만, 3차원 세계에서는 시간과 더불어 공간은 한정된 자원이다. 그런 만큼, 조금이라도 더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초점 프로젝터는 향후 프로젝터 시장의 대세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화면 바로 밑에 설치해 최대 150형 화면을 구현하는 단초점 프로젝터가 개발됐다고 한다. 앞으로 프로젝터가 얼마나 짧은 거리에서, 얼마나 더 큰 화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그 발전이 기대된다.

     

    스크린 바로 밑에서 150형 화면을 투사하는 산요의 단초점 프로젝터(사진=산요)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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